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Z세대가 사랑하는 화장품 크리에이터 8인

2023.03.05

by 송가혜

    Z세대가 사랑하는 화장품 크리에이터 8인

    요즘 젊은 세대에겐 직관적으로 시선을 끄는 외양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디자인은 물론 내용물, 지속 가능성까지 쟁취한 화장품 창조자 8인을 만났다.

    BY FAR

    쌍둥이 자매이자 친구 관계로 끈끈하게 얽힌 불가리아 여성 세 명이 2016년 공동 창립한 백 & 슈즈 브랜드 바이파(By Far). 특유의 밝은 컬러와 199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레트로 디자인으로 벨라 하디드, 켄달 제너, 헤일리 비버 등 ‘잇 걸’들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아이템 하나하나에 애정을 듬뿍 담은 만큼, 브랜드 이름은 창립자들의 아들 세 명의 알파벳(Filip, Alec, Roman)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 지난해 가을, 뷰티까지 영역을 확장한 이 영민한 브랜드의 창립자 중 발렌티나 이그나토바(Valentina Ignatova)와 대화를 나눴다.

    키 링을 연상시키는 향수를 출시했습니다. ‘바이파’다운 위트가 돋보여요. 향기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죠. 우리는 향수처럼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향기를 가시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액세서리 브랜 드 바이파만의 헤리티지를 이어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요. 그리하여 침실이나 욕실처럼 개인적인 공간에서 끌 어내 사람들의 가방, 청바지 주머니 위에 부착해 하나의 돋보이는 참(Charm) 액세서리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게 됐죠.

    일곱 가지 향을 아우르는 컬렉션의 이름은 ‘데이드림(Daydream)’입니다. 팬데믹 동안 출시를 준비했는데, 힘겨운 시기에 오히려 향기가 도피처처럼 작용했어요. 행복하고 즐거운 꿈을 꾸게 만드는 순간을 상상했고, 그것들이 향의 영감이 됐죠. 조향사 파니 발(Fanny Bal), 장 크리스토프 에로(Jean-Christophe Hérault), 카롤린 뒤뮈르(Caroline Dumur), 이 3인의 코끝에서 추억과 판타지를 담아내는 향기가 탄생했습니다. 모든 향수엔 장미와 머스크, 앰버 어코드를 사용해 전체적인 컬렉션에 연결성을 부여했어요. 기분이 좋아지는 에센셜 오일을 함유해 향을 통해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죠.

    귀여운 사이즈의 참 보틀, 전용 브레이슬릿, 리필용 향수를 분류한 판매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비롯됐어요. 첫째는 우리의 타깃층인 장난기 많고, 쾌활하고, 유니크한 매력의 젊은 여성을 창의적인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거예요. 참 형태의 보틀과 향기를 조합해 맞춤형 액세서리를 만들어가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죠. 두 번째는 지속 가능성이에요. 리필 가능한 참은 20ml 용량에 15%의 재활용 가능한 PCR 유리로 만든 보틀을 끼워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100ml의 리필용 향수 역시 100% 재활용 가능하고, FSC로 조달한 재생 종이로 포장했죠. 향수의 포뮬러는 업사이클링 비트로 만든 식물성 알코올과 천연 오일을 혼합해 만들었습니다.

    패키지의 비비드 컬러 역시 큰 인기 요인입니다. 근사한 향은 기본이지만, 시각적으로도 이 향수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영감을 얻길 원했어요.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는 오렌지, 그린, 지금 젊은 세대가 가장 열광하는 컬러 베이비 핑크 등의 색조를 활용했죠. 좀 더 미니멀하고 단순한 디자인이 최근 향수 트렌드인데, 그 가운데 ‘데이드림 컬렉션’은 컬러풀하면서도 재미있는 측면이 단연 부각된다고 확신해요.

    켄달 제너와 캠페인 촬영을 함께 했죠. 그녀는 매 순간 짜릿함을 주는 존재예요. 브랜드 론칭 직후부터 우리의 진정한 팬이자 지지자가 되어줬죠. 바이파가 추구하는 방향과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완벽한 본보기이자 우리의 페르소나죠.

