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재해석한 스탠리 큐브릭의 세계, 구찌의 ‘익스퀴짓(Exqui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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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재해석한 스탠리 큐브릭의 세계, 구찌의 ‘익스퀴짓(Exquisite)’

2022-09-15T13:40:33+00:00 2022.09.15|

2015년, 알레산드로 미켈레(Aressandro Michele)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며 패션계는 지각변동에 휩싸였다. 7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이 장발의 이단아는 항상 대중문화와 역사적인 레퍼런스 사이를 넘나들며 디자인을 통해 그 경계를 허물고 있다. 그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익스퀴짓 구찌(Exquisite Gucci)’ 2022 F/W 컬렉션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디다스와의 협업은 물론, 전설적인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에게 바치는 헌사를 선보였기 때문.

이번 캠페인은 철학적인 영화 감독이자 영화계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 대한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찬사를 담았다. 큐브릭 감독의 다양한 범주를 넘나드는 실험 정신에 영감 받아, 그 파격적인 접근법을 탐구하고, 그의 영화들을 창의적으로 포착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큐브릭 감독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장면 묘사를 게임 혹은 역사적인 느낌의 배경들과 함께 표현한 것이 특징.

“구찌와 아디다스의 만남은 일종의 모호한 화학 실험과도 같았습니다.” 줌을 통해 만난 구찌의 디자이너는 즐겁다는 듯 말했다. “캠페인 영상을 제작할 때의 마음가짐 역시 같았습니다. 큐브릭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들에 컬렉션을 끼워 넣으려 했죠. 제 옷들이 큐브릭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면서도, 완벽히 이질적인 무언가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시네마와 영화업계가 배출한 최고의 천재 중 한명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듀오 포토그래퍼 머트 앤 마커스(Mert and Marcus)가 촬영 및 총괄 디렉팅을 맡았고, 미켈레와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크리스토퍼 시몬즈(Christopher Simmonds)가 아트 디렉팅, 밀레나 카노네로(Milena Canonero)와 샬롯 월터(Charlotte Walter)가 의상 디자인을 담당했다. 세트 디자인을 담당한 기데온 폰테(Gideon Ponte)는 큐브릭의 영화 속 장면들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부드러운 튤 소재 주름 장식이 있는 몽환적인 이브닝 드레스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Space Odyssey, 1968)>에 나오는 무균 상태의 디스토피아적인 우주선, 디스커버리 원(Discovery One) 안에서 등장한다. 1971년의 <시계태엽 오렌지> 속 90년대 특유의 섹시한 무드를 담은 슈즈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포츠웨어의 범주를 벗어나 새롭게 선보였던 아디다스 가운은 빅토리아 시대의 의상이 되어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의 새로운 캐릭터와 함께 등장한다. 이외에도 1980년의 <샤이닝>, 1999년의 <아이즈 와이드 셧>까지 말이다. 

“놀라운 팀원들, 특히 저보다도 강박적이고 꼼꼼한 카노네로와 일하는 것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카노네로는 스탠리 큐브릭과 함께 일하기도 했었죠. 이런 프로젝트는 최고들과 일해야만 실현 시킬 수 있습니다” 미켈레가 캠페인 제작 과정에 대해 돌아보며 말했다. “<배리 린든>에서 영감을 받아 아디다스의 스트라이프가 섞인 빅토리안 풍의 드레스가 ‘완벽하게 빅토리아 식으로’ 차려 입은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물론 제작 과정이 온전히 순조롭지는 않았다. “항상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각기 다른 전문 분야에 종사하며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 역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실제로 영화 촬영에 사용된 의상들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잘 보존되지 않은 의상들도 있었으니 말이죠. 때문에 몇몇 피스들은 빠르고 최대한 정교한 재창조 과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미켈레는 캐스팅 또한 쉽지 않았다 말했다. “각 씬에 어울리는 모델들 역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선정했습니다. 실제 영화를 촬영할 때처럼 말이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다양한 영화들을 바탕으로 한 이번 ‘익스퀴짓 구찌’ 컬렉션 캠페인은 미켈레의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가 절충적이고 조화롭지 않은 방식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모험과 삶을 표현하는 힘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옷은 단순히 패브릭 그 이상으로 우리가 진정 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단이자 갈망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즉, 구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철학과 실험 정신에 찬사를 바치는 동시에, 미켈레가 생각하는 의복과 영화가 가지는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미켈레가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에 대해 물었다. “구찌와 함께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곧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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