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of Beauty
앤디 워홀, 기 부르댕, 스티븐 클라인… 프랑수아 나스는 지난 5년 동안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여왔다.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그의 아티스트 사랑은 2017년 만 레이로 정점을 찍는다. 20세기 가장 아방가르드한 예술가, 만 레이는 렌즈 없이 만들어낸 실루엣 사진 레이요그래프와 반전 사진으로 불리는 솔라리제이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타 공인 ‘만 레이 엑스퍼트’로 불리는 웬디 그로스만 박사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를 “자신의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갔던 역설적이고 공언된 무정부주의자”라고 소개하며 “그는 상업 작품과 예술 작품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플라스틱 눈물을 더해 생동감을 얻은 얼굴의 클로즈업은 극적 요소로 가득하고, 프랑스 판 <보그>에 게재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흑과 백(Noire et Blanche)’은 지금 봐도 모던하기 그지없다고 말이다.
흑백 작품이 주를 이루는 사진가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조우. 얼핏 그 결과물이 잘 떠오르지 않겠지만 이들 사이에는 상상력이라는 가교가 있다. “그의 흑백 작업 속 모델은 아마도 블랙 아이라이너와 어두운 립 컬러를 바르고 있었겠죠? 그리고 만약 만 레이가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면 이런 색을 좋아했을 거예요.”
또한 이 둘 사이에는 ‘빛’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나스는 조명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작품을 만들어냈던 만 레이에 대한 존경을 담아 온통 반짝이는 컬렉션을 내놓았다. ‘골드 어데이셔스 립스틱 아니타’는 금빛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오버 익스포즈드 글로우 하이라이터 더블 테이크’는 매끄럽게 빛나는 스킨을 연출한다. 2017년을 사는 행동주의자 나스와 고인이 된 초현실주의자의 만남은 이토록 아름답다.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N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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