    바이파는 당신과 쌍둥이 자매 사비나 교셰바(Sabina Gyosheva), 베스트 프렌드 데니차 붐바로바(Denitsa Bumbarova) 세 명이 공동 창립한 브랜드입니다. 향수 출시에 의견 충돌은 없었나요? 패션과 뷰티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함께 출발한 만큼 충돌은 없었어요. 특히 우리 의견이 하나로 모인 점은 바로 사람들의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과하게 복잡한 뭔가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는 거예요. 향수 컬렉션의 키워드는 간단했어요.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것. 그리고 행복감을 주는 것.

    뷰티 컬렉션을 확장할 계획인가요? 이미 다음 신작 프로젝트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는 비밀이에요(웃음).

    TWO SLASH FOUR

    Photographer 이우정

    이사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뷰티 크리에이터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마침내 메이크업이 가진 섬세한 감도와 재미를 우리에게 더 직접적으로 전달해줄 뷰티 브랜드를 내놓았다. 사용자의 뷰티 루틴 사이사이에 들어갈 수 있고, 다른 어떤 제품과 함께 사용해도 시너지를 일으키는 유연한 아이템은 그녀의 고심과 기술이 담긴 결과물. 투슬래시포(Two Slash Four)의 숫자 ‘2’와 ‘4’는 그녀의 이름을 비롯해 고민을 반으로 덜어준다는 의미의 4분의 2, 사람들에게 전하고 사람들을 위한다는 ‘To/For’, 그녀가 온종일 곁에서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아이템이라는 의미의 24시간까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1년간 준비해온 뷰티 브랜드를 드디어 공개했어요. 감회가 어때요? 진심으로 격려와 응원을 많이 받고 있어요.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댓글은 ‘예쁘게’ ‘아름답게’ ‘자존감’ 등의 키워드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가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지 느껴졌다는 내용이었어요. 브랜드에 담고자 한 진정성이 구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아 뭉클하고 뿌듯했죠.

    처음 공개한 제품은 ‘글레이즈 립 체인저’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뷰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립 제품을 내놓게 됐어요. 어떤 카테고리보다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도 가장 장벽이 낮은 편이죠. 신작의 슬로건은 바로 ‘New Lips, New Days, New Me’입니다. ‘매일 새로운 나’를 만나게 해주는 건 이 제품 특유의 색감과 텍스처예요. 자유자재로 제품을 레이어드하고 컬러를 섞으면서 메이크업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제 기술을 담았어요. ‘누 블랙’ ‘누 라벤더’ 두 가지는 요즘 유행처럼 입술의 톤을 다운시키거나, 투명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연출해 어떤 컬러의 립스틱 위에 바르는지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죠.

    제품 자체가 가볍고, 사용하기 정말 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자인에는 어떤 철학을 담았나요? 이 아이템의 포인트는 바로 ‘각도’예요. 화장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한 수이자, 사람들이 스스로 메이크업할 때 가장 어렵고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하죠. 콘텐츠를 통해 아무리 기술을 익히더라도 막상 자신의 얼굴에 연출할 때 막히는 그 지점을 넘어설 수 있도록 고안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발라줄 때와 같은 그 각도를 표현할 수 있도록요. 한 번 클릭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도록 양 조절을 고려했고, 브랜드의 정체성인 ‘슬래시’ 형태를 패키지 뚜껑에도 반영했어요. 실버 블루 컬러의 패키지는 ‘매일 새로운 하루와 새로운 메이크업’이라는 우리의 모토에서 착안해 반짝이는 하늘을 색감으로 표현했죠.

    단상자에 튜토리얼로 연결되는 QR 코드를 보면 ‘이사배답다’고 여겨져요. 한눈에 쉽게 제품을 이해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사용하는 사람들이 100%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한 하우 투 영상을 제작하게 됐죠. 제 콘텐츠를 좋아하는 분들, 다양한 메이크업을 시도하는 젊은 세대와 한층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에요.

    지금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모든 사람의 댓글, 반응에서 영감을 얻어요. 투슬래시포가 탄생한 배경도 그것이니까요. 일상에서 ‘뷰티 판타지’를 실현시켜주고 싶어요. 메이크업을 통해 비현실적인 가상의 룩이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내면의 자유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실용적인 뷰티 루틴을 실천하도록 언제나 곁에서 돕고 싶어요.

