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의 호흡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동시에 장악한 한 배우가 있습니다. 많은 이의 인생 드라마로 떠오른 JTBC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혹은 구자경)’, 영화 <범죄도시 2>의 강렬한 악당 ‘강해상’. 흥미롭게도 구씨와 강해상은 배우 손석구라는 지점에서 만납니다.

손석구는 <나의 해방일지>의 극 중 본명인 구자경보다 ‘구씨’라는 호칭으로 더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알 수 없는 과거를 가진 그는 경기도의 한 조용한 마을에 정착해 밭일과 싱크대 일을 도우며 살죠. 낮에는 말 한마디 없이 죽어라 일만 하고, 해가 질 때가 되면 집 앞 평상에 가만히 앉아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초점 없는 그의 눈동자는 텅 비어버린 마음을 대신 보여주죠.

그런 구씨의 마음을 누군가가 휘젓기 시작합니다. 허무하고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가던 ‘염미정(김지원)’이 “나를 추앙하라”라고 말하면서부터 구씨의 삶에 낯선 길이 보이고, 그는 주저하면서도 그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비록 어두운 과거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구씨이지만, 그의 마음에 ‘염미정’이라는 이름만은 오롯이 남게 됩니다.
손석구가 그리는 구씨는 모든 장면에서 자신만의 호흡을 유지합니다. 온전히 구씨로 분한 손석구는 보는 이가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죠. 결국 손석구의 연기에 보는 이들은 고집을 잃고 흡수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손석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영화 <범죄도시 2>에서 그는 섬찟한 악당으로 변신해 관객을 혼돈에 빠트립니다.

손석구는 극 중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악당 ‘강해상’으로 변신했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하고 협박하는 최강 악당이죠. 몸을 불리고 머리를 짧게 깎고 수염을 기른 채 시커먼 강해상이 된 그는 새로운 빌런으로 떠올랐습니다.

손석구는 강해상을 울분이 많은 인물이라고 해석해 스태프들과 많은 회의 끝에 지금의 강해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과 살 떨림으로 강해상의 디테일을 살려냈고, 캐릭터에 대한 그의 자신감은 결국 관객을 붙잡는 데 성공적으로 작용했죠.
손석구는 이제 또 다른 캐릭터로 대중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촬영에 한창인데요, 날것 그대로의 거친 매력을 선보이는 손석구의 독특한 호흡이 이번에는 어떻게 녹아들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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