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를 겨냥한 핸드백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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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겨냥한 핸드백 전쟁

2022-06-27T18:53:29+00:00 2022.06.24|

가장 유명한 보석상 두 곳이 Z세대를 유혹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의 지갑을 계속 열기 위해 일을 꾸민다. 수익성 좋은 핸드백 시장 점유율에 눈독 들이는 그들을 <보그 비즈니스>가 취재했다.

피렌체 남서쪽 스칸디치(Scandicci)에 있는 모델레리아 까르띠에(Modelleria Cartier)에서 장인 10여 명이 신상 까르띠에 핸드백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그중 한 장인이 정밀한 재단기로 가죽을 자른다. 두 번째로 가죽 패널 가장자리를 꼼꼼하게 칠한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미켈란젤로가 있습니다.” 까르띠에 가죽 제품 및 액세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말린 유슨(Marlin Yuson)이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또 다른 장인은 가방 잠금장치를 제작하기 위해 네모난 작은 가죽을 금속 조각 위에 세팅한다. 유슨은 이 과정을 다이아몬드 세팅 과정에 비유하며 “이것은 가죽 제품에 쓰이는 주얼리죠”라고 말했다. 그 핸드백은 9월 출시 예정이다. 도금된 황동 잠금장치를 비롯해 까르띠에 주얼리와 아이콘을 참조한 디자인을 기대해볼 만하다. 하지만 유슨이 볼 때 그 주얼리와 닮은 점은 그 무엇보다 뛰어난 장인 정신과 그것의 활용이라 할 수 있다.

까르띠에는 가죽 제품을 대대적으로 재조명한다. 지난해 4월 선보인 ‘더블 C(Double C),’ 11월 출시한 우아하고 구조적인 핸드백 ‘판테레(Panthère),’ 9월 출시할 새 모델이 이를 보여준다. 280개 매장을 통해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까르띠에는 신규 고객을 모집하고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핸드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피렌체 아틀리에 모델레리아 까르띠에를 인수했고,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주연으로 열연한 릴리 콜린스(Lily Collins)를 기용해 마케팅 캠페인을 펼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불가리 또한 이 브랜드의 상징 뱀 모티브를 접목한 ‘세르펜티(Serpenti)’ 숄더백 을 비롯, 협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보석 라인을 참조해 새로운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핸드백에 더 정성을 기울인다. LVMH 소유의 이 주얼리 기업은 핸드백 전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할 계획이라고 불가리 가죽 제품 및 액세서리 담당 상무이사 미레이아 로페즈 몬토야(Mireia Lopez Montoya)가 밝혔다.

“이번 가죽 제품 사업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면서 상당한 마케팅 투자도 수반됩니다.” 까르띠에 최고 마케팅 책임자 아르노 카레(Arnaud Carrez)가 말했다. “이와 동시에 리테일 네트워크(액세서리 제품을 멋지게 소개할 신규 매장)의 리노베이션과 노하우 보존을 위해서도 투자가 이뤄질 겁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에두아르 오빈(Edouard Aubin)의 추산에 따르면, 가죽 제품은 현재 까르띠에 총매출의 3% 미만이며, 매출액은 2022년 3월 회계 연도까지 85억 유로에 달했다(까르띠에는 이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리치몬트(Richemont) 산하의 까르띠에는 이미 이 분야에서 정통성을 지닌 플레이어다. 까르띠에 백의 시작은 그 기업이 준보석, 때로는 거북 등껍데기(현재는 불법)로 만든 잠금장치가 달린 주문 제작 가방을 전문으로 만들던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3년에는 ‘머스트 드 까르띠에(Must de Cartier)’ 핸드백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980년대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고, 특히 버건디 스타일은 리세일 웹사이트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불가리는 1940년대부터 주로 이브닝 파티에 어울릴 만한 고가의 핸드백을 제작해왔고, 지난 20년간 그 제품군을 평상복에 어울리는 가방까지 확대해왔다. 2006년 당시 불가리 CEO였던 프란체스코 트라파니(Francesco Trapani)는 리테일, 신제품 카테고리, 마케팅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으며, “액세서리 전용 매장에서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롤아웃, 즉 신상품 발표회를 실시하면서 핸드백 사업에 집중했고, 복합적인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라고 시티(Citi)의 럭셔리 상품 애널리스트 토마스 쇼베(Thomas Chauvet)가 회상했다. “그 투자가 금융 위기와 맞물렸습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약화시키고 말았죠. 결국 2011년 3월 LVMH가 인수하게 된 겁니다.” 루이 비통과 디올을 소유하고 가죽 제품에 대한 명백한 정통성과 전문성을 가진 LVMH는 “분명히 이 카테고리의 회생에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라고 이 애널리스트가 설명했다.