    VYRAO

    매혹적인 패키지와 비주얼은 그녀의 배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JW 앤더슨, 더 로우, 아크네 스튜디오, 파페치 등에서 바이어,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쌓아온 야스민 스웰(Yasmin Sewell)이 2021년 웰니스 브랜드 바이라오(Vyrao)를 론칭했다. 평소 기 치료사와 함께 내면과 외면의 원활한 에너지 흐름을 위해 명상과 수련을 즐겨온 그녀는 향수와 인센스 스틱, 캔들을 통해 치유와 향기라는 두 카테고리를 융합했다. 테라피 목적의 제품만큼 이 브랜드를 빛나게 하는 것은 강렬하고 추상적인 캠페인 비주얼. 패션 경력을 통해 얻은 인맥과 창의성까지, 그녀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주요 제품은 향수입니다. 향기를 통해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기분을 북돋우는 몰약 같은 역할을 하는 제품을 만들게 됐어요. 조향사 린 해리스(Lyn Harris)와 탄생시킨 향수는 모든 병마다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허키머 다이아몬드 크리스털을 넣었죠. 각 향기에 사용된 모든 식물과 꽃은 그것들이 주는 감정적인 영향으로 선정됐어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라벤더와 같은 것들이죠. 최신작인 ‘The Sixth’는 스트레스와 근심을 완화하는 주니퍼베리, 로즈메리, 페퍼민트, 바질, 시더우드와 부정적인 기운을 멀리하도록 도와주는 사이프러스, 파촐리, 오크모스 등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향수병의 유려한 색감이 돋보여요. 누구나 흑백 세상에서 살고 싶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생생한 컬러는 기분을 전환시키고 삶을 풍성하게 하죠. 각 유리병 색상은 향수가 환기하는 감정과 기운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제품을 내놓는 창작 과정에서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감정에 딱 맞는 색상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끝없이 던졌거든요. 화려한 색감을 표현하되, 그릇을 올려놓은 모양의 블랙 캡으로 모던함을 더했죠.

    사진가 펠리시티 잉그람과 레아 콜롬보, 영화감독 루스 호그벤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했습니다. 놀라운 재능을 지닌 사람들에 둘러싸여 일하는 건 정말 행운이에요. 바이라오는 이 다재다능한 여러 아티스트와 공명합니다. 최근 진행한 각 향수와 개성이 어우러지는 모델들이 주인공인 ‘I Am Vyrao’ 캠페인은 잉그람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통해 향기와 우리가 추구하는 정체성을 표현했죠. 소셜 미디어에서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어요. 덕분에 <보그 코리아>도 만나게 됐죠.

    이토록 넘치는 영감으로 일하는 당신의 뷰티 루틴이 궁금하군요. 잘 웃고, 잘 자는 것. 아, 특별한 것이 있다면 매주 적외선 사우나를 통해 건강하고 좋은 에너지를 유지하는 거예요.

    RE=COMB

    유니크한 디자인을 보면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고 상상할 수 없다.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사라 조 파머(Sarah Jo Palmer)에겐 화려한 백스테이지에서도, 집 안 욕실에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동시에 환경을 책임지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리하여 3년 전, 비즈니스 파트너 크리스토퍼 디글(Christopher Deagle)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리콤브(Re=Comb)를 창립하게 됐다. 그들의 슬로건은 바로 ‘Beauty from Waste(버려진 것에서 탄생한 뷰티)’.

    독특한 색감과 마블링이 눈에 띄어요. 폐기물로 만든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죠.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해요. 전부 폐플라스틱이 가진 고유의 색으로부터 우연히 블렌딩한 결과물이니까요. 셀 수 없이 많은 플라스틱을 수집한 뒤, 각 컬러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하는 프로세스를 거쳐요. SNS에 이런 과정을 포스팅할 때도 있죠. 그다음에는 또 우리만의 구체적인 컬러 레시피대로 재료를 섞습니다. 같은 컬러군으로 묶이더라도 대리석처럼 제품마다 패턴과 마블링이 다른 것이 특징이에요. 하나하나 특별하고 고유한 매력을 지니죠. 색감 조합 과정은 지금까지도 경이로움을 주는 작업이에요. 창의적이고 실용적이되,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 브랜드의 철학과 완벽하게 부합하죠.

