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자존감’ 테스트

2023.02.10

by 홍국화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 ‘자존감’ 테스트

    우리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더 서툽니다. 여러분의 자존감에 대해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를 알고 있나요? 간단한 체크리스트로 확인해보시죠!


    자존감이란?

    ‘나’에 대한 심리적인 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존감과 자존심. 자존감은 ‘자아 존중감’의 준말로, 자긍심과 같은 말입니다. 1890년, 미국인 의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가 처음 사용한 말입니다. 심리학자 로젠버그는 “자기 자신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또는 태도”라고 풀이했습니다.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며, 어떤 성과를 이룰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는 마음입니다. 오로지 내가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죠. 자존심은 다른 의미입니다. 오직 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얻는 우월감, 긍정적인 감정으로, 경쟁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는 자존감과 다릅니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법, 자존감

    워낙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많아지니, 스스로 자존감이 낮아 문제가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존감은 인생의 핵심 요소가 아닙니다. 자존감이 낮다는 건, 스스로 기뻐하고 성취를 인정하며 만족할 줄 아는 능력이 약한 것뿐입니다. 성공을 앞에 두고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본인이 합당한지 불안해하고, 쉽사리 자신의 공로를 인정하지 못하죠.

    로젠버그의 자존감 테스트

    여러분은 스스로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나요, 낮다고 생각하나요? 심리학자 로젠버그가 프린스턴대학에서 연구한 ‘Society and Adolescent Self-Image’ 논문 속 자존감 척도를 체크해보세요! 30점 이상은 높은 자존감을, 20점 이상은 보통, 19점 이하는 낮은 자존감을 가진 상태입니다.


    로젠버그의 자존감 척도 

    1.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1점) 보통이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

    2. 나는 좋은 성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1점) 보통이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

    3. 나는 대체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
    전혀 아니다(4점) 보통이다(3점) 조금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1점)

    4. 나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잘해낼 수 있다.
    전혀 아니다(1점) 보통이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

    5. 나는 자랑할 것이 별로 없다.
    전혀 아니다(4점) 보통이다(3점) 조금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1점)

    6. 나는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전혀 아니다(1점) 보통이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

    7.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대체로 만족한다.
    전혀 아니다(1점) 보통이다(2점) 조금 그렇다(3점) 매우 그렇다(4점)

    8. 나는 나 자신을 좀더 존경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전혀 아니다(4점) 보통이다(3점) 조금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1점)

    9. 나는 가끔 나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혀 아니다(4점) 보통이다(3점) 조금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1점)

    10. 나는 때때로 내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아니다(4점) 보통이다(3점) 조금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1점)


    결과가 어떤가요? 앞서 말한 대로, 자존감이 낮다고 해서 사는 데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 계속 우울할 수 있어요. ‘아주’ 낮을수록 행복과 정반대의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붙이기 때문입니다. 높은 자존감은 고통에 대항해 컨디션을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릴 때부터 경쟁 사회에 내몰려 학습해온 한국 사회의 특이점도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인은 어떤 일에 따라 자존감이 오르락내리락할까요? 2013년에 발표된 이동귀, 양난미, 박현주 교수의 ‘한국형 자존감 평가영역 척도 개발 및 타당화‘ 논문의 체크리스트도 한번 보시죠.


    한국형 자존감 평가영역 척도

    어떤 부분에서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나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서 성취감을 높이는 것이 자존감 고취에 도움이 될 겁니다. 연구 결과 한국인에게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은 사회적, 객관적인 능력/ 긍정적인 성품/ 대인관계/ 가족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인 지위나 성공, 외모와 재력 같은 요인도 자존감 형성엔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버드대학의 낸시 에트코프 교수가 1957년 미국 위스콘신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1만 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50년간 연구한 결과,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50년이 지난 후에도 행복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좀 잔인한 연구 결과죠? 고등학교 시절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평균 5.5% 더 행복했고, 날씬한 사람은 7.4% 행복했습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4.6%, 건강한 사람은 4%, 연봉이 높은 사람은 3.1% 더 행복했으니, 외모가 주는 행복이 꽤 크다는 것이군요. 하지만 이것이 ‘정신 건강’과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지, 사회적인 측면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주로 정신 건강이 취약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품이나 친구, 대인관계와 가족들과의 사랑으로부터 자존감을 얻는 사람들은 주로 사회적인 조건으로 자존감을 얻는 사람보다 정서적으로 훨씬 건강했습니다.

    자존감이 높다고 좋은 걸까?

    과한 자존감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으면, 자신이 타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과소평가합니다. 주로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배타적이며, 비판적인 성향을 지닙니다. 마음속에 항상 경쟁심이 있고, 어디서나 경쟁하려 듭니다. 

