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슈가’에 대한 WHO의 권고
‘제로(0kcal)’ 열풍이 뜨겁습니다. 탄산음료부터 술까지, 설탕을 빼고 칼로리를 낮춘 ‘제로 슈가(Zero Sugar)’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죠. 제로 슈가 제품은 설탕을 아예 빼거나 줄이는 대신 감미료를 사용합니다. 설탕이 빠지니 당과 칼로리가 줄어 건강에 좋을 거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죠.

하지만 최근 제로 슈가 식품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운 지침을 내놨습니다.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가 체중 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나 심장병을 키울 수 있다며 체중 조절을 위해 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 것입니다.
WHO는 지난 15일 발표한 새 가이드라인에서 ‘체중을 조절하거나 비전염성 질병의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무설탕 감미료(NSS)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무설탕 감미료는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어드밴타임, 사이클라메이트, 네오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을 말합니다.

프란체스코 브란카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유리당(과일이나 벌꿀 등에 있는 천연 당분)을 감미료로 대체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일처럼 자연적으로 생긴 당분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거나, 달지 않은 식음료를 먹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무설탕 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하면 2형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등 잠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죠. 이는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연구 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논문에 근거한 것입니다.
다만 연구 참가자들의 기본 모델과 감미료 사용의 복잡한 형태 때문에, 증거에서 관측되는 NSS와 질병의 관계가 혼란스럽다며 이번 권고는 일단 ‘잠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WHO의 권고에 강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국제감미료협회 측은 성명을 통해 “저칼로리/무칼로리 감미료는 세계에서 가장 철저하게 연구된 성분 중 하나이며 비만과 당뇨병 등의 관리에 계속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무설탕 감미료는 앞으로도 설탕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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