    플라스틱은 어디서 조달하나요? 주로 기부를 받는 편인데, 지역의 기업에서 수집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다고 모든 폐플라스틱을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수집한 재료는 런던에 있는 작업실에서 또 한 번 까다로운 분류 과정을 거쳐요.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하죠. 헤어 브러시의 재료가 될 만한 PP 5, HDPE 2, LDPE 4 등의 플라스틱을선별하고, 세척하고, 분쇄하고 나면 멋진 제품이 탄생합니다.

    포장재도 재활용 소재인가요? 물론입니다. 단순한 디자인의 패키지 상자는 분해되는 재질이고, 홍보용 포스터나 전단은 전부 종이 펄프나 재활용 소재로 제작하고 있어요. 또 어떤 친환경 재료를 사용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해요. ‘Do Better(더 잘해라)’는 우리 팀원들의 모토이기도 하죠.

    머리빗의 경우 모두 굵고 두꺼운 빗살이 특징입니다. 카테고리 확장 계획도 있나요? 비교적 디자인이 단순해 보이지만, 직업 특성상 다양한 모발을 경험하는 동료 헤어 스타일리스트의 생생한 피드백을 통해 완성한 만큼 어떤 모발에도 유용한 머리빗이에요. 모질에 따라 헤어 브러시를 다양화하기보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헤어 액세서리를 늘려갈 계획이에요. 이번에 론칭한 헤어밴드와 헤어핀이 그런 것들이죠.

    Z세대에게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극심한 기후변화를 겪는 지금의 젊은 세대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화를 도모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쓰레기를 통해 창출된 아름다운 제품은 누군가에게는 미적인 충족감을 주고, 누군가에겐 기능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최근 멋진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친환경 브랜드지만 과감하고 유행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훌륭한 팀과 협업을 통해 전통적인 헤어 툴을 벗어난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우리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인상적인 비주얼은 SNS 시대에 무엇보다 영향력을 가지니까요.

    SUBMISSION BEAUTY

    ‘플라스틱 제로’를 추구하는 서브미션 뷰티(Submission Beauty)는 특이하게 사람들이 자신의 뷰티 룩, 플라스틱과 관련된 인터뷰나 칼럼 등을 포스팅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와 같은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요구되는 조건은 단 하나. 바로 환경에 대해 책임감을 가진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 브랜드를 창립한 덴마크 출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냐 예거(Zenia Jaeger)는 친환경 브랜드가 착하고 친절할 필요는 없다고 여긴다. 톡톡 튀는 제품을 통해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하되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에 대해 막중한 의무감을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2020년 서브미션 뷰티를 론칭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변화했지만, 론칭 전까지만 해도 뷰티 월드에서는 ‘그린워싱’이 만연했죠. 비건, 크루얼티 프리 등을 표방하지만 막상 식물성 포뮬러를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는 그런 아이러니요. 플라스틱 쓰레기가 도처에 널려 있고, 혈류와 태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는 세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품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유지함으로써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 특정 소재와 성분을 왜 기피해야 하는지 소비자를 일깨우는 뷰티 브랜드를 공개하고 싶었습니다. 그 사명감을 브랜드 이름에도 담았죠.

    ‘플라스틱 제로’라는 메시지를 비교적 강력하고 적극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편이죠. ‘Plastic is Poison’ ‘Shit List’ 같은 단어죠. 그저 또 하나의 클린 뷰티 브랜드가 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모범이 되는 제품으로 뷰티 월드를 변화시키고,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고, 더 나은 선택을 내리도록 단호하지만 명료한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서예요. 언젠간 플라스틱 사용이 종식되는 날도 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브랜드 철학을 패키지에 어떻게 담았나요? 제품을 론칭하기 전, 패키지의 아이디어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제품 생산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불필요한 원자재 낭비를최소화하기 위해 플라스티솔 잉크 대신 콩 베이스의 잉크를 사용하고, 재생 종이와 표백하지 않은 점토 코팅 종이로 제품 단상자를 제작합니다. 용기는 유리로, 뚜껑은 주석으로 만들죠.

    서브미션 뷰티를 알린 제품은 ‘글리터’입니다. 유칼립투스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를 사용해 TÜV 생분해성 인증을 받은 유일한 글리터 제품이에요. 담수에서 90일 내에 완전히 분해되죠. 그 덕분에 FDA로부터 눈 주변과 입술에 바를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어요. 플라스틱이 합성된 기존 글리터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죠.

