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RUN! RUN! RUN!

2019.04.05

by 조소현

    RUN! RUN! RUN!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Novo)가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연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 특기는 달리기였던 소년은 어른이 되어 달리기를 예술이자 도전과 용기로 만든다.

    Q 달리기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

    달리기는 시작한 순간부터 멈추는 순간까지 모두 내가 선택한 행동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와도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운동이다. 그래서인지 뛰면서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작업에 대한 생각을 혼자 정리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다.

     

    Q 달리기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주기도 하고, 작품을 창작해나가는 동기가 되기도 할 것 같다.

    달리기를 통해서 얻는 밝은 에너지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작업을 하다가 지칠 때면 달리기를 하며 느낀 좋은 에너지를 다시 한번 상기할 때가 있다. 어쩌면 운동의 달리기와 작업의 달리기는 다른 것이 아니고 하나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Q 달리기가 선사한 영감에 대해 말해달라.

    최근에는 달리기를 하면서 눈으로 본 찰나의 감정을 기록해보고 싶었다. 예를 들면 나보다 먼저 결승선에 들어가는 사람을 보았을 때, ‘아, 나도 곧 끝나겠구나’ 하며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진다. 이처럼 달리기를 하며 오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눈에 담아 작업실로 돌아와서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면서 같이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Q 달리기를 주제로 한 드로잉이 새롭게 느껴진다. 스케치 같기도 하고, 벽면에 낡은 그림 같기도 하다. 어떤 마음으로 회화 작업을 했나.

    이번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새로운 재료가 들어와도 크게 이질감이 없었고 스케치도, 완성해가는 과정도 속도감이 있었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오일 파스텔로 색을 입히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문지르며 그 속에서 꽤 자유로웠던 것 같다.

    Q 달리는 조각상 ‘More Hope Run_28’은 그 자체로 트로피처럼 보인다. 인스타그램 영상 속에서도 계속 트로피를 그리고 있더라.

    트로피는 나에게 아주 특별한 오브제이다. ‘잘했다’는 누군가의 칭찬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어른들에게 주는 트로피는 참 드물다. 어른들에게도 트로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꿈을 향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트로피는 사실 내가 받고 싶은 오브제, 어릴 때 받은 칭찬이 담긴,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오브제라고 할 수 있다. 트로피가 가득 찬 전시 공간은 어쩌면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공간인 것 같다.

    Q 자꾸 잊혀가는 가치인 희망, 최선, 노력을 이야기한다.

    스스로 이런 질문을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에 작품에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 길이 맞는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노력하고 있는지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가치 있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Q 핸드라이팅이 당신만의 기호, 언어인 것 같아 항상 흥미롭다. 달리기를 핸드라이팅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가 떠오를까.

    나의 라이팅 작업은 컴퓨터 폰트처럼 규정된 것이 아니다. 같은 텍스트를 쓰더라도 감정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느낌을 오롯이 선 하나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 꽤 흥미롭다. 달리기를 생각하면 설레고 삶의 어떤 희망, 목표가 그려진다. 텍스트로 풀어낸다면 가장 쉽게 ‘Run’에서 시작하여 ‘Hope’, ‘Dream’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Q 포스터 속 Q는 달리기 트랙처럼 보이기도 하고, 관람객에게 던지는 질문 같기도 하다.

    보이는 그대로 Q이기도 하고 트랙이기도 하다. Q는 ‘Queen’을 상징하며 엄마를 포함한 모든 여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첫 번째 집은 엄마의 배 속이었고 그곳에서 출발하여 지금 삶의 트랙 어딘가를 달려가는 중이니.

    Q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꼭 한번 달려보길 권하는 코스가 있다면.

    삼청동에 있는 삼청공원을 추천한다. 한 바퀴를 돌면 딱 1km이고, 계단과 오르막, 내리막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가볍게 달리고 훈련하기에 적합하다. 코스 중에 낮은 산 중턱쯤 되는 말바위에도 꼭 들러 스트레칭을 하며 머물러보기를 권한다. 날씨가 좋은 날은 63빌딩과 잠실 종합경기장도 볼 수 있다.

    INFORMATION

    Novo 개인전 <More Hope Run>

    -4월 3일(수)~28일(일)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6층)

    -WEB http://lereve-studio.com/

      에디터
      조소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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