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여성상을 표출하는 뉴 페미니즘의 정수.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똘똘 뭉친 카리스마 컬러, 블랙 뷰티의 마력.
파우더 타입 아이섀도의 귀환, 위아래가 뒤바뀌고 불완전한 형태, 정형화되지 않은 패턴 등 이제껏 보아온 메이크업 공식을 비틀며 진화한 블랙 아이의 신세계. 데님 재킷은 SJYP.
PAINT IT BLACK
동양적 이목구비의 모델이 <보그> 촬영장에 도착했다. 스무 살답게 말간 그녀의 얼굴은 검정 입술 하나로 180도 달라졌다. “아주 발칙해요. 촉촉하거나 탱탱하지 않은, 고체 느낌의 묵직한 질감이 두드러지죠. 다시 말해 더 매트해지고 더 깊어졌어요.” 나스 교육팀 임소연의 블랙 립 예찬에 디올 인터내셔널 프로팀 손민기가 한몫 거든다. “뉴 페미니즘의 정수입니다. 자신감과 당당함을 표출하는, 한마디로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컬러죠.” 한 번의 터치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블랙은 런웨이에선 더없이 멋진 컬러지만 ‘리얼웨이’에선 조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블랙 립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스의 접근은 간접적이다.
204 70년대 여성 4인조 펑크 밴드 더 슬리츠(The Slits)를 오마주한 블랙 뷰티 신. 면이 아닌 선을 강조해 반항적 매력을 더했다. 레드 레더 셔츠와 라이더 재킷은 토즈(Tod’s).
“검정이 섞인 컬러를 활용해보세요. 레드보단 버건디, 누드보단 톤 다운된 브라운처럼 블랙이 간접적으로 들어간 컬러로 대체하는 거죠.” 메이크업포에버 교육부 이연우는 믹스 매치를 추천한다. “레드 립스틱이나 오렌지 립스틱을 바른 뒤 블랙 컬러를 입술 안쪽에 발라주면 블랙과 레드가 섞이면서 분위기 있는 버건디 립을 완성할 수 있어요.” 손민기의 조언은 최소한의 양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 “제품을 소량 덜어낸 다음 입술 가운데 콕 찍어 발라 얇고 넓게 퍼뜨려 바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색이 진해질수록 번짐에 대한 우려는 커진다.
이럴 때 유용한 제품이 립 프라이머 혹은 컨실러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해 파운데이션이나 컨실러로 기초공사를 해보세요. 특히 립 라인 주변을 컨실러로 정리하면 깔끔함과 지속력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요.” 베네피트 교육팀 조용연의 설명이다. 아니면 이런 방법도 있다. 립스틱을 바른 뒤 퍼프로 가루 제형의 루스 파우더를 입술 전체에 가볍게 눌러주는 일명 코팅 요법이다. 루스 파우더를 얹은 입술 위에 립스틱을 한 번 더 채워 바르면 처음 그대로의 모습이 하루 종일 유지된다. 조금 색다른 방법으론 워터프루프 립펜슬이 있다. 립 라인뿐 아니라 입술 안쪽을 꽉 채워 바른 뒤 그 위에 립스틱을 덧바르면 지속력이 한층 강해진다. 립펜슬이 없다면 아이라이너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TIPS & ADVICE
마르니, 베르사체, 발맹, 끌로에 등 세계 4대 도시 백스테이지를 장악한 블랙 뷰티의 힘을 직접 느껴볼 차례.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개성 넘치는 그래픽 아이부터 꽉 채워 바른 블랙 립까지. <보그 코리아>가 선별한 11개의 쇼 그리고 전문가의 하우투.
