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al Mind
오프화이트를 이끌고 있는 버질 아블로는 스트리트 패션을 호령하는 스타 디자이너이다. 건축을 공부했던 그가 특별히 공개한 가구 컬렉션에 대한 뒷이야기.
지난해 9월 파리에서 열린 오프화이트(Off-White) 패션쇼에 참석한 관객은 평범한 패션쇼 기념품 이상의 것을 가지고 그곳을 떠났다. 많은 이들이 의자를 대신했던 파란색 스펀지 큐브를 몰래 가지고 간 것. 예를 들어 콜레트의 사라 안델만은 다음 날 전화를 걸어 20개를 확보했다.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진행한 이상 이러한 귀여운 약탈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그리고 이 아주 가벼운 의자는 그가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처음 선보인 가구 컬렉션의 씨앗이었다.
패션 디자이너, DJ, 칸예 웨스트의 오른팔로 유명한 아블로는 시카고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건축학 학위를 받은 밀레니엄 시대의 르네상스 맨이다. 그곳에서 그는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디자인한 건물을 연구했다. “그 시절은 제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미스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이 등의 기념비적인 건물 앞에서 자신의 옷을 입은 모델을 배치한 후 찍은 사진으로 완성한 책을 출판할 만큼 건축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런 장소를 통해 패션에 푹 빠져 있는 저희 세대 친구들에게도 건축에 대해 알려주고 싶습니다.”
가구에 대한 아블로의 철학도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저는 스트리트웨어를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합니다.” 마르셀 뒤샹과 톰 삭스 등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아티스트를 스스로의 영감으로 참고하고 있다. “제가 원하는 건 새로운 티셔츠에 목마른 젊은이들과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 쇼가 끝난 후 그 큐브 의자의 50%가사라졌다는 사실은 그 제품이 고유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겸손함과는 거리가 먼 아블로는 이러한 정신을 새롭게 활용하는 능력을 지녔다. 새로이 제작한 검은색 큐브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자주 들렸던 ‘블루 스테이트 체어(Blue State Chair)’라는 단어가 프린트되어 있다. 이 큐브는 한정판으로 제작되어, 운이 좋다면 무료로 손에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머지는 아블로의 티셔츠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또 다른 건 야심 찬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다리 하나는 돌 더미로, 다른 다리는 시트록(Sheetrock)을 쌓아 완성한 테이블처럼 말이다. “전 사람들이 매일 보는 물건을 강조하고 그것을 다른 맥락으로 배열합니다. 예술계는 평범한 사람들이 무엇에서 동질감을 느끼는지 놓치곤 합니다.”
다음 프로젝트는 뉴욕의 건축 회사와 작업하고 있는 토론토 매장이다. 그곳은 웃자란 풀로 둘러싸인 구불구불한 오솔길이 특징이다. “그곳을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으로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지난 8월 뉴욕의 소호 ‘Em Pty Gallery’ 안에 오픈한 비밀스러운 매장, 나이키와 함께 한 프로젝트 등 너무 과도하게 일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는 2018년 이케아와 함께 하는 컬렉션을 선보일 테고, 시카고의 현대 미술관에서 자신의 가구 작업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제 디자인 세계가 유연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제 뇌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오히려 저를 괴롭게 하는 건 무언가를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 에디터
- 손기호
- 포토그래퍼
- JASON SCHMIDT, COURTESY OF OFF-WHITE
- 글
- JANE KELTNER DE V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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