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ight Up
다이어트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귀족적 우아함, 각선미. 곧고 매끈한 두 평행선을 위한 〈보그〉의 체크 리스트.
각선미 O, X
걸 그룹만큼 쭉 뻗은 극세사 다리는 아닐지라도 내 다리가 적어도 O자형이나 X자형은 아닐 거라는 위안, 그건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람의 93%가 휜 다리의 소유자이며 이 중 O자형 다리가 90%에 이르고, 안으로 휜 X자형과 OX복합형이 나머지 10%를 차지한다. 청구경희한의원 신정애 원장은 휜 다리는 골반과 척추, 얼굴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다리가 아프다거나 전에 없이 잘 붓는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체형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니까요.” 자신의 상태가 궁금하다면 거울 앞에서 차렷 자세로 다리를 붙이고 서서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길. 1 Y라인 가장 위쪽의 미세한 틈을 제외하고는 양쪽 허벅지가 고르게 맞붙어 있는가? 2 양쪽 무릎이 정확하게 맞붙으면서 무릎 바로 아래 약간의 틈이 생기는가? 3 양쪽 종아리가 맞붙어 있으면서 종아리와 복사뼈 사이에 적절한 틈이 있는가? 4 안쪽 복사뼈가 서로 맞붙는가? 이 네 가지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하지 못했다면 당신의 다리는 이미 휘었거나 혹은 앞으로 휠 확률이 높다.
골반까지 더블 체크
허벅지와 무릎, 종아리, 발목뼈가 모두 붙는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곧은 다리의 필수 조건, 무릎의 위치 점검이 남아 있으니까. 옆에서 보았을 때 귀에서 복사뼈 2cm 앞까지 수직선을 그어, 고관절과 무릎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지 체크하자.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름다운 일자 다리와는 안녕이다. 엉덩이 옆 모양 또한 중요한 심사 대상 중 하나다. 정확히는 골반과 다리가 연결되는 지점의 뼈, 즉 ‘대전자’의 돌출 여부를 체크하는 것. 대전자는 본래 근육 속에 감춰져 있는 것이 정상인데 이것이 툭 튀어나와 있다면 골반이나 고관절이 틀어졌다는 신호로, 머지않아 다리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부종과의 이별
다리의 부종은 림프와 혈액의 흐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증거다. “중력에 의해 몸의 아래쪽으로 내려간 림프와 혈액이 상체로 올라오지 못하고 고여 있다”는 뜻인 거다. 특히 WHO가 현대인의 질병 중 하나로 꼽은 의자병(Sitting Disease)은 통통한 아톰 다리의 주된 원인 중 하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하루 평균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은 무려 7시간 30분! 오랜 시간 움직임 없이 한 자세를 유지한 후에는 반드시 근육을 이완시켜주어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놓치면 근육과 인 대가 뭉치면서 만성 부종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틀어진 골반’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면? 순환의 병목현상은 부기로 발현되고 당신의 다리는 으스러진 두부처럼 점점 더 두루뭉술해질 것이다.
발 쪽으로 내려가 좀처럼 올라오지 못한 혈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폼롤러로 근육을 풀어주거나, 발목과 발가락 스트레칭, 서혜부나 정강이 뒤 그리고 복사뼈 안쪽을 지그시 눌러주는 림프 마사지, 저염식 등이 답이 되겠다.
아킬레스건의 발굴
고인 노폐물과 혈액의 집결지는 발목과 아킬레스건! 체중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날렵하고 아찔했던 아킬레스건이 사라졌다면 발목 부종, 더 나아가 아킬레스건 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종아리와 발목을 잇는 아킬레스건의 주된 습성은 ‘수축’입니다. 과도한 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하다못해 일상의 걷는 동작만으로도 아킬레스는 지속적으로 수축되기 마련이죠.” 발레핏코리아 오윤하 대표는 운동선수들뿐 아니라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라면 평소 아킬레스건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한다. 발뒤꿈치를 계속 들고 있어야 하는 자세 탓에 아킬레스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그 결과 만성 염증이 자리 잡으며 혈액과 림프의 흐름을 방해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쪼그리고 앉아서 발바닥을 땅에 붙일 수 없거나, 스쿼트 자세를 취할 때 무릎이 자꾸 안쪽으로 모인다면 아킬레스건이 현저히 짧아졌다는 증거이니 당장 관리에 돌입하자. 계단 끝에 발 앞부분만 걸친 채로 뒤꿈치를 밑으로 내리는 동작, 다리를 쭉 뻗고 앉아 발가락을 당겼다 펴는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마감하도록.
관절 미인
다리의 실질적인 축은 무릎과 발목뼈다. 무릎이 휘면 다리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체중이 쏠리며 다리 모양이 변형된다. 비틀어진 무릎은 단지 예쁜 다리를 갖는 것 이상, 건강상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불균형하게 닳아버린 무릎 연골 때문에 어린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는 것. “최근 30~40대 여성의 연골연화증 발생률이 부쩍 높아지고 있어요.” 신정애 원장은 연골연화증의 70%가 젊은 여성층이라고 말하며 킬힐을 경계하라고 충고한다. “지나치게 높은 굽의 구두는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만들어요. 그 결과 무릎은 늘어나고 발 관절은 휘게 됩니다.” 킬힐이 당장은 길고 예쁜 다리를 연출해주는 듯해도 그건 눈속임일 뿐, 힐 위에서 당신의 다리는 서서히 O자형으로 구부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플랫 슈즈가 대안일까? 신정애 원장은 지나치게 낮은 구두 역시 의외의 복병이라고 말한다. 보행 시 발생하는 충격을 관절에 고스란히 전달하기 때문. 가장 이상적인 신발 굽의 높이는 신장의 1.5%, 최대 허용치는 신장의 4%임을 명심할 것.
한편 이지재활운동스튜디오 신원철 대표는 관절의 공간 확보를 강조한다. “근력 강화 운동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근육량이 떨어질 경우 연골 및 연골판이 쉽게 닳고, 관절 공간이 좁아지거든요.” 이렇게 관절 손상이 시작되면 무릎 방향이 안쪽으로 돌아가며 통증이나 염증까지 동반된다. 그러니 예쁘고 건강한 다리를 오랫동안 드러내고 싶다면 근육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길.
탄탄한 허벅지와 날씬한 종아리
각선미에 운동은 약일까, 독일까? 우선 백근과 적근으로 나뉘는 근육의 속성부터 이해해보자. 순발력에 관여하는 백근은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을 이용해 움직이며 가벼운 운동을 통해서도 빠르고 크게 자리 잡는다. 반면 지구력에 관여하는 적근은 근섬유의 지름이 작고 지방을 태우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속근육, 잔근육의 형태로 자리 잡는다. 따라서 늘씬한 종아리 라인을 만드는 데 백근을 키우는 운동은 금물이다. 대신 요가나 필라테스와 같은 스트레칭 위주, 즉 적근강화 운동이 적당하다. 반면 탄력 있는 허벅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쿼트 같은 백근운동이 필수다. 단, 반드시 적근 운동을 병행해 체지방 대사율을 높여주고 슬림한 속근육 라인을 잡아주도록. 탄력 있고 매끈한 허벅지 라인은 물론이고, 하체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도 효과적이니까.
- 글
- 이지나(프리랜스 에디터)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KIM BO SUNG
- 모델
- 최은강
- 헤어 스타일리스트
- 백흥권
- 메이크업 아티스트
- 이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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