EMILIO DE LA MORENA 디올 인터내셔널 프로팀 손민기가 “그래픽 홀 라인 하나의 선을 통해 전체적으로 감각적인 무드를 연출한 것이 인상적”이라 평한 에밀리오 드 라 모레나 쇼. 블랙 아이 펜슬을 이용해 아이홀을 따라 선으로 표현한 다음 눈꼬리 부분을 살짝 올려 그려 눈매를 시원하게 표현한다. 이번 트렌드가 정형화된 뷰티에 반기를 드는 것임을 기억하면서 깨끗한 라인보다는 거친 텍스처로 표현하면 보다 개성 넘치는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BALMAIN 블랙 아이 펜슬로 언더라인을 그린 다음 꼬리 부분을 실버 섀도로 채운다. 버건디 펄 섀도를 활용해 눈 앞머리부터 동공까지 연결해서 채워 앤티크한 분위기를 연출한 발맹 쇼.
GARETH PUGH 블랙 아크릴 오브제를 활용해 마치 눈을 뜬 듯한 효과를 연출한 가레스 퓨 쇼. 과장된 인조 속눈썹을 더해 과장된 눈매 표현.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파티 때 어울릴 법한 재치 있는 룩이다.
CHLOÉ선명하고 윤기 나는 리퀴드 라이너를 이용해 아이라인을 언더까지 연결해서 그린다. 그런 뒤 언더라인에서 관자놀이 방향으로 꼬리를 올려주고 입술은 베이지 톤 립스틱을 사용해 톤 다운시켜 시선이 온통 아이라인에만 집중되도록 연출했다.
MOSCHINO60년대 뷰티 아이콘 트위기를 떠올리는 모스키노 쇼. 아이홀을 딥 브라운 섀도로 명확하게 표현한 뒤 밝은 베이지 컬러 크림 섀도로 아이홀 라인 안쪽을 채운다. 아이 메이크업과 어울리게 눈썹을 도톰한 아치형으로 그려주는 것이 포인트.
PPQ잘 번지지 않는 리퀴드 라이너로 점막을 따라 위아래로 라인을 그려준 다음 캐츠아이처럼 아이라인 꼬리의 각도를 높여준다. 그런 뒤 눈 뜬 상태에서 매트한 파우더 타입 블랙 섀도를 이용해 아이라인 꼬리에서 삼각형 모양으로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주면 PPQ식 블랙 아이가 완성된다.
FENTYXPUMA“동양인 눈매에 가장 이상적인 라인으로 가을,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리는 룩입니다.” 메이크업포에버 교육부 이연우가 추천한 펜티×푸마 쇼의 고스 아이는 그러데이션 효과를 동반해야 비로소 세련미를 더하는 블랙 뷰티 룩이다. 스머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라이너를 이용해 아이홀을 넓게 블렌딩한 뒤 블랙 섀도를 한 번 더 레이어드하고 눈 밑 중앙에 마치 눈물이 번진 듯한 얼룩을 표현한다. 강렬함의 절정을 느끼고 싶다면 입술은 딥 버건디로 볼드하게 표현해줄 것.
JULIEN MACDONALD “아주 맘에 들어요. 과하지도 진하지도 않은 것에 묘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리얼웨이에서 충분히 쉽게 연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나스 교육팀 임소연의 선택은 줄리앙 맥도날드 쇼. 젤 타입 아이라이너를 눈 앞머리에서 꼬리까지 동일한 두께로 반달 모양을 그려준다. 아이홀을 뒤덮은 블랙 라인과 나머지 피부의 경계선을 명확하고 깔끔하게 표현하기 위해 컨실러로 언더 아이라인 피부를 정리하며 마무리.
VERSACE“이번 시즌 여성의 파워를 보여주기 딱 좋은 룩이에요.” 맥 내셔널 아티스트 김혜림이 극찬한 베르사체 쇼의 블랙 아이. 젤 타입 아이라이너를 아이섀도 브러시에 덜어 눈 앞머리에서 꼬리까지 일자 형태로 빼준 후 아이라인 브러시로 언더라인만 얇게 표현. 볼드한 블랙 라인에 시선을 주기 위해서 아이브로는 결만 살려 빗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