    높은 자존감

    가장 이상적인 자존감의 형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스스로를 믿기 때문에 위기가 닥쳐도 쉽사리 흥분하고, 타인을 공격하려 들지 않습니다.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타인보다 우위에 서려고 애쓰지 않으며,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증명하려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타인보다 더 나은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기뻐한다고 하네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자신과 타인을 비난하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미래로 던집니다. 앞으로 이 실패를 어떻게 성공시켜야 할지 몰두하죠.

    낮은 자존감

    지나치게 타인에게 의존적이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사람인가요? 타인의 평가에 예민한가요? 그렇다면 낮은 자존감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스스로의 불안은 모두 현실 상황에 좌지우지됩니다. 실패를 보기도 전에 두려움에 잠식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스러워합니다. ‘불행함’을 달고 사는 것입니다.

    패배적 정체감 ‘내 주제에 무슨’

    심리학자 윌리엄 글래서는 낮은 자존감의 특징 중 하나로 ‘패배적 정체감’을 꼽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주고 가치 있게 여겨주면 성공적 정체감이 생기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정체성이 패배적으로 형성되는 것. 스스로 도전해보기도 전에, 자신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증거를 계속 수집합니다.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마음으로 자신이 이루어낼 수 없다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에 빠집니다.

    자기 실현적 예언 “어차피 나도 싫었어. 안 할래”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합니다. 피그말리온, 플라세보 효과 혹은 시크릿의 법칙과 비슷한 뜻.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이걸 아주 부정적으로 사용하죠. ‘합리화’입니다. 실패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도를 안 한다며 스스로 위로하게 됩니다. 따라서 성공에 대한 경험도 현저하게 적겠죠?


    자존감 높이는 법

    하루아침에 습관처럼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낮은 자존감’에서 설명했듯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하고 실행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을 아예 이룰 수도 없어요.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생각하며 현실적인 생각을 매일 해나가며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좋답니다.

    심리학자 나다니엘 브랜든이 제안한 여섯 가지 실행 법칙을 살펴볼까요?


    1. 삶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푸념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의식을 지녀보세요. 자존감 높이기의 첫 번째 발걸음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직면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쉬운 단계가 아닙니다. 용기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겁니다.

    2. 자기 수용을 실행한다.
    거울 앞에 섭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이게 ‘나’라고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혹시 입버릇처럼 “난 얼굴이 커서…”, “난 다리가 두꺼워서…”와 같이 자신을 부정하는 습관이 있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거울 앞에 두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작하세요. 단점보다 장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건 감정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에게 분노가 느껴진다면 숨기고, 죄책감을 가질 게 아니라 그 감정도 솔직하게 인정하면 됩니다.

    3. 자기 책임을 시작한다.
    내 인생을 책임지는 건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세요. 자신의 행복과 타인과의 관계 모두 ‘내가 책임진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된 점도 모두 수용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나로선 이게 최선이었어”라는 변명 대신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거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라는 방식으로 생각의 회로를 바꾸는 거죠.

    4. 자기주장을 펼친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타인의 눈에 들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답니다. 게다가 타인의 비판에도 취약하죠. 다른 사람의 평판을 신경 쓰며 살기보다는, 내 의견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말해서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생각으로 할 말을 그냥 삼키곤 했나요? 원하는 걸 이루려면 자기주장, 즉 용기가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면 “도와줘!”라는 말이나 “안 돼!”라는 거절도 모두 용기 없이 할 수 없는 말입니다.

    5. 목표를 실행한다.
    매일 똑같은 루틴으로 하루를 그냥 보내버리나요? 작은 목표를 만들어 실행하면서 이루는 성취감을 맛봐야 합니다. 어떤 목표도 행동하지 않고 생각만 해선 이뤄지지 않습니다. 포괄적인 말보다는 쉽고, 구체적으로 써보는 게 좋습니다. 자신의 목표가 너무 멀리 있어 손을 놓고 있나요? 당장 종이에 목표를 써 보세요. 지금부터 실행하지 않는다면 먼 훗날은 더 멀리 달아납니다.

    6. 자아 통합을 실천한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 도덕적인 윤리를 머릿속에 세우고 그것과 일치하는 삶을 삽니다. 이런 일이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준답니다. 당연히 이 모든 가치는 올바른 것이어야죠!  ‘이런다고 누가 알겠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속이는 것도 결국 낮은 자존감으로 향하는 직행열차.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생각하고, 나처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나 하나뿐입니다. 수십억 인구 중 단 하나. 엄청난 확률인 소중한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나요?

    에디터
    홍국화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참고자료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이동귀, 양난미, 박현주(2013), '한국형 자존감 평가영역 척도 개발 및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32(1), 271-298, Rosenberg, M.(1965), 'Society and Adolescent Self-Image'. Princeton, N. J.: Princeton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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