로마에 본사를 둔 불가리는 신상품을 출시한다. 뱀 머리 잠금장치가 달린 ‘세르펜티 이스트 웨스트(Serpenti East West)’ 백은 6월, 뒤이어 7월에는 뱀 몸통 모양 톱 프레임이 달린 ‘세르펜티 파우치(Serpenti Pouch)’를 출시한다. 가죽 제품군에서 세르펜티 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에 이른다. 불가리는일찍이 로테이팅 디자이너 방식을 채택했고, 2017년부터 니콜라스 커크우드, 알렉산더 왕, 앰부시의 윤 안, 마리 카트란주 등과 협업해왔다. 최근에는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카사블랑카(Casablanca)의 샤라프 타제르(Charaf Tajer)와 협업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두 번째 제품이 얼마 전 매장에 입고됐다.

그렇다면 백을 향한 관심이 가속화되는 이유는 뭘까? 장 크리스토프 바뱅(Jean-Christophe Babin) 불가리 CEO는 이 취재를 위한 인터뷰에서 “향수와 아이웨어, 작은 아이템을 포함한 가죽 제품을 통해 Z세대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그는 가죽 제품 고객의 약 75%가 신규 고객이라고 밝혔다. 이 브랜드 사업 실적에서 가죽 제품 점유율에 대한 공개는 거부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10%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핸드백을 상징적인 세르펜티 제품 라인과 연결 지은 아이디어가 성공적이었습니다.” 컨설팅 업체 번스타인(Bernstein)의 선임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Luca Solca)가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억 유로였다(LVMH는 각 브랜드의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는다). “주얼리 브랜드가 가죽 제품을 통해 더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으며, 더 폭넓은 고객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품군을 핸드백으로 확장함으로써 또한 브랜드의 구매 빈도를 높일 수 있죠. 끝으로 핸드백은 브랜드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 제품 자문 회사 오르텔리(Ortelli)의 상무이사 마리오 오르텔리(Mario Ortelli)가 말했다. “지금까지 가방 카테고리에서 가장 성공한 보석 브랜드는 까르띠에와 불가리였습니다. 티파니가 이 사업에 진출하게 될지, 그게 언제일지 두고 보자고요.”

현재 티파니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가죽 제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는다. LVMH가 인수함에 따라, 미국의 이 주얼리 브랜드는 이 부문에서 더 많은 이목을 끌 기회를 찾을지도 모른다. 쇼파드는 자사 주얼리를 참조해 몇 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960파운드의 송아지 가죽 ‘해피 하트(Happy Hearts)’ 미니 체인 백과 1,910파운드의 퀼팅 송아지 가죽 ‘아이스 큐브’ 숄더백을 꼽을 수 있다. 리치몬트 소유의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은 특허받은 상징적인 금속 ‘미노디에르(작은 화장품 보석 케이스)’를 1933년에 출시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 컬렉션의 일부가 된 가죽 백을 가끔 제작했다. 하지만 사업을 더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새로운 젊은 고객층 확보 외에도 핸드백은 매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신선함을 주입하며 계절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또한 까르띠에의 카레가 언급한 대로 보석과 시계를 가로로 진열하면서 ‘수직성(Verticality)’을 조성하고, 고객이 매장을 더 자주 찾을 구실을 마련해준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석과 시계는 대개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나 기념일과 관련된 특별한 행사를 위해 구매한다. 에르메스와 샤넬 같은 브랜드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얻어낼 기회라는 점이 주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까르띠에는 핸드백 가격을 2,000~3,200유로 사이에서 책정한다. 그것은 5,000유로 정도로 가격을 책정하고 최근 인상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에르메스나 샤넬 핸드백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스위트스폿이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에두아르 오빈은 “샤넬에 이어 루이 비통(카퓌신(Capucines)의 가격은 2020년 이후 20% 이상 올랐다)과 디올의 가격 인상은 까르띠에와 불가리를 비롯한 나머지 브랜드에 숨 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까르띠에는 핸드백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 “보석과 시계 가격은 몇 달 전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가죽 제품의 주요 컬렉션이 최근 재출시되는 바람에 가격을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카레가 밝혔다(시릴 비네론(Cyrille Vigneron) 까르띠에 사장 겸 CEO는 몇 달 전 리치몬트 연례 실적 발표회에서투자자들에게 “까르띠에가 5월에 보석과 시계 가격을 한 자릿수 인상했으며, 이는 달러 강세에 따른 통화 효과와 금값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가리 핸드백의 가격은 약 2,000유로에서 시작하지만, ‘에메랄드 매그니피카 세르펜티(Emerald Magnifica Serpenti)’는 36만 유로에 달한다. 특별한 고객층을 위한 이 독특한 악어 가죽 제품에는 브로치나 펜던트로 착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 세팅의 탈착 가능한 뱀 머리 보석을 장식했다. (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