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아이템

이솝, 그 다름과 힘 ① – 원칙의 시작점

2022.12.15

by 송가혜

    이솝, 그 다름과 힘 ① – 원칙의 시작점

    지난 9월 이솝의 초대로 방문한 런던 ‘이솝 리젠트 스트리트(Aesop Regent Street)’ 스토어는 브랜드의 DNA를 이어받은 전초기지 같은 매장입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흥미로운 리테일 공간에서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흠잡을 데 없는 서비스,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제품과 은밀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페이셜 트리트먼트를 경험할 수 있죠. 이솝의 모든 제품이 우리의 화장대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주시하며,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솝 CCO 수잔 산토스(Suzanne Santos)를 런던에서 마주했습니다. 이솝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수잔이 얻은 교훈과 스타일,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LESS IS MORE

    이솝의 역사는 창립자인 데니스 파피티스가 호주에서 첫 번째 살롱을 오픈하면서부터 시작되었어요. 건축학에 대한 관심이 스토어 디자인으로 이어졌고, 예술작품 같은 섬세한 디테일로 완성한 이 공간에는 좋은 음식과 와인, 문학, 음악이 함께 했죠.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에센셜 오일을 적극 사용했다는 것인데 그 시기에 사람들은 인센스와 에센셜 오일을 애용했고 하나의 산업이 형성되어 그 흐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데니스의 살롱은 단기간에 굉장히 유명해졌고 수많은 사람이 방문했어요.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누구나 원한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살롱은 굉장히 까다로운 방침을 처음부터 고수했죠. 평범한 음악이나 커피처럼 평이한 메뉴는 찾아볼 수 없었고 수입 잡지가 구비되어 있었어요. 참, 오일 버너도 있었죠. 독특한 점이었어요.

    ALL IS WELL

    음식, 문학, 음악 그리고 오일 버너 블렌드는 우리 삶 전반에 늘 함께했어요. 이 모든 요소, 이 모든 상징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죠. 하나의 길을 고집한 것이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 생각해요.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생각과 고객이나 물건에 관한 것이든, 게스트를 접대하는 것이든 우리와 인연이 닿는 모든 이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편안함을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하는지에 대한 집념이 우리의 성공에 기여했고, 그 중심에 갈색 병(Amber Bottle)이 있습니다. 핸드 밤과 샴푸로 시작해 머지않아 오일과 보디 제품까지 추가했어요. 어느 시점에는 일곱 가지에서 아홉 가지 정도가 있었는데 그 제품이 성공적으로 판매되면서 우리는 해외로 진출하게 되었죠. 지금 회상하면 약간 무모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BRAVE HEART

    우리는 돈도 없고 브랜드 평판도 미미했어요. 그저 ‘사람들’뿐이었죠. 우리를 믿어주고 우리 제품과 회사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써준 사람들만 있었어요. 핸드 & 보디 제품에 이어 스킨케어를 추가했고 스킨케어 또한 전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용감했고 대담했어요. 데니스는 늘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어요. 당시 대다수의 화장품 회사는 에센셜 오일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에는 향료와 인공색소가 많이 들어가 있었죠. 에센셜 오일을 함유한 헤어나 보디, 스킨케어 제품의 탄생은 굉장히 소수였고, 그런 브랜드조차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될 순 없었어요.

    POINT OF VIEW

    화장품 업계는 달라졌어요. 고작 다섯 명, 굉장히 소규모였던 우리가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업계를 뒤흔들었죠. 우리는 철학적으로 달리 생각했고 화장품 성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에 다른 접근법을 취했어요. 그리고 퀄리티, 즉 품질만큼 개개인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에게는 보틀이 중요했고, 그 당시 뷰티 업계에서 우리를 모방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갈색 병(Amber Bottle)이 없던 시절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브랜드가 우리를 따라 했죠. 블랙 & 알라바스터 컬러의 라벨도 없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가진 성분의 조합도 없었죠. 시장이 크게 변화했고 그들은 모방했죠. 모두가 우리를 따라 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세상은 건재했죠. 이솝 스토어에 방문하거나 사무실을 방문하면 우리 브랜드의 순수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THE SINK

