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캐터릭의 마요르카 #CityPOV
친환경 브랜드 욜리 앤 오티스(Yöli & Otis)의 대표 레나 캐터릭은 호주와 발리, 스페인을 오가며 자연과 함께하는 그림 같은 일상을 공유합니다. 2015년 론칭한 이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는 딸 욜란다(Yölanda)와 가족의 반려견 오티스(Otis)의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레나 캐터릭과 그녀의 남편 카를로 레티카(Carlo Letica)는 인도 구자라트 여행에서 본 전통 염색 기술에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늘 엄마 품에 안기는 걸 좋아하던 첫아이를 위해 천연 염색 원단으로 ‘베이비 캐리어’를 직접 만든 것이 브랜드를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아이들의 피부에 닿는 옷만큼은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배제해야 한다는 신념을 고수하며 점차 아동복과 여성복 라인으로 확장했습니다.
욜리 앤 오티스가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브랜드가 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마요르카섬의 아름다운 바다와 숲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단란한 가족의 일상이 브랜드의 철학에 고스란히 담겼죠. 지난 2020년 스페인 <보그>와 나눈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둔 슬로우 패션 회사입니다. 의복을 생산하는 모든 단계에서 사람과 동물, 지구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죠. 이것은 비즈니스를 넘어 한 인간으로서 우리가 지닌 신념 중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새로운 모험을 멈추지 않는 이 가족에게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 되어준 스페인의 아름다운 섬, 마요르카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레나 캐터릭에게 물었습니다.
마요르카에는 어떻게 정착했나요?
남편 카를로와 저는 뉴질랜드 출신입니다. 스무 살에 우연히 떠난 마요르카 여행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고, 사랑에 빠진 우리는 곧 호주 바이런 베이에서 가정을 꾸리게 되었죠. 브랜드 욜리 앤 오티스를 창립한 것도 바로 그 시점입니다.
수년간 브랜드를 운영하며 발리와 바이런 베이에 매장을 오픈했고, 디자인과 경영을 직접 맡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2017년 가족과 함께 떠난 3개월간의 유럽 여행에서 마요르카를 다시 찾게 되었죠. 두 아이와 방문한 마요르카섬은 우리에게 색다른 인상을 주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이국적인 풍경, 곳곳에서 느껴지는 특별하고도 미세한 기후와 한 박자 느린 삶의 여유까지, 그동안 찾던 모든 것이 바로 이 섬에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느끼는 가장 큰 삶의 변화는?
마요르카에 살면서 체감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부모로서 육아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도시에 비해 느린 삶의 속도는 아이와 부모를 연결할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남편과 저는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자연과 소통하는 법을 배웁니다. 갓 딴 오렌지를 손에 든 채 올리브 숲을 내려다보고, 야생 염소와 당나귀 사이에 앉아 고요한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모든 사람이 원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순간이 우리 가족에겐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삶의 작은 조각을 소중하게 여기며, 겸손한 자세와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죠. 이런 명상적 찰나를 일상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예기치 못한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에게 마요르카는 어떤 곳인가요?
마요르카는 하이킹, 항해, 아름다운 해변과 창의적 커뮤니티, 문화와 음식,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삶의 터전입니다. 물론 우리 가족에겐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과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뜻한 계절에는 해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겨울에는 해안선을 따라 완만한 곳에서 하이킹을 하곤 합니다. 시트러스류 과일과 아몬드, 무화과 등 풍부한 로컬 식재료로 창의적인 레시피를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마당에서 키우는 암탉을 돌보거나 도자기 물레 앞에 앉아 조용히 작업을 이어가는 날도 있습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마요르카의 창의적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들에게서 매일매일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는 것이죠.
마요르카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 5
Hotel Corazón
“포토그래퍼 케이트 벨름과 아티스트 에드가 로페즈는 11세기 수도원으로 지은 건물을 아름다운 부티크 호텔이자 아티스트 레지던시인 코라손 호텔로 개조했습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장소에 있어 우리 가족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Fundació Miró Mallorca
“호안 미로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마요르카 호안 미로 미술관입니다. 아티스트가 실제로 30년 가까이 거주하며 작업한 공간으로 그가 작품을 창작한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호안 미로를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꼽는 아들 루이를 위해 팔마를 지나칠 때마다 정기적으로 방문하곤 합니다.”
CA Na Toneta
“카 나 토네타는 테레사와 마리아, 두 자매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마요르카 도심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전통적 방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재료만 사용하죠. 아름다운 세팅과 기억에 남을 만한 뛰어난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The Farmers Market
“매주 일요일 폴렌사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에 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신선한 유기농 제품, 바스켓, 꽃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보통 1시간 정도 머물다가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사서 작은 교회가 보일 때까지 칼바리 계단(Calvari Step)을 오릅니다. 365개 고대 석조 계단을 모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요.”
Cala llombards
“마요르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인 칼라 욤바르드스. 수정처럼 투명한 바닷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만큼 아름답습니다. 특히 암석이 아닌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라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즐기기 좋습니다.”
*City Point of View 는 디자인, 요리, 패션, 아트 등 다양한 업계에 종사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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