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YMMETRY
2019 ‘서바이벌 패션 K’ 그랑프리로 패션 세계에 입성한 ‘지수’. 비대칭과 불균형에서 오는 불완전의 미학을 <보그>가 재해석했다.
‘패션쇼’의 사전적 의미는 패션 디자이너가 다가올 시즌의 옷을 미리 공개하는 행사다. 그리고 유행이 만들어지는 시점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제 막 자신의 레이블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디자이너에게 패션쇼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쯤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여러 면에서 후원자가 필요한 그들을 위해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와 미국 <보그>는 CFDA/Vogue 패션 펀드를 통해 시대를 이끌 패션 리더를 선발해 적극 후원하고 있다. LVMH 그룹의 LVMH 프라이즈 역시 패션 인큐베이터를 자처한다.
전 세계 패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에서도 신인 디자이너 발굴,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보그>와 두타몰, 동대문미래창조재단,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서바이벌 패션 K’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7월부터 응모를 시작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디자이너 세 명의 파이널 컬렉션이 10월 패션 문화 플랫폼 ‘두타 벙커’에서 공개됐다. 그중 대상은 비대칭, 불균형한 형태에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가미한 디자이너 김지수의 브랜드 ‘지수(Zisu)’가 차지했다. 브랜드 지수의 컬렉션은 패션 화보로 기록된다. <보그> 패션 전문가들이 그랑프리 수상자 김지수를 만났다.
2019 ‘서바이벌 패션 K’에서 대상을 받았다. 패션계에 공식 데뷔하게 됐는데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90년생 김지수.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London College of Fashion(LCF)’에 진학했다. 졸업 후엔 빨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어서 ‘서바이벌 패션 K’에 지원했다. 영광스럽게도 대상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대학에 진학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듯하다. 한국에서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춰 배우기보다 마케팅이나 소재에 대해 배웠다. 졸업 패션쇼를 준비하면서 디자인을 보다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곧장 유학을 결정했다.
수많은 해외 패션 전문학교 중 영국 LCF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학교보다 도시를 결정하는 일을 더 고민했다. 그래서 학교를 선정하기 전에 뉴욕과 런던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상업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 뉴욕보다 분방한 런던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예술, 문화, 다양성 등 패션에 국한하지 않고, 디자인 자체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길 원했다.
‘서바이벌 패션 K’에 출품한 파이널 컬렉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다. 보다시피 여성만 갖고 있는 보디라인에서 출발했다. 상세히 보면 가터벨트나 뷔스티에 등 란제리 디테일, 노골적인 트임, 몸의 실루엣 등을 통해 여성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비대칭 요소를 더해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를 강조했다.
디자인할 때 주로 어디서, 무엇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 바로크 시대 복식에서 영감을 얻는다. 화려한 프랑스 궁정의 모습, 이탈리아의 섬세한 레이스 기술, 몸의 형태를 벗어나는 극도로 과장된 실루엣 등등. 그런가 하면 영화 주인공이나 노랫말도 영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언제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나? 많은 이가 그렇듯,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옷을 무척 좋아했다. 패션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명확하게 염두에 두진 않았지만, 패션 관련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계속해왔다.
브랜드 ‘지수’만의 특징은 뭔가? 주름 디테일이다. 학창 시절 드레이핑 수업을 들으면서 주름의 다양한 형태에 매료됐다. 스키아파렐리처럼 자연스러운 형태의 주름도 있지만 정확한 규격의 기계 주름, 몸을 잡아주기 위해 사용하는 주름 등등 주름의 세계는 생각보다 다채롭다. ‘지수’의 옷에선 입체적으로 완성된 아주 촘촘한 주름 디테일을 볼 수 있다. 원단 패턴처럼 보일 정도다.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주름 디테일을 다양하게 응용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누구보다 멋지게 시작했으니, 이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지수만의 고유한 스타일은 잃지 않되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이너!
- 패션 에디터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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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에디터
- 이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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