    패션 브랜드 가니(Ganni)와 협업해 한정판 글리터 컬렉션을 선보였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디테 레프스트루프(Ditte Reffstrup)와 오랜 친구입니다. 둘 다 덴마크가 고향이기도 하죠. 2022년 가니 쇼에서 제품을 사용했던 작은 협업에 이어 핑크와 골드, 실버 세 가지 글리터를 출시하며 탄소와 플라스틱 감소를 위해 폴리 백의 대안을 찾는 가니와는 같은 사명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재미있고 반짝이는 것들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전적으로 즐겼습니다.

    화장품 외에 선보이는 티셔츠, 가방 등의 굿즈는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것처럼 보여요. 우리는 젊은 세대의 투명성, 포용성, 환경 의식을 향한 갈망을 믿으니까요. 소비자 입장이라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제품의 모든 면면에 대해 의구심을 품어야 해요. 물론 그건 모든 연령대에 요구되죠. 오늘날 소비 방식은 극단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고, 그걸 자각하며 성장하는 미래 세대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화장품뿐 아니라 업사이클링 코튼으로 만든 토트백부터 순면만 사용한 빈티지 티셔츠 등을 통해서요. ‘플라스틱 제로’라는 메시지를 강력하되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피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요. 지난해 뉴욕 패션 위크에서 글리터를 활용한 AI 필터를 제작한 것도 그런 전략이었죠.

    한국에 선보일 계획은 없나요? 다양한 뷰티 트렌드가 존재하는 한국이야말로 우리가 론칭을 꿈꾸는 곳입니다. 가까운 미래, 언젠가 만날 거라고 말하고 싶군요.

    PHLUR

    2015년 출시 이후 지지부진한 성적과 미미한 존재감을 지니던 향수 브랜드 플러(Phlur)는 2021년 뷰티 브랜드 인큐베이팅 기업 ‘더 센터(The Center)’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했다. 바로 1세대 패션 블로거이자 인플루언서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셀 림(Chriselle Lim). 그녀가 합류하며 브랜드를 다시 론칭하자 독특한 일이 벌어졌다. 플러의 특정 향수를 맡은 틱토커들이 눈물을 흘리며 향의 스토리에 공감하는 영상을 서로 게재하기 시작한 것. 제2막을 연 플러의 히로인을 만났다.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향기라는 점이 이색적이에요. 저는 스토리텔러예요. 패션 블로거로 여정을 시작한 이래, 제 목표는 늘 팔로워를 여정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었어요. 이혼을 겪으며 슬퍼하던 시기 플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하게 됐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바탕으로 향수를 제작했습니다. 슬픔, 외로움, 관능, 저항 등이죠. 헤어짐 이후 침대에서 혼자 일어난 기억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사람의 자취를 환기하기 위해 만든 ‘미싱 퍼슨(Missing Person)’이 제 첫 작품이죠.

    틱톡에서 화제가 된 바로 그 향수군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경험이에요.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스토리를 담은 향에 수십만 명이 공감해주다니 정말 감동적이었죠. 향기와 감정, 기억이 우리 뇌의 편도체와 해마를 통해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그 감정이 표현되는 것을 보는 건 또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향기는 아름답고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걸 또 한 번 깨달았어요.

    재론칭과 함께 패키지 디자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향기마다 고유한 컬러가 보이도록 불투명한 기존 보틀을 투명한 유리로 탈바꿈했어요. 플라스틱 소재 보틀 캡은 PCR 소재로 대체하고 있고요. 단순한 디자인은 현대적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책임감을 갖고 모든 재료를 조달하는 브랜드 철학도 녹아 있죠. 디지털 채널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의 미션을 예리하게 지켜볼 수 있게 됐어요. 그 무엇보다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브랜딩에 더없이 중요한 가치예요.

    Z세대에게 어필하는 전략이 있다면요? 디지털에 정통하고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세대예요. 향을 맡지 않고도 호기심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공감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죠. 틱톡에서 ‘미싱 퍼슨’ 향수의 바이럴이 그 성공적인 결과물이에요. 이제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자기표현의 유기적인 확장이에요. 그만큼 브랜드의 사회적인 역할도 매우 중요하죠.

    지금 당신의 감정을 향기에 투영한다면? 기쁨, 경이로움을 가득 담은 향! 이 브랜드에 참여하면서 솔직히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 같거든요. 세상을 참신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됐고, 새로운 영감이 샘솟는 요즘이에요.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즐기며 맘껏 놀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경탄하고 있죠.

