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데뷔 35년 만에 ‘스타일’로 세계를 기대하게 만들다
브래드 피트가 레드 카펫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물론 그가 가는 길은 늘 환호성으로 가득 차지만, 이번엔 좀 색달랐습니다. 지난 7월 19일 영화 <불릿 트레인> 독일 베를린 시사회장에서 선보인 스커트 룩 때문이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친 유럽에서는 그가 남성들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는 기사가 등장할 정도로 호평 일색이었죠.
피트의 새로운 스타일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는 그의 태도에 있었습니다. 수트부터 스커트까지 ‘내가 소화할 수 없는 룩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굉장히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거든요. 8월 1일 LA 시사회에서 늘어진 녹색 리넨 정장에 노란색 운동화 차림도 마찬가지였죠.
이번 <불릿 트레인> 월드 투어에서 그가 보여준 태도는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점프를 하거나 동료 스타들을 백 허그 하는 등 정말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거든요. 물론 동료들의 표정까지는 케어할 수 없었지만, 일단 할리우드 스타들이 흔히 겪는 불안이나 과도한 흥분에서 비롯된 우발적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브래드 피트는 스커트 룩을 선택한 동기에 대해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죽을 거니까, 망가지자!”고 했죠. 우리 식으로 풀이하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볼래, 그럼 안 돼?’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그 브리티시>는 브래드 피트의 스타일을 두고 ‘IDGAF’라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힙합계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인 IDAGF는 ‘I Don’t Give A Farthing’의 약자로 ‘난 무엇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강렬한 의미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수트 차림이 익숙한 그에게서 힙합의 자유로운 향기라니! 영미권에서 그토록 반응이 열광적인 이유가 드러났죠. 우리의 스타 이효리가 자신의 모든 영광을 내던지고 제주도의 삶을 택했을 때 우리가 느낀 해방감이랄까요?
물론 실험적인 남성복을 보는 일은 익숙합니다. 사랑스러운 티모시 샬라메가 가슴 밑을 드러내거나 빌리 포터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것도 봤으니까요. 하지만 브래드 피트가 50대 후반에 의상에 변화를 주는 것만큼 신선하진 않죠. 청바지를 입은 미남에서 꾸미는 재미에 빠진 패션광으로 변하다뇨.
그는 한국 투어에서도 핑크 리넨 수트, 데님 소재의 루시 스타일 수트까지 컬러풀한 의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그가 독일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투어에서 입었던 옷은 모두 한스 니콜라스 모트(Haans Nicholas Mott)의 작품입니다.
유독 더운 여름이라 리넨을 입은 것인지, 유독 한스의 스타일에 빠진 것인지는 이번 겨울 개봉할 영화 <바빌론> 투어에서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그가 다음번에는 어떤 스타일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누가 알았을까요?
브래드 피트가 스타일로 전 세계 사람들을 기대감에 들뜨게 만들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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