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로브 가운 전성 시대

2016.04.08

로브 가운 전성 시대

집 안에서 편안하게 걸치던 홈 웨어가 치열한 유행의 먹이사슬로 얽힌 바깥세상으 로 나오게 하려면 치밀하게 계산된 스타일링 팁이 필요하다. 지방시 쇼처럼 하늘 하늘한 실크 슬립 드레스에 걸치면 좋겠지만 침실에서 막 나온 여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 으니까. 로브 가운과 와일드한 아이템을 믹스해보세요. 가 죽 팬츠와 남성적인 조끼 등을 매치하거나 빈티지한 데님 팬츠나 밀리터리 팬츠, 낡은 가죽 워커와 캐주얼한 스니커즈 등을 더하면 나른한 이브닝 웨어에서 세련된 일상복으 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편안하게 걸치던 홈 웨어가 치열한 유행의 먹이사슬로 얽힌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하려면 치밀하게 계산된 스타일링 팁이 필요하다. 지방시 쇼처럼 하늘하늘한 실크 슬립 드레스에 걸치면 좋겠지만 침실에서 막 나온 여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 로브 가운과 와일드한 아이템을 믹스해보자. 가죽 팬츠와 남성적인 조끼 등을 매치하거나 빈티지한 데님 팬츠나 밀리터리 팬츠, 낡은가죽 워커와 캐주얼한 스니커즈 등을 더하면 나른한 이브닝 웨어에서 세련된 일상복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너로 입은 슬립 드레스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소매를 밍크로 장식한 실크 로브 가운과 슬리퍼는 구찌(Gucci).

패션은 늘 은밀한 공간을 탐닉하고 상상하길 좋아한다. 특히 침실은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의 영감의 원천. 여기서 잠시 과거로 후진해 우리 여자들의 복장에 엄격하던 로코코 시대를 추억해보시라. 속옷으로 입던 코르셋을 과감히 밖으로 끄집어내 드레스의 장식으로 사용하거나 드레스의 목선을 깊게 커팅해 가슴과 코르셋의 일부가 드러난 적도 많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거추장스러웠던 1900년도가 지나고 의복이 좀더 단순화되던 1920년대. 이때부터는 당대 패션을 선도하던 엘사 스키아파렐리와 코코 샤넬이 흘러내리는 듯한 란제리와 이브닝 가운에 손을 댔다. 곧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무슈 디올은 이브닝 드레스와 함께 화려하게 치장된 나이트 가운을 오뜨 꾸뛰르의 피날레 주인공으로 낙점했다(DDP에서 열린 디올 전시에도 등장한 바로 그 옷). 그리고 2003년, 구찌의 톰 포드는 윤기 잘잘 흐르는 실크 가운만 걸친 카르멘 카스를 광고에 내세워 섹시하고 도발적인 구찌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란제리가 주연급으로 급상승한 이번 시즌은 어떨까? 이번 시즌을 위해 파리에서 뉴욕으로 자리를 옮긴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는 아주 여성스럽고 하늘거리는 란제리 웨어로 낭만적인 뉴욕의 밤을 연출했다. 특히 그가 만든 매끈한 턱시도 로브는 레이스 드레스, 슬립 드레스, 튤 스커트, 실크 팬츠 등과 어우러져 매혹의 란제리 룩을 완성했다. 하지만 창백한 8등신 모델들이 입은 지방시 룩을 우리가 그대로 현실에 적용한다면? 자칫 몽유병 환자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게 함정.

결국 집 안에서 편안하게 걸치던 홈 웨어가 치열한 유행의 먹이사슬로 얽힌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하려면 치밀하게 계산된 스타일링 팁이 필요하다. “그동안 하이패션에서 잠깐 씩 등장한 로브를 일상복으로 입기는 꽤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지방시 쇼처럼 하늘하늘한 실크 슬립 드레스에 걸치면 좋겠지만 침실에서 막 나온 여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로브 가운과 와일드한 아이템을 믹스해보세요. 가령 하이더 아커만처럼 가죽 팬츠와 남성적인 조끼 등을 매치하거나 빈티지한 데님 팬츠나 밀리터리 팬츠, 낡은 가죽 워커와 캐주얼한 스니커즈 등을 더하면 나른한 이브닝 웨어에서 세련된 일상복으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 김윤미는 니트 카디건처럼 로브 가운을 즐겨(멋지게!) 입기로 유명하다. 특히 그녀의 SNS에는 이국적인 프린트의 ‘로브로브(Lovlov)’ 를 다양한 방법으로 스타일링한 패피들의 사진이 잔뜩 올라와 있다.

스타일링의 고수라면 란제리 브랜드의 실크 가운을 탐닉해도 좋다. 라펠라의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실크 가운이나 아장 프로보카퇴르의 미니멀한 이브닝 가운은 밑단이 툭 잘린 베트멍 데님 팬츠나 미우미우 체크 스커트,발렌시아가 배기 팬츠와도 잘 어울린다. 보수적 성향의 여성이라면 평상복보다 휴가 의상으로 도전해보길. 에트로처럼 화려한 프린트의 실크 가운은 리조트 웨어나 비치 웨어로 멋지게 연출할 수 있다. 특히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바람에 펄럭거릴 실크 가운은 분명 아찔한 비키니만큼 당신을 돋보이게 할 것이 분명하다. 캘빈 클라인처럼 반짝이는 비즈로 뒤덮인 가운이라면? 칵테일 파티 나 각종 저녁 모임에서 이브닝 드레스를 대신해줄 아이템으로 손색없다. 아직도 실크 가운 앞에서 망설여지시나? 그렇다면 눈을 감고 보드랍게 흘러내리는 로브 가운이 피부에 닿는 순간을 상상해보시라. 왠지 나른하고 몽환적인 기운이 감돌며 잠들기 직전의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이 느껴질 것이다. 물론 유행에 앞서가는 세련된 이미지,섹시함과 여성성이 추가된 패션 스타일은 보너스.

    에디터
    김미진
    포토그래퍼
    KIM BO SUNG
    모델
    안아름
    헤어
    이에녹
    메이크업
    이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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