    아마 우리는 전 세계 최초로 세면대를 매장 특징으로 활용한 브랜드일 거예요. 이제는 홈 디자인에도 활용되고 어디서나 많이 볼 수 있지만요. 이 세면대를 스토어에 설치한 행위 자체가 화장품 업계가 그동안 해온 것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또한 선반을 배치한 방식, 우리가 제품에 대해 소통한 모든 것. 또 벽, 고객이 모든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처음 접한 방식이었죠. 스토어 뒤에는 우리 직원이 앉아서 음식을 준비할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어요. 루이스폴센 조명도 뛰어난 포인트였어요. 클래식한 루이스폴센 조명도, 아마 그 시절 호주에서는 그런 조명을 본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이솝 스토어에는 다섯 개가 있었죠. 우리가 조성한 공간은 지금까지 리테일 매장에서 본 적도 없고 참고할 예시조차 없었죠. 스토어는 처음 고객이 들어오는 곳으로 직원이 하나가 되어 편안하게 제품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고안했어요. 고객은 우리 스토어에 들어와서 제품을 들어서 구경하며 편안함을 느끼겠죠. 그리고 지붕에 앰프를 설치하는 것 또한 굉장한 비용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그렇게 하질 않았어요. 우리 스토어에 들어와 두꺼운 브라운 컬러의 카펫에 서서 음악을 듣고 인테리어를 보는 누군가는 다른 세상에 있다고 느꼈죠.

    NATURAL SCIENCE

    이솝은 절대 ‘내추럴(천연)’이라고 브랜드를 설명하지 않아요. 이솝에 과학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데니스는 과학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가졌으며 이솝 제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많은 과학자와 함께하고 있어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우수한 효능 때문이에요. 그저 에센셜 오일 때문이 아니라 피부 친화적인 식물성 원료가 많기 때문이에요. 식물성 성분과 잘 맞는 인공 성분을 조합해 제형을 만들 수 있다면 아마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겠죠. 이솝 제품 중 식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은 없습니다. 신중한 연구 끝에 포함된 인공 성분이 더 주를 이루는 제품도 있죠. 그런데 이솝의 포지셔닝에 대해서는 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있어요. 이를테면 ‘루센트 페이셜 컨센트레이트’나 ‘서블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는 경쟁 제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분들이 각자 피부에 작용해 효과가 있도록 만들었고, 그저 소구점이 아니라 성능을 위해 선택했죠. 오늘 잠들기 전에 나이트 마스크를 발라보세요.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피부가 더 부드러울 거예요. 우리 제품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이 무엇인지 잘 알기 때문이죠.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제품을 이야기합니다.

    WORK IN PROGRESS

    제품을 완전히 출시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2년이 걸리며, 구상부터 개발, 테스트, 제조와 출시에 이르기까지 많은 협력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우리가 만드는 각각의 새로운 제제가 우수한 품질, 안전성과 효능을 갖도록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이솝의 고도로 숙련된 사내 화학자들은 제품 개발을 위해 모든 측면을 면밀히 조사하고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애씁니다. 한 번에 다양한 개발 단계에서 여러 제품을 보유할 수도 있지만, 일부 제품만 시장에 출시할 수도 있죠.

    이솝 ‘B 트리플 C 페이셜 밸런싱 젤’

