New Supers

차세대 모델들은 비전통적이고, 다양하고, 아주 포괄적인 세대를 대변하는
얼굴과 몸매를 보여줌으로써 고정관념에 저항하고 있다.

여자들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아뇰로 피렌 추올라(Agnolo Firenzuola)는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 자신의 영향력 있는 논문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대화(On the Beauty of Women)>에서 그는 예를 들어 코끝과 윗입술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명시함으로써 이상적 여성의 외모에 대해 세세히 기술했다. “제대로 된 머리카락 색은 옅은 노란색이다”라고 그는 썼다. 귀의 경우엔 “아름답게 휜 중간 크기가 바람직하다”였다.

지금은 피렌추올라의 미에 대한 좀스러운 기준이 코믹하게 들린다. 그러나 미에 대한 이상적 기준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나? 1900년의 전형은 코르셋으로 조인 개미허리에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곱슬머리의 깁슨 걸이었다. 1세기 후에 여자들은 머리를 드라이어로 곧게 펴기 위해 미용실로 몰려갔고 근육질의 팔다리와 날씬한 엉덩이를 위해 핫요가를 하며 땀을 흘렸다. 규칙은 바뀐다. 그러나 늘 규칙은 존재한다. 사회가 이런 규칙을 버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아무 척도도 적용하지 않는다면 아름다움이란 뭘까? 애드와 아보아(Adwoa Aboah), 리우 웬(Liu Wen), 애슐리 그레이엄(Ashley Graham), 비토리아 체레티(Vittoria Ceretti), 이만 하맘(Imaan Hammam), 지지 하디드(Gigi Hadid) 그리고 켄달 제너(Kendall Jenner) 등등. 지금 전 세계 <보그> 표지를 제패한 모델들이 답이다. 두 번째 <보그> 커버를 촬영한 켄달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함께 이 커버는 아주 중요한 선언을 하고 있어요. ‘이봐요, 우린 모두 달라요. 하지만 그 다름은 아름다워요. 모두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 모델들은 각자 특별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자랑스럽게 뽐내고 있다. 그들은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대변하고 있다. 새로운 아름다움은 더 이상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아름다움의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해온 패션계가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혁명 만세! 모두 환영받고 무엇이든 가능하다.

“오늘날 패션은 국경이 없어요”라고 마이클 코어스는 말한다. 그는 이 자유로운 태도를 추구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2017 봄 쇼에서 그의 캐스팅은 모든 연령, 체형, 인종, 전통적인 여성스러움과의 관계를 총망라했다. 톰보이 스타일의 리네시 몬테로(Lineisy Montero)는 여성스러운 캐롤린 머피와 요부 스타일의 카메론 러셀과 로미 스트라이드(Romee Strijd)와 같은 무대에 섰다. 코어스에게 이런 믹스는 정말 중요했다. “모든 여자들이 사이즈가 같고 모두 같은 헤어를 하는 패션 순응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여요”라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어 도시에 있을 때 신선하고 모던하게 느껴지는 건 거리에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볼 때의 놀라운 기분입니다. 보기만 해도 얼마나 좋은지!”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기수인 코어스는 이런 비동질성에 대한 포용이 정치적으로 숨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것은 이민자의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과 헌법에 명시된 모두를 위한 표현의 자유라는 핵심 가치를 가리킨다.

여러 언어가 사용되는 런던이라는 도시에서 환영받고 있는 스텔라 맥카트니도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캐스팅에 대한 코어스의 접근 방식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접근 방식도 ‘다양성’을 신경 쓰는 것을 뛰어넘어 복합성을 즐긴다. 그녀는 올림픽 선수들, 뮤지션들 그리고 전 세계의 다양한 모델들과 작업해왔다. 자신만의 독특한 외모와 감성을 지닌 수많은 독특한 여성들. 그들 모두 그 독특함 때문에 맥카트니에게 찬양받았다. 이것을 캐스팅 다원주의라고 부르자. “우리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들에게 옷을 입히기 위해 일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캐스팅은 그것을 반영해야 합니다”라고 맥카트니는 말한다. “아주 오랫동안 여성들은 스스로 매력적으로 느끼기 위해 특정한 방식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요받아왔어요. 우리는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캐스팅할 때 우리 고객들이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볼 수 있는 흥미롭고 개성 있는 사람들을 선택합니다.”

