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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뉴욕 패션위크 – 톰 포드와 칸예 웨스트, 본업을 포기하다?

2023.02.20

by VOGUE

    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7 S/S 뉴욕 패션위크 – 톰 포드와 칸예 웨스트, 본업을 포기하다?

    뉴욕 패션위크에서 만난 매끄러운 진행의 톰 포드 쇼, 그리고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던 이지 쇼.middle

    톰 행크스, 줄리안 무어, 리타 오라, 우마 서먼이 미스터 포드를 응원하기 위해 맨하탄에서 열린 톰 포드 (Tom Ford) 쇼에 참석했다. 이 쇼는 감독 겸 디자이너인 톰 포드의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Nocturnal Animals)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발표된 지 일주일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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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센트럴 파크 안의 자그마한 섬 루즈벨트 아일랜드에서 열린 칸예 웨스트의 이지 (Yeezy) 4 쇼에는 켄달 제너, 킴 카다시안이 참석했으며, 쇼에서는 신고 제대로 걷기 힘든 비닐 부츠, 발렌시아가 스타일의 파카, 그리고 100명의 다민족 여성들이도열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지 쇼 당일날 어린 모델들이 폭염 속에서 쓰러지지는 않았어도, 톰포드와 칸예 웨스트 중 누가 본업에 충실해야 할 지는 명확히 보였다. 뉴욕 패션위크의 첫 날은 톰포드의 압승이었다.

    톰 포드: 여전히 유혹적이었던 컬렉션

    그는 어떻게 그 바쁜 스케줄들을 소화해내는 것일까? 나는 그에게 영화와 쇼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 물어봤다. 그의 대답은 “둘 다 똑같이 중요하길 바라요, 수지”였다. 톰 포드의 영화는 정식 개봉하기도 전에 아주 강렬하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의 쇼는 영화와 같이 강렬했고, 무대 위에서 스토리가 펼쳐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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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막은 무대 연출로부터 시작됐다. 톰은 구 포시즌 레스토랑을 프라이빗 클럽으로 개조하여 관객들이 쇼를 보면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으며, 컬렉션 공개 후에는 가수 리온 브릿지스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었다. 마치 50년대 뉴욕의 다운타운 클럽 같은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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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렉션 옷들은 톰이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구찌에서 보냈던 시절의 7,80년대 느낌이 물씬 났다. 핑크와 오렌지 조각들이 붙어 있는 흰색 퍼 코트처럼 크고 두꺼운 실루엣의 코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칼리 클로스와 앰버 발레타와 같은 슈퍼모델들이 메탈릭한 소재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 또한 매력적이었다.

    슬릿 사이로 호피무늬 부츠가 살짝 드러나는 타이트한 드레스와 타이트한 바지에 진자주색의 벨벳 재킷을 입은 룩들을 보니 최근 피렌체 구찌 뮤지엄에 들어간 톰 포드 섹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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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까지 완벽히 밸런스가 잡혀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톰의 옷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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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S/S 컬렉션 시즌에 선보인 이 무거운 옷들은 16FW 컬렉션으로 쇼가 끝나자마자 구매할 수 있는 see-now-buy-now 의상들이었다! 컬렉션이 끝나는 즉시 매장에서 판매된다고 한다.

    이번에 새로 제작한 영화만으로도 톰 포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디자이너로서 집중하여 베트멍과 리한나의 펜티 푸마 컬렉션과 같은 에슬레저 스타일이 유행인 지금, 자신만의 섹시하고 지적인 스타일을 고수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걸 완벽히 해낸 모습을 보니, 톰 포드는 잠이 없는 사람인게 분명하다.

    칸예 웨스트와 아디다스가 함께 한 이지 4 컬렉션: 과열된스펙터클

    칸예 웨스트가 멀티미디어 천재인 건 확실하다. 음악계에서 작곡가, 프로듀서, 그리고 여러 뮤지션의 협력자인 그는 현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패션계에서는 자신이 직접 트렌드를 창조하는 혁신자라기보단 트렌드를 파악하여 따라가는 ‘팔로워’라고 할 수 있다.

    쇼는 린덴 나무와 담쟁이덩굴에 덮인 1856년도 고딕 양식의 병원 유적에 둘러싸인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정원에서 진행됐는데, 장소만큼은 굉장했다.

    하지만 정원에 서 있던 모델들이 폭염 속에서 약 한 시간 반 동안 대기하다 쓰러지고, 흐물거리는 부츠를 신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꼈다. 쇼가 시작되며 옷이 한 벌 한 벌 나왔는데, 그냥 ‘옷’일 뿐이었다. 보들보들한 소재의 후디, 짧은 원숄더 드레스에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엷은 톤이었고, 굽이 흔들리는 부츠보단 운동화가 더 어울렸을 것 같은 스포츠웨어가 대부분이었다.

    아! 그 유명한 아디다스 운동화. 현재 이베이에선 이지 부스트 350 운동화가 1,599.99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칸예 웨스트에겐 패션계가 확실히 돈은 되는 것 같다. 쇼장에서 이지 티셔츠 또한 판매되고 있었지만 나는 구매하지 않았다.

    칸예 웨스트의 이지 4 쇼에서 관객들에게 판매된 기념 티셔츠.

    킴 카다시안, 카일리와 켄달 제너가 이지 4 2017 S/S 쇼장에 입장하고 모델들은 줄을 서있다.

    칸예 웨스트의 2017 S/S 이지 쇼에서 워킹하는 테야나 테일러 (Teyana Taylor)

      수지 멘키스
      포토
      COURTESY OF YEEZY, TOM FORD, NATASHA CO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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