    이솝 ‘서블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

    NEEDS & APPROACHES

    이솝은 소비자의 진정한 필요성에 대응해 제품을 개발합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브랜드의 성공에 중요하게 작용했고, 이정표가 되는 중요한 순간을 공유합니다. 먼저 2003년에 출시된 ‘B 트리플 C 페이셜 밸런싱 젤’은 비타민 B와 C를 풍부하게 함유한 수분 공급 제품으로 ‘꿀’ 같은 독특한 텍스처로 기억에 남는 감각적인 스킨케어를 선사합니다. 이 제품은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실리콘 기반의 스킨케어 세럼에 대한 이솝의 대안으로 개발했는데요, 실리콘 기반 제품은 확실히 가볍고 건조하고 발림성은 뛰어나지만 피부에 전하는 실질적인 효능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B 트리플 C 페이셜 밸런싱 젤은 알로에 베라 기반의 독특한 젤 타입으로 피부를 지탱하는 비타민 B와 C를 충분히 전달하도록 제조했습니다. 애초에 지성 피부와 복합성 피부를 위한 세안 후 밸런서로 고안된 B 트리플 C 페이셜 밸런싱 젤은 독특한 텍스처와 피부를 감싸는 사용감을 즐기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기에 출시 이래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다음 주자는 ‘서블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입니다. 2020년 선보인 이 제품은 비타민이 풍부한 트리트먼트를 공급하는 일회용 시트 마스크의 대안으로 탄생했죠. 우리는 ‘스킨케어 플러스 레인지’의 일부로 건성 피부, 탈수 피부, 칙칙하거나 메마른 피부, 피곤한 피부에 복합적인 효과를 선사하는 수용성과 지용성 비타민이 결합된 제품을 제조하고자 했습니다. 영양이 풍부하고 집중적인 수분을 공급하는 이 놀라운 젤-크림 타입의 제품은 에몰리언트, 휴멕턴트, 피부 장벽을 지탱하는 보호막을 형성하는 성분의 결합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제공해 결과적으로 수분 손실을 막고 전체적인 수분 공급을 개선합니다.

    THE COLLABORATION

    창의적인 감성은 예술가, 장인, 건축가와의 협업뿐 아니라 이솝의 고객 호스팅에 대한 접근 방식과 제품 구성 등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뒷받침합니다. 여러 번 얘기했지만, 우리는 좋은 디자인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제품 포장부터 인테리어 건축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측면에서 이런 정신을 구현한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공간을 만들면서, 종종 특정 재료와 기술의 사용에 숙련된 전문가와 함께 일하고, 그들의 분야에서 뛰어난 건축가나 디자이너와 파트너십을 맺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스토어도 동일한 곳은 없으며, 각각은 위치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합니다. 이런 창작물의 대부분은 ‘Taxonomy of Design’에 저장돼 있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찾는 분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생각을 가진 예술가, 갤러리, 작가와 문화적, 창조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예술로부터 끊임없이 영감을 끌어냅니다. 예를 들어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파리 리뷰를 뉴욕 첼시 스토어의 벽과 천장 디자인에 활용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협력은 삶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강조합니다. 창의적인 추구와 지적 호기심을 잘 사는 삶에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죠.

    A RECOMMANDATION

    ‘서울의 겨울’ 하면 ‘엘레멘탈 페이셜 배리어 크림’이 떠오릅니다. 크림 특유의 피부 보호 특성과 우수한의 탄력성 때문인데요. 거의 매일 활기찬 산책으로 아침을 시작하기 때문에, 찬 공기와 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제품은 없다고 생각해요. 또 민감한 피부와 민감해지기 쉬운 피부의 눈에 보이는 증상과 보이지 않는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제조된 제형의 ‘시킹 사일런스 페이셜 하이드레이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극받은 피부의 빠른 진정과 균형 잡힌 수분 공급을 보장합니다.

    곧 런던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웅장한 은둔의 안식처’ 이솝 리젠트 스트리트 스토어의 하이라이트인 페이셜 트리트먼트 서비스를 추천합니다. 회색빛 바닥부터 로지 계열의 색상 선택, 바닥에서 솟아오른 멋진 스파용 베드까지 질감과 색감, 가구 중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없죠. 이솝 사운즈 한남 스토어의 페이셜 트리트먼트와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에서 모든 것을 완전히 내려놓고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황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수잔과 만나고 호텔 방으로 돌아와 이솝의 숙련된 컨설턴트가 추천해준 ‘이그절티드 아이 세럼’,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인텐스 세럼’, ‘비 트리플 씨 페이셜 밸런싱 젤’, ‘서블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를 차례로 바르고 잠드니 다음 날 아침 피부에 활력과 생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완벽하게 균형 잡힌 텍스처가 바르는 재미를 더하죠. 하루 종일 런던 곳곳을 돌아다니며 쌓인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주현
    사진
    COURTESY OF AE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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