Yasmin Wijnaldum, Vittoria Ceretti at Fenty×Puma

Yasmin Wijnaldum, Vittoria Ceretti at Fenty×Puma

패션이 작동되는 방식과 관련해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런 변화는 반세기 전 파리에서 내려진 실루엣 명령의 영향력이 거리에서 시작된 스타일 뉴스에 밀려났을 때만큼이나 엄청난 변화의 전조다. 엘리자베스 윌슨이 1985년 자신의 연구서 <Adorned in Dreams: Fashion and Modernity>에서 설명했듯이 그것은 핵무장한 분열된 세계를 반영하는 포스트모던한 변화였다. 그녀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개인인 그녀 자신이 “적어도 존재한다”는 증거로 “특별한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썼다. 그 당시 여자들은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패션 옵션 중에서 직접 선택할 자유가 있었다. 국경이 없고, 분권화된 세계에 살고 있는 현재의 여성들은 자기다워질 자유가 있고 선택은 무한하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이유는 뭘까? 수많은 요인이 모여서 이런 순간이 만들어졌다. 분명 세계화가 한몫했다. 코어스는 도시화의 영향을, 맥카트니는 페미니즘의 영향을 꼽았다. 그리고 “‘미국인’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진행 중인 지금 우리가 캐스팅을 통해 다원화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라는 알렉산더 왕의 얘기는 패션계의 많은 것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기준에 큰 변화를 가져온 주요 원동력은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이다. 이들은 앞에서 설명한 이유를 비롯해 그 외의 다른 진보적 ‘이즘’을 당연히 여기고, 현재의 정치 담론 중 분열을 초래하는 수사학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포용적인 정신에 맞는 시대정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지 하디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점을 상당히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 스물한살의 아가씨는 실제로 “패션을 억압한 건 세계”이며 그 반대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이 업계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정심이 많고 마음이 열려 있어요. 그들은 창의성과 독창성을 평가할 줄 알아요. ‘우리가 그냥 그걸 존중할 수 없을까’라고 생각하죠. 그러니까 주위를 둘러보세요”라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이들이 진짜 패션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온갖 종류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마법을 만드는 거죠.” 하디드가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 핫한 브랜드 중 후드 바이 에어와 베트멍은 동료들과 가까운 콜라보레이터들 중에서 뮤즈를 찾는다. 그리고 베트멍의 경우 불량한 피터 팬처럼 생긴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와 건장한 사각 턱의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 같은 친구들을 무대에 세움으로써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공동체 의식은 두 브랜드에 스며들어 있으며 뉴욕과 파리라는 환경에서 얻은 영감으로까지 확대되어가고 있다.

Imaan Hammam at Moschino

Imaan Hammam at Moschino

전통적 모델들, 동향인들, 이웃에서 뽑힌 사람들로 이루어진 캣워크 캐스팅은 이런 친밀한 레퍼런스를 국제적인 스타일 언어로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후드 바이 에어의 셰인 올리버가 이렇게 하는 목적은 바로 ‘신뢰성’이다. “제게 중요한 건 ‘이 옷을 누가 입을 수 있는가?’입니다. 저는 패션 판타지를 좋아해요. 정말로요. 하지만 제 판타지를 창조하기 위해선 실제로 제 옷을 입을 사람들에게 제 컬렉션을 입힐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 이 옷에 영감을 준 사람들 말이에요. 쇼에 슈퍼모델을 기용하면(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저는 제가 하려는 이야기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만의 스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스타들 중 한 명이 보이차일드(Boychild)이다. 현재 후드 바이 에어 패션쇼의 단골 모델인 이 행위 예술가는 2013년 이 브랜드의 첫 쇼에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런트 로에 앉아 있던 관객들은 그녀가 나오자 숨을 멈췄다. 다부진 체격에 근육질의 당당하고 중성적인 그녀는 하얀 콘택트렌즈에 반짝이는 마우스피스를 끼고 있었다. 그녀는 패션 문외한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왔지만 올리버는 보이차일드의 그곳에 있을 권리를 주장했다. 판타지의 일부가 될 권리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패션이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엄청나게 확장했다.