    당신은 한국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죠.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서울의 외국인학교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보냈죠.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서 힘들었지만, 지금까지도 소중한 기억이에요. 제 딸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한국 문화를 하나둘 가르쳤고요. 뷰티는 물론 대중문화까지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금 뿌듯함을 느껴요. 다가오는 4월 직접 방문할 예정인데, 그때 다시 만나면 좋겠군요.

    AMUSE

    Photographer 이우정 / Hair & Makeup 채현석

    쿨한 감성의 인디 브랜드에서 이제는 서울의 뷰티 트렌드를 이끌 만큼 성장한 어뮤즈(Amuse). ‘일상의 기분 좋은 바이브’를 모토로 삼은 제품은 보기에 예쁜 모양새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체 비건 성분으로 스킨케어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한 데다, 최근에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루틴을 제시하는 ‘웰니스 프로젝트’까지 공개하며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가치를 실현 중이다. 프로젝트의 첫 야심작 ‘비건 콩 핸드 크림’은 재기 발랄한 디자인으로 Z세대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제품을 탄생시킨 주인공, 제품 전략 & 운영 디렉터 박슬기가 들려주는 비하인드 스토리.

    핸드 크림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출발했나요? 핸드 크림 기획 단계에서 메인 원료 ‘콩’을 형상화한 형태의 캡을 만드는 것부터 디자인이 시작됐어요. 가방에서 핸드 크림을 꺼내는 순간부터 바르는 과정까지, 모두 기분 좋은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나의 오브제처럼 여겨졌으면 했죠. 네오 코리언 크리에이티브(Neo Korean Creative) 사조의 국내 작가 그룹 ‘플러스에이티투(+82)’의 리더 박민아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그야말로 ‘어뮤즈다운’ 패키지가 탄생했어요. 여담이지만, 실제로 제조사에서도 핸드 크림을 두고 문의가 계속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만든 제품이 맞느냐’고요.

    ‘플레져’, ‘에너지’, ‘언스트레스’. 일반적으로 향을 연상시키는 기존 핸드 크림의 이름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향이나 감성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울 만큼, 이제는 시중에 너무 많은 제품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건강한 원료와 핸드 크림의 가장 근원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췄죠. 물론 세 가지 핸드 크림 모두 고유의 특징과 향기를 지녔습니다. 그린 프루티 계열의 ‘에너지’, 무향이지만 밤 텍스처로 보습력을 높인 ‘언스트레스’, 청초한 머스크 향의 ‘플레져’까지 제품을 사용했을 때 사람들의 기분에 초점을 맞춰 이름을 지었어요.

    어뮤즈의 디자인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눈에 띄는 색감과 쉽고 간단한 디자인이 아닐까요? 핑크, 블루, 옐로 등 밝은 컬러를 사용하지만 마냥 아기자기해 보이지 않도록 그 섬세한 선을 유지하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세대의 특성을 담아 대부분의 제품을 투명한 패키지로 제작하는 것 역시 우리만의 개성이에요.

    일할 때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면요? 모든 제품을 비건 성분으로 개발하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에 자주 부딪히는 편이에요. 인증받은 제조 시설에서만 가능한 작업이라 국내 생산 자체가 한정적이고, 친환경 패키지를 만드는 기술을 비롯해 텍스처나 컬러를 표현하는 데 제약이 있죠.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색상을 위해선 카민 색소(립스틱의 붉은색을 내는 연지벌레 추출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많고요. 하지만 계속 더 나은 방향을 위한 고민이 필요해요. 그 또한 어뮤즈의 임무니까요.

    지금 서울의 뷰티 현주소를 이야기하자면? 처음 뷰티 월드에 발을 들일 때만 해도 국내와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차이가 컸는데, 요즘은 그 경계가 없어졌어요.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진 거죠.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는 것은 물론, 제품력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디자인과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에 대한 공감까지 이끌어내고 있어요. 전통적인 화장품 카테고리를 한 단계 넘어섰다고 할까요? 매달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 외에도 건강한 가치 실현을 위한 웰니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것처럼요.

