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페직이 선보이는 관능적인 봄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무너뜨린, 젠더리스 톱 모델 안드레 페직. 그, 혹은 그녀가 선보이는 플라워 프린트의 섹시하고 관능적인 봄!
<보그> 화보와 광고 촬영을 위해 서울을 찾은 여장 남성 톱 모델, 안드레 페직(Andrej Peji´c). 촬영장의 스태프를 완전히 매료시킨 그의 기묘한 아름다움은 뱃사람들을 홀리는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떠오르게 했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그토록 신비로웠던 페직도 수다를 떨 땐 영락없는 20대 아가씨. 촬영 직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주한 그는 카툰 캐릭터가 그려진 핑크색 오버사이즈 후디 미니 드레스를 입고서 메이크업 룸 의자를 뱅글뱅글 돌리며 첫 번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았지만, 이미 그(또는 그녀)를 표현하기에 적당한 세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sweet, sexy, crazy.
VOGUE KOREA(이하 VK) 오늘 촬영은 어땠나?
ANDREJ PEJI´C(이하 AP) 도발적이고 섹시하면서도 하이패션다운 스타일링과 컨셉이었다! 전부 마음에 든다.
VK 마음에 드는 옷이 있다면?
AP 어제 들른 매장에서도 입어봤던 흰색 가죽 재킷.
VK 촬영할 때 보니 매우 조용하던데, 작업 환경이 낯설어서 그런가?
AP 오, 전혀! 예전에 중국 매거진과도 작업한 적이 있다.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일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전혀 없다. 원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기도 하고(“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느긋하기도 하지만, 일종의 막을 치는 것처럼, 조용히 촬영에 집중하는 나만의 방식일 뿐이다.
VK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뭔가?
AP 올해 단편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좀더 잘하기 위해 연기 코치를 받는 중이다. 그리고 내년 초에 나올 자서전 준비가 요즘 가장 신경 쓰는 프로젝트다. 보스니아에서 호주로 이민 간 어린 시절부터 현재 모델 일에 이르기까지, 나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2014년 초쯤에는 책으로 인쇄돼 나올 예정이다.
VK 분명 평범하게 살아오진 않았을 테니 책 내용이 재미있을 것 같다. 손목에 ‘revolution(혁명)’이란 문신도 예사롭지 않다.
AP 아, 이건 2년 전에 멕시코에서 한 거다. 사실 그때 난 취한 상태였다. 하하! 나는 인생에서 혁명적인 순간들(보스니아를 떠났던 일 같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이 단어의 의미는 일종의 정치적 신념 같은 거다. 민중에게 권력을(Power to the people)!
VK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점은 무엇인가?
AP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할 수 있다는 것! 많은 곳을 다녀봤지만 그중에서도 리우데자네이루, 베를린, 도쿄, 바르셀로나는 정말 멋진 곳이다.
VK 요즘 애용하는 패션 아이템은?
AP 2013 가을, 겨울 컬렉션의 알렉산더 맥퀸 코트! 개인적으로 가죽 바지를 좋아하는데, 처음부터 쉽지는 않지만, 자주 입다 보면 어떻게 입어야 편안한지 터득하게 된다.
VK 안드레 페직의 옷 입는 방식은?
AP 너무 심각하거나 완벽하게 차려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 유니클로와 존 갈리아노를 섞는 식. 디자이너 라벨과 저렴한 아이템을 믹스하는 걸 즐긴다. 스타일로 설명하자면 로큰롤, 그런지, 톰보이.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블랙으로 심플하게 입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VK 나만의 스타일 아이콘을 꼽는다면?
AP 도나텔라 베르사체. 화려한 동시에 파워풀해 보이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
VK 당신의 뷰티 시크릿을 알려달라.
AP 첫째도, 둘째도 피부 항산화! 녹차를 많이 마시고, 외출할 땐 꼭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담배는 절대 피우지 않는다. 운동도 하고 있다. 최근 비크람 요가에 열중하고 있다.
VK 담배도 피우지 않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니 의외다. 왠지 클럽 키드 같은 분위기인데. 그렇다면 또 다른 특별한 취미가 있나?
AP 물론 클러빙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건 취미라고 하긴 좀 그렇고, 내 취미는 독서다. 도스토옙스키 같은 고전을 즐겨 읽는다. 흠, 어릴 때부터 쳤던 테니스도. 참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것도 좋아한다.
VK 이제 뉴욕으로 돌아가나?
AP 뉴욕으로 가기 전 호주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워낙 바빠서 집에 1년에 서너 번 정도밖에 가지 못하는데, 어머니가 집에 언제 올 거냐고 자꾸 물어보신다.
VK 그럼 서울을 제대로 구경할 시간도 없겠다.
AP 어제 고궁도 구경하고 미술관도 가고 한식도 먹었다. 빨간 양념으로 무친 매운 샐러드였는데, 이름이 뭐더라. 한국인들이 매일 먹는다고 하던데.
VK 김치!
AP 맞다, 김치. 꽤 맛있었다. 그리고 오늘 촬영장에 오기 전엔 비빔밥도 먹었다. 참, 서울을 떠나기 전 야시장(동대문)도 꼭 들러야 하는데!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구경하고 말 테다.
- 에디터
- 스타일 에디터 / 김미진, 패션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HONG JANG HYUN
- 모델
- 모델 / 안드레 페직(Andrej Pejic)
- 스탭
- 헤어 / 김정한, 메이크업 / 원조연, 세트 스타일링 / 다락(Da;rak)
추천기사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