뉴욕의 다른 젊은 브랜드는 후드 바이 에어의 전철을 따랐다. 크로맷(Chromat), 집시 스포트(Gypsy Sport), 에카우스 라타(Eckhaus Latta)가 그런 예다. 그리고 파리에선 베트멍이 공동체의 중요성을 말과 실제 행동으로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 브랜드는 공동 사업체로 시작했다. 그리고 뎀나 바잘리아가 이끌고 있는 팀은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기사에 공동으로 코멘트를 하길 고집했다. 그들의 단어는 올리버의 단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가 패션이라는 꿈같은 삶을 어필하는 반면 베트멍 직원들은 그 과정을 기록자의 용어로 설명한다. 이들은 절충적 캐스팅을 선호하는 건 시적으로 현실을 대변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베트멍은 실용적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합니다”라고 그들은 이메일로 답했다. “전통적 모델들에게만 우리 컬렉션을 입히는 건 진정성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전통적인 모델처럼 생긴 사람들이 길에서 걸어 다니는 걸 많이 보지 못하니까요. 우리 주변의 현실을 탐색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Jasmine Sanders

Jasmine Sanders

후드 바이 에어와 베트멍의 쇼는 서로 아주 달라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올리버는 브루클린 주변에서 본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브루클린은 클럽 키드들의 화려함과 힙합에서 영감을 얻은 스트리트웨어가 혼재하는 곳이다. 베트멍(이곳 구성원들 중에는 동유럽 출신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은 파리의 뭐라 말할 수 없는 매력과 고프닉(Gopnik, 주로 러시아 교외에 사는 백인 쓰레기)의 미학을 뒤섞어 자신들만의 신에 반영한다. 두 브랜드의 감성이 우주만큼 멀리 떨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건 현실성에 대한 갈망이다.

그런 갈망은 주류가 됐다. 그 증거는 어디에나 있다.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이 어디든 위를 보라. 그러면 거리에서 캐스팅된 색다른 모델들이 등장하는 빅 브랜드의 대형 광고판을 보게 될 것이다. 아니면 당신의 휴대폰을 내려다보라. 그러면 기업가, 아티스트, 스트리트 스타일 VIP들이 등장하는 #girlinmiumiu 같은 소셜 미디어 광고를 보게 될 것이다. 한편 카메라 렌즈 다른 쪽 끝에는 독특한 얼굴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는 가내수공업이 등장했다. 레이첼 챈들러가 공동 설립한 미들랜드 에이전시(Midland Agency)는 헬무트 랭을 비롯해 후드 바이 에어에 이르는 수많은 브랜드를 위해 컨설팅을 해왔다. 그녀 역시 오늘날 패션의 확장된 새로운 분위기를 주도하는 젊은이들의 영향력에 대해 얘기한다. “당신이 셰인 같은 디자이너에게 ‘다양성’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멍한 눈으로 당신을 볼 거예요. 이 세대는 서로 믹스한 걸 원합니다. 그게 자연스러워 보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제가 이런 캐스팅의 진화(여기서 중요한 건 외모뿐 아니라 에너지와 태도다)가 영원한 변화라고 확신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젊은 디자이너들이 패션계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시선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프라발 구룽은 개인적 이유로 이런 변화에 헌신하는 디자이너이다. 이민자인 그는 꿈을 갖고 미국에 왔다. 오늘날 이 몽상가는 레드 카펫에서 유명인들에게 드레스를 입히고 고국 네팔의 소녀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재단에 기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구룽은 이방인으로 사는 느낌이 어떤 건지 잘 기억하고 있다. “저는 대중문화에서 소외된다는 것이 어떤 건지, 섹시하고 흥미롭다고 여겨지는 것에서 제외되는 것이 어떤 건지 알고 있어요. 첫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가 국경에 벽을 쌓거나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시키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여자들의 몸을 대상화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모든 연령, 모든 사이즈, 모든 인종, 모든 국적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내 플랫폼을 이용해야겠다는 결심을 더 굳혔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Ashley Graham for Swimsuit for All