    봄 신제품을 <보그>에 공개해주세요. 야심 찬 디자인으로 새로운 쿠션 파운데이션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핸드 크림을 시작으로 론칭한 ‘웰니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건강하고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STARFACE

    뷰티 에디터 출신의 줄리 쇼트(Julie Schott)는 2019년 스킨케어 브랜드 스타페이스(Starface)를 론칭하며 ‘핌플 패치’라는 신문물을 내놓았다. 피부 트러블을 치료하는 동시에 발랄한 디자인의 스티커를 붙여 오히려 그 부위를 강조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었지만, 인스타그램 시대에 더없이 포토제닉한 제품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스티커는 피부 결점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아크네 포지티비티(Acne Positivity)’라는 파란을 뷰티 월드에 가져왔다. 그 깜찍한 디자인 이면에 숨은 그녀의 깊은 속내를 엿봤다.

    2017년까지 <엘르> 뷰티 디렉터로 일했죠. 오랜 시간 뷰티 에디터로 보낸 세월은 결국 제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최고의 테라피스트, 효능 좋은 화장품과 각종 시술을 가장 빠르게 경험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고질적인 여드름을 완벽하게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죠.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95%의 사람들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여드름을 갖게 돼요. 그런데 왜 우리는 그 보편적인 경험을 꼭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게 됐을까요? 스타페이스는 그 생각에서부터 출발했어요. 기쁨, 낙관주의, 자기표현에 뿌리를 둔 새로운 피부 트러블 경험을 창조하고 싶었죠.

    지난해 뉴욕 패션 위크에선 패치를 붙인 모델들이 런웨이에 서기도 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를 열망했지만, 피부 트러블에 대해 서서히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해요. 저스틴 비버, 헤일리 비버와 같은 스타들이 우리 제품을 붙인 셀피를 포스팅하며 유행을 선도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대표 아이템은 ‘하이드로-스타’입니다. 별 모양으로 디자인한 이유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별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린 시절 소중한 황금 스티커를 받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나요? 여드름을 즉각적으로 낫게 하는 동시에, 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힘이 되는 거죠.

    특유의 통통 튀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에요.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여드름 치료 제품은 결코 수집하고 싶거나 흥미로운 구석이 없었어요. 그것들은 약통이나 화장대 깊숙이 숨겨져 있어야 했죠. 스타페이스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디자인했어요. 비니 베이비(Beanie Baby)나 스퀴시멜로(Squishmallows)에 이르기까지 인형 모으는 걸 좋아했는데, 그 에너지를 여드름 치료제에 담았습니다. 팀원들은 온라인 채널과 SNS 구석구석을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끊임없이 영감을 공유하죠. 그 결과 우리만의 독특한 패키지가 완성됐어요.

    헬로 키티나 세서미 스트리트, 스폰지밥 등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와도 협업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즐겨 보던 만화, 캐릭터와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는 걸 좋아해요. 협업한 세 캐릭터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적인 브랜드죠. 그들과의 파트너십은 스타페이스의 접근 방식에도 큰 영향을 줬어요. 사람들은 이 컬렉션을 수집하고, 인증하고, 또 재판매하죠. 스폰지밥 에디션은 출시를 앞두고 2,000명 이상의 대기자 명단이 있었고, 헬로 키티의경우 72시간 만에 매진될 만큼 성공적이었어요.

    최근엔 틱톡으로부터 시작된 ‘슬러깅(Slugging)’ 스킨케어 루틴을 기반으로 한 ‘퓨처와이즈(Futurewise)’를 출시했습니다. 건강한 피부 장벽과 수분 공급을 핵심으로 한 세 가지 스킨케어 제품입니다. 미스트와 수분 크림, 마지막으로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밤(Balm)이죠. 스타페이스와 마찬가지로 기쁨, 개성 표현의 매개체로 만든 만큼 명랑함이 느껴지도록 패키지도 디자인했죠.

    쇼트 플랫폼을 활용하고, Z세대를 타깃으로 삼는 브랜드로서 갖춰야 할 비전은 무엇일까요? 진정성이죠. 제품을 만드는 우리 스스로가 열정을 다하고 즐거움을 느끼면 사용자도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낍니다. 우리가 선보이는 콘텐츠는 그들을 웃게 만드는 동시에 간편한 뷰티 팁을 전달하죠.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헬로 키티, 패스트푸드점, 모텔, 오락실, 스퀴시멜로, 록 밴드 파라모어, 분재 그리고 동료들과 친구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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