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11월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3

2022.11.02

by 이정미

    11월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3

    마음이 차분해지는 늦가을, 예술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선사할 전시를 소개합니다.

    맨디 엘 사예 & 이근민 2인전<Recombinant>

    Portrait of Mandy El-Sayegh.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Abtin Eshraghi

    Portrait of Keunmin Lee, 2022.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맨디 엘 사예(Mandy El-Sayegh)와 이근민의 2인전 <Recombinant>가 리만머핀 서울에서 11월 3일부터 12월 10일까지 열립니다. 신체와 제도적 맥락에 천착해온 이들은 작품에 신체를 비롯해 병원, 교도소 등의 요소를 등장시켜, 개인의 고유성을 지우고자 하는 제도적 구조와 그로 인해 소외된 개개인이 스스로를 대변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전시 제목은 ‘재조합 DNA(Recombinant DNA)’라는 유전학 용어에 기인한 것으로, 여기서 재조합이란 ‘분리된 DNA 절편을 유전자에 다시 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이 발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와 세포, 유기체의 유전 정보 등을 상호 교환한다고 하는데요. 이는 두 작가의 만남 및 이번 전시의 시작과 긴밀한 연관성을 지닙니다. 검색엔진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맨디가 이근민의 작품을 우연히 발견한 것을 계기로, 두 작가가 여러 해 동안 원격으로 교류하며 전시를 준비했기 때문이죠. 운명 같은 우연으로 탄생한 이번 전시를 통해 두 작가의 신작을 한 공간에서 만나보세요.

    장소 리만머핀 서울 예매 무료 전시 인스타그램 @lehmannmaupin

    로버트 라우센버그 개인전 <코퍼헤드 1985/1989>

    로버트 라우센버그, ‘라우센버그 해외문화교류전’, 산티아고 국립미술관, 1985.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Paris·Salzburg·Seoul. 사진: 작가 미상 ©The Robert Rauschenberg Foundation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새로운 소재와 기술에 대한 실험 정신을 기반으로 작업해온 미국 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개인전 <코퍼헤드 1985/1989>를 11월 3일부터 12월 23일까지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라우센버그의 작업 세계에서 주요한 작품군인 ‘코퍼헤드(Copperhead)'(1985/1989) 연작과 그 출발점이 된 ‘코퍼헤드 바이트(Copperhead Bites)’ 연작 등을 소개하는데요. 작가에 따르면 ‘코퍼헤드 바이트’라는 제목은 금속 지지대에 이미지를 새기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빗댄 것으로, ‘작품 이미지가 구리를 베어 문 자국’을 뜻한다고 합니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개인전 ‘코퍼헤드 1985/1989’ 전시 전경, 타데우스 로팍 서울,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Paris·Salzburg·Seoul. Photo by Cho Hyun Jin

    “예술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재료를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에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 새로운 재료는 참신한 연상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고유한 물성과 특유의 성질을 지니며, 이는 우리에게 색다른 제3의 접근을 시도하도록 권한다.”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버트 라우센버그 개인전 ‘코퍼헤드 1985/1989’의 전시 작품, 타데우스 로팍 서울,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Paris·Salzburg·Seoul. Photo by Cho Hyun Jin

    라우센버그는 예술과 함께해온 수십 년 동안 연주자, 장인, 엔지니어 등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왔는데요. ‘코퍼헤드 바이트’ 또한 예술을 매개로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소통하고자 고안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그는 1984년 칠레에서 연구를 진행하다 구리가 칠레 경제에 중요한 원자재임을 알게 되었고, 구리 광산과 주조 공장을 방문해 다양하고 선명한 색조를 얻을 수 있는 변색 약품 활용법을 전수받아 작품에 접목합니다. 이를 통해 구리판 위에 이미지를 만들고 변색 기법으로 마무리한 12점의 ‘코퍼헤드 바이트’를 제작했죠. 각 작품에는 동물, 건축물 파사드, 그래피티, 각종 표지판 등 다양한 도상이 담겨 있는데요, 이는 작가가 연구차 칠레를 여행하는 동안 촬영한 흑백사진에서 추출한 이미지입니다. 당시 촬영한 사진 작품 6점 또한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장소 타데우스 로팍 서울 예매 무료 전시 인스타그램 @thaddaeusropac

    베이롤 히메네즈 개인전 <Grass on a Busy Street; 분주한 거리의 들풀>

    베이롤 히메네즈 개인전 ‘Grass on a Busy Street; 분주한 거리의 들풀’ 전시 전경

    베이롤 히메네즈 개인전 ‘Grass on a Busy Street; 분주한 거리의 들풀’ 전시 전경

    (왼쪽) Bayrol Jiménez, The Hero of the Thousand Helmets, 2022, Painting – Oil on canvas, 180 x 140 cm. (오른쪽) Bayrol Jiménez, The Spirit of the Corn Seeds, 2022, Painting – Oil on canvas, 180 x 140 cm.

    멕시코 작가 베이롤 히메네즈의 아시아 첫 개인전 <Grass on a Busy Street; 분주한 거리의 들풀>이 현재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히메네즈는 멕시코의 역사와 문화, 고대 아즈텍 문명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인데요. 코믹스트립과 멕시코 대중문화 등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그는 화면에 식물, 인간, 합성 생명체 같은 다양한 형상을 등장시키는 재치 있고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히메네즈의 회화 9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고대 아즈텍 문명과 신화에 대한 기존 연구를 확장해, 과거의 것으로부터 현대사회를 새롭게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12월 2일까지.

    장소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예매 무료 전시 인스타그램 @peresprojects

    프리랜스 에디터
    이정미
    포토
    리만머핀 서울, 타데우스 로팍 서울,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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