Ashley Graham for Swimsuit for All

모든 것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패션을 독려하는 건 디자이너들만이 아니다.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구룽의 레인 브라이언트 광고 모델인 애슐리 그레이엄의 커리어를 보라. 몇 년간 그레이엄(29세)은 어떤 꿈은 자신과 같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에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보그> 커버에 등장하는 일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레이엄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투명 인간 취급 받던 풍만한 여성 군단(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팬 군단)의 대리인이자 대변인으로 스스로를 임명한 그녀는 패션계의 가장 무시무시한 바리케이드(깡마른 몸매에 대한 광신)를 기습했다. 오늘날 슈퍼모델 신전에 들어간 그레이엄은 패션계의 마른 몸매 숭배는 쓰레기통에 버려질 운명에 처했다고 확신한다. “미국 여성 중 67%가 사이즈 14 이상입니다”라고 그레이엄은 말한다. “67%가 말이에요. 과거에 당신은 그런 고객들을 무시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소셜 미디어 덕분에 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브랜드에서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건 투명 인간 취급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체형 때문에 스스로 하찮은 기분이 드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그녀는 활력 넘치는 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따라 하려는 여성들(사이즈에 상관없이)의 우상이 됐다. 그녀가 상징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풍만한 몸매는 섹시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몇 달 전 미국 <보그> 표지 촬영을 준비하면서 그레이엄이 속옷만 입고 탈의실로 느긋하게 들어왔을 때 함께 촬영한 동료 모델들의 반응은 이랬다. “스팽크스(여성용 보정 속옷 브랜드)를 입었을 때 섹시한 사람은 당신뿐일 거야”라고

애드와 아보아는 그녀를 유심히 보며 말했다. 구석에 함께 자리 잡고 있던 지지와 켄달은 동의한다는 의미로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토리아 체레티는 휘파람을 불었다. “아니면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아보아는 이만 하맘을 향해 눈을 치켜뜨며 이렇게 덧붙였다. “분명 그걸 벗어도 멋질 거야.”

날카롭고 위트 있는 아보아는 또 다른 온라인 군단의 아이콘이다. 걸스 토크(Gurls Talk,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희망과 두려움을 공유하는, 웹과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의 공동 설립자인 아보아는 자신이 이미지보다는 과감하게 오픈된 존재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패션 신에 대한 그녀의 박식한 해석은 패션계의 아이라는 그녀의 배경을 배신하지만(아보아의 시그니처인 주근깨는 런던에서 활동 중인 슈퍼에이전트인 그녀의 어머니 카밀라 로더(Camilla Lowther)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그녀는 모델로서 최근 비약적 성공이 중독과 심각한 불안 증세와 투쟁한 후에 그런 취약함을 포용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걸스 토크는 경험에서 만든 것이다. “저는 그것이 저에 대한 플랫폼이 되는 걸 원치 않았어요. 제가 바란 건 제 경험을 통해 다른 젊은 여자들도 말해야 할 것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외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당신이 완전히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을 본다면 나도 그래도 될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낄 겁니다.”

소셜 미디어가 패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많은 기사가 쓰였다. 특히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모델들의 영향력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의 감성이 ‘피드’라는 그 아래 깔린 구조에 의해 바뀌어온 방식에 대해선 덜 다뤄졌다. 인스타그램을 스크롤하면서 결국 끝없이 반복되는 기본적인 것만 보는 건 지루한 취미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탁월함과 다양함을 찾도록 길들여졌다. 우리는 그들의 세계 안 깊은 곳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해줄 크고 뛰어난 인물들을 찾는다. 그리고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갈 때 엄지로 스크린을 휩쓰는 스크롤은 완전히 다른 미학, 관점, 페르소나들이 뒤섞임으로써 삶은 더 풍부해진다는 생각을 강화한다.

피드는 우리와 다른 사회의 활력을 존중하도록 우리를 훈련시키기도 한다. 전 세계 10대들이 자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선 수백만 명의 열성적 추종자들을 거느린 K-팝 스타들과 인도의 뷰티 블로거들을 팔로잉하는 시대에 서양이 세계 문화의 축이라는 믿음을 끈질기게 고집하는 건 불가능하다. 해외보다 고국인 중국에서 훨씬 더 유명한 모델 리우 웬은 자신이 짧은 커리어 동안 이런 변화를 목격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아시아 모델들이 뉴욕이나 파리에서 성공하고 스타가 되어 고국에 돌아가는 패턴을 따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리우는 패션모델로 쌓은 명성을 중국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으로, 대중문화의 셀러브리티가 되는 지렛대로 사용했다) 그녀는 최근 그 틀이 확 바뀌었다고 느낀다. “많은 아시아 모델들이 지금은 고국에서 먼저 놀라울 정도의 인지도와 성공을 쌓은 뒤에 해외에서 일자리를 얻기 시작합니다”라고 리우는 서구 브랜드에 인기 있는 이런 여자들에겐 서구로 가는 것이 직업적으로 필요 사항이 아니라 선택 사항이라고 설명한다. “저는 이것이 부분적으로 소셜 미디어의 부상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소셜 미디어는 새롭고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다른 사회를 연결해주고 우리의 모든 관점을 바꾸고 있습니다.”

