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ess
‘노 트렌드가 트렌드’, ‘개성만이 유일한 유행’, 나이, 피부색, 성별, 종… 그 무엇으로도 ‘아름다움’를 규정할 수 없기에, 2018년 우리가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은 ‘편견’이다. 어떤 것을 상상해도 지나치지 않고 누구와 함께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장 다채로운 한 해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2017년 여름, 101년 역사의 영국 <보그> 편집장이 바뀌었다. 대대로 중산층 백인 여성이 독점해왔던 왕좌는 아프리카계 이민자, 에드워드 에닌풀에게 넘어갔고 이는 시대의 가치가 변하고 있음을 가장 잡지적으로 보여준 사건 중 하나였다. 에닌풀의 첫 커버 모델은 가나 태생 영국 모델 애드와 아보아. 그리고 사진가 스티븐 마이젤, 헤어 스타일리스트 귀도 팔라우,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 등 이 시대 최고의 비주얼리스트 군단이 함께했다. 이들이 제시한 새 시대의 아름다움은 의외의 복고, 민속적 느낌이 가득한 룩 아래엔 큰 글자 로 ‘영국(Great Britain)’이라 적혀 있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 표지를 올린 다음, ‘2017년 12월호, 나의 첫 책’이라고 쓰고 #NewVogue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2018년의 새로움은 열린 조합에서 비롯된다. 무슬림 유튜버, 남자 고등학생에 이어 급기야 69세 ‘여사님’을 모델로 발탁하기에 이른 커버 걸, 백반증 때문에 ‘얼룩말’이라고 놀림받으며 자랐지만 현재는 가장 힙한 뷰티 아이콘에 등극한 모델 위니 할로우, 메이크업하는 스님 코도 니시무라 등 새해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든 지지 받을 수 있고 아름다울 수 있다.
젠더의 구분 역시 무의미하다. 지난 몇 해 동안 뷰티 브랜드에선 제프리 스타, 매니 구이테레즈, 찰스 제임스, 가브리엘 자모라 등 여자보다 메이크업을 잘하는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에게 열정적으로 러브 콜을 보냈다. “더 많은 남자들이 여성처럼 보이는 메이크업을 하게 될 거고, 그에 반해 여성들의 화장은 점점 가벼워질 거예요. 결국 ‘젠더’는 거대한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게 되겠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페로니의 혜안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립스틱을 바른 남자 모델들이 거대하고 블링블링한 귀고리를 늘어뜨렸던 버버리 런웨이를 떠올려보라. 앤 드멀미스터 백스테이지에서 목격한 남성들의 립 & 아이 메이크업은 여자들의 데일리 커리어 룩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남성성의 종말이냐고? 아니, 그저 아름다움이 진화하고 있을 뿐이다. 남자 직원이 ‘모근까지 깔끔하게’ 왁싱해준다는 남성 전용 클리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캘빈 클라인 쇼의 여성 모델이 울트라 쇼트커트를 선보인 것과 결이 같다. 남자든, 여자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울리는 것, 더 멋져 보이는 것, 즐거운 것에 도전할 권리가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머리로 이해하는 배움보다 몸으로 경험하는 ‘습’이 행동을 지배하는 시대! 새해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도하고 체험해보길. 전혀 눈치채지 못한 자신의 새로운 매력에 눈을 뜨게 될 최적의 타이밍이다.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안주영
- 모델
- 이태균, 모카(스타독 엔터테인먼트)
- 스타일리스트
- 임지윤
- 헤어
- 이혜영
- 메이크업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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