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 Beautista
미소가 사라진 우스운 시대. 그러나 우리의 일상까지 쓴웃음으로 끝날 순 없기에. 힐링이 필요한 당신을 위해 〈보그〉가 준비한 2017 소시오 뷰티 리포트.
#HUMOR_AND_LAUGH
바나나 우유 패키지를 본뜬 라운드어라운드의 보디 로션, 복숭아 맛 음료와 흡사한 모양의 게리쏭 핸드 크림, 츄파춥스 립래커까지. 지금 뷰티 시장엔 유머 코드가 대세다. 웃음이라는 단어의 기원은 건강! 실제로 크게 웃으면 몸속 근육 약 600개 중 250개 정도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신진대사를 자극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되며 면역력이 좋아지는 건 물론이다. 저널리스트 노먼 커즌스가 웃음을 ‘정신의 조깅’에 비유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YOLO_SCENT
2011년 발표된 드레이크의 ‘The Motto’. 제목보다 더 유명해진 가사가 있었으니 바로 “You Only Live Once, YOLO”다. 이 노래 이후 ‘욜로’는 ‘다포 세대’의 표어가 되었다. 미래를 위해 절제하기보다 오늘의 행복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홈리스 솔로가 ‘욜로’하는 가벼운 시대. 이런 젊은이들의 현실과 SNS 문화가 맞물리며 급격히 성장한 뷰티 시장이 있었으니 바로 향수 마켓이다. 실제로 작년 뷰티 힙스터들의 필수 인증 코스는 베러댄알콜, 오센트, 뻬르푸뭄 등의 퍼퓨머리 부티크였다. ‘히즈 낫 마인’, ‘인 더 엘리베이터’ 같은 재치 있는 이름으로 크게 어필하고 있는 레피소드 이지원 대표는 향수만큼 잘 팔리는 것이 룸 프레이그런스나 드레스 스프레이라고 귀띔한다. 생선을 굽고 나서 냄새를 잡으려 초를 태우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목적이다.
#GIRLS_INSPIRATION
소녀시대가 돌아왔다. 꾸러기마냥 스냅백을 옆으로 빗겨 쓴 샤넬 쇼의 스타일링, 피라미드를 닮은 작은 컬러 핀을 꽂고 섹션을 나눈 머리카락을 ‘초딩’처럼 반 묶음 한 펜디 쇼의 헤어를 떠올려보라. 후자는 칼 라거펠트가 비디오게임 슈가 러쉬의 귀요미 캐릭터 바네로피 폰 슈위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요,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가 보내온 백스테이지 리포트에는 보이 조지와 세일러 문이 나란히 등장한다. 베이스 메이크업 역시 어려졌다. 성숙한 윤곽 셰이딩이 사라지고 본연의 젊은 글로를 연출해 입체감을 살리는 트렌드가 돌아온 것이다.
#INSTANT_DETOX
아무리 욜로 라이프를 살아도 이 같은 불황에 6시 퇴근을 하는 직장인은 드물다. 성실하게 스트레스를 견뎌낸 그들의 하루 마무리는 야식. 밥 챙겨 먹기 귀찮고 밤이 외로운 1인 가구 또한 비슷한 패턴이다. 서바이벌과 인스턴트 릴랙스를 반복하는 일상은 24시간 배달 앱과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룬다. 조애경 원장은 마트 도시락에 주목한다. “1인을 위한 건강 식사, 가성비 좋은 한 끼 식사의 등장이 예상돼요. 건강에 투자는 하고 싶지만 비용을 크게 들일 수 없는 현실의 틈새를 공략하는 거죠.”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건강 도시락 배달과 채소 샐러드, 통곡물 시리얼 등의 판매 또한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는 예상이다.
#MARATHON_DIET
VIP와 셀럽들의 뷰티 컨설턴트 안미선 이사는 체질을 바꿔주는 대체식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전전하고 요요를 겪으며 어린 나이에 이미 살이 빠지지 않는 체질로 변하고 있어요. 연예인들이 극단적인 예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몸에 좋은 자연식을 간편화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장복해도 몸을 교란시키지 않고 오히려 신진대사가 좋아지는 자연식 그대로를 한 봉지에 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라니 또 한번 셀럽들 사이에 ‘완전 파우더’ 열풍이 불 예감이다.
#HUE_休_GREENERY
팬톤이 발표한 2017년 올해의 색 그리너리는 ‘컬러’라는 파열음으로 발음하기보다 호흡을 내뱉는 한가한 음색의 ‘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옐로 그린이니까. 팬톤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싱그러운 풀잎을 닮은 이 컬러가 전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라고 예측했다. 밝고 비비드한 블루부터 활발한 오렌지, 땅의 기운을 담은 베이지까지, 2017년 10대 컬러로 공표된 색 역시 에너지를 전달하거나 휴식을 느끼게 한다.
#UNEXPECTED_COLOR
막스마라의 옐로, 니나 리치의 퍼플, 빅토리아 베컴의 블루,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오렌지! 2017년 S/S 4대 컬렉션 백스테이지에 무지개가 떴다. 하이더 아커만 쇼 모델의 눈에 노란 날개를 달아준 건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지 알렉산더. “하이더에게 굉장히 강렬한 옐로, 거의 네온에 가까운 색이 될 거라고 장담했어요. 아마존의 새처럼 매우 여성스럽고 이국적인 색을 섬세하고 우아한 패턴으로 소화할 거라 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도 팝 컬러의 열풍을 예견했다. “컬러
자체를 강하게 어필하는 메이크업이 이미 SNS 타임라인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메이크업 방법은 더 집요해질 거고 우린 그걸 지켜보느라 모바일에서 눈을 뗄 수 없을 겁니다.”
#HOMO_SPIRITUS
모두 함께 수도원으로 들어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하와이안 ‘호우포노포노’와 비슷한 일상의 힐링 코드에 가깝다. 정직하게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며 타인을 쉽게 용서하는 사람. 그것이 호모 스피리투스니까. 이런 정화의 과정에 대해 뇌과학자 안진훈 박사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바로 ‘그것’이라고 반색했다. “한국 사람들은 우뇌 성향이 매우 강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강하게 표출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를 ‘도깨비 민족’이라 부르죠.” 한데 최근 일어난 각종 사회적 격동은 도깨비를 분노케 했고 집단 우울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안 박사는 동시에 위로를 건넨다. “너무 실망할 건 없습니다. 환경이 밝아지면 또 금세 회복하는 것이 우뇌 지향적 인간의 특성이니까요.” 물론 환경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셀프 위로! 스스로 회복하는 호모 스피리투스가 되는 수밖에.
#MEDITATION
시시때때로 가장 쉽게 실천할 있는 진화의 방법은 바로 명상이다. 안진훈 박사는 명상을 흥분과 우울에서 탈출할 궁극의 돌파구로 꼽는다. “좌뇌적 서양인에게는 명상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에게는 정말 효과적인 신경안정제가 될 겁니다.” 먼저 눈을 감아라. 이렇게 하면 세상 모든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단절시킬 수 있다. 그런 다음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만 집중하라. 숨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잡생각이 끼어들어 괴롭다고? 종이 위에 선을 똑바로 긋는 것에 사력을 다하거나 뜨개질 등의 단순 작업에 몰두하는 것도 좋다. 크게 보면 부정적 이야기를 차단하는 모든 행위가 명상이니까.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AHN JOO YOUNG
- 모델
- 박수완, 엘리스, 하나령, 한성민
- 스타일리스트
- 김석원
- 헤어 스타일리스트
- 한지선
- 메이크업 아티스트
- 이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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