패션 캐스팅은 점점 피드를 닮아가고 있다. 자그마하고 자유분방한 인디아 살보르 메누에즈(촬영장에 린 심슨(Leanne Simpson)의 시집을 가지고 오곤 한다)는 짐(Gym) 셀카의 대표 주자인 혼혈아 재스민 샌더스(카다시안의 친구)와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세 살 때부터 스케이트보드를 타온 흐느적거리듯 움직이는 빨간 머리의 나탈리 웨슬링, 몸이 유연하고 귀족적인 체레티, 이집트와 모로코 혼혈인 하맘(곱슬머리, 환한 미소, 90년대 슈퍼모델들을 연상시키는 캣워크 워킹)을 위한 공간이 있다.

하나의 계층으로서 모델들이 대중의 상상력을 다시 사로잡고 있기 때문에 린다, 크리스티, 나오미의 시대를 되돌아보는 건 유익할 것이다. 90년대 모델들은 벨벳 로프 뒤에서 사람들을 홀리면서 으스스한 매력을 흠뻑 풍긴 반면 이 세대의 스타들은 기도(술집 등에서 입구를 지키는 사람)를 지나 클럽으로 들어가면서 당신에게 손을 흔드는 친구처럼 보인다. 이 모습을 보며 질문이 떠오른다. 패션이 특권층만 누리는 고급스러움이라는 아우라를 포기한다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즉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을까?

Kendall Jenner

Kendall Jenner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우리는 군중으로부터 힘을 끌어내는 패션 마법의 새로운 양식이 등장하는 걸 목격하고 있는 걸까? 알렉산더 왕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기 브랜드의 성공이 많은 부분 고상한 체하지 않아서 가능했다고 말하면서 현재 영향을 미치는 다른 디자이너들도 이런 평등주의적인 성향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는 엄격한 고객 리스트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리스트에 올라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럭셔리라는 단어에 늘 불편함을 느껴왔어요. 왜 패션은 어떤 재미도 들어갈 수 없는 파티가 되어야 하죠? 그것이 제겐 너무 답답해 보여요. 저는 파티를 열 때 모두 자신의 모습 그대로 와서 정신없이 춤을 추길 원해요.”

그뿐 아니라 한때 지아니 베르사체가 했던 모델 애호가의 역할을 물려받은 후계자로서 왕은 사람들이 현재의 잇 걸 집단을 연구함으로써 시대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켄달 제너와 애드와 아보아는 아주 다르지만 바로 그것이 이들의 멋진 점입니다. 제가 끌리는 건 쿨하고 야망이 있으면서도 호감이 느껴지는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여성입니다. 그런 특징이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제게 좋은 컬렉션이란 그 모든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캐스팅하는 모델들은 그런 태도를 상징합니다.”

Gigi Hadid at Balmain

Gigi Hadid at Balmain

 

쿨하고, 야망이 넘치고, 호감이 느껴진다. 그건 간단히 말해 지지 하디드다. 그리고 현재 유명한 이 모델은 밀레니얼 세대의 세 가지 요건을 만족시킬 뿐 아니라 보편적으로 아름답다는 평을 받기 위해 미의 개념에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은 여자이기도 하다. 망아지처럼 활달하고, 푸른빛 도는 검은 눈에, 햇볕에 그을린 피부, 금발인 하디드는 전형적인 미국의 미인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녀가 네덜란드인과 팔레스타인인의 피가 절반씩 섞였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혹은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전형적인 미국 미녀일 수 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평범한 이웃집 여자아이’라고 말할 때 재미있습니다. 제가 그 기준에서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저는 상당히 이국적으로 생겼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니까 저와 이만은 다르게 생겼지만 우린 아마 DNA를 공유하고 있을 거예요. 제가 ‘전형적인 미국인’이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제 부모님은 가난한 이민자로 이 나라에 왔어요. 그러므로, 어쩌면 저는 결국 전형적인 미국인인지도 모르겠네요. 제 외모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걸 믿기 때문에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