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 경의를 담은, ‘구찌 문화의 달’
2023년 5월, 구찌가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였죠. 쇼 이후 구찌는 3년간 경복궁의 보존·관리와 활용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 문화를 향한 구찌의 사랑은 계속됩니다. 2024년 10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기간을 ‘구찌 문화의 달(Gucci Cultural Month)’로 선포하며, 한국적인 것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광고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구찌 문화의 달’ 캠페인 이미지에서는 화려한 세트도, 구찌의 아이코닉한 GG 로고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검정 배경에 미술가 김수자, 영화감독 박찬욱, 현대무용가 안은미, 그리고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얼굴만 있을 뿐이죠. 모두 한국 문화 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입니다. 캠페인 이미지 촬영은 사진가 김용호가 담당했는데요. 그 역시 40년이 넘도록 쉼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상업 사진과 예술 사진의 경계를 허물어온 ‘1세대 포토그래퍼’입니다. 김용호는 4인의 얼굴을 과장 없이 담아냈습니다. 강렬한 흑백사진으로 거장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에 감정적인 깊이를 더하고, 그들의 창의적인 유산을 기념하기 위함이죠.
구찌 선정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 4인의 면면을 살펴볼까요? 예술가 김수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보따리’ 연작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요. 그녀는 지금도 한국의 문화, 색, 형태, 그리고 구조에 근간을 둔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 열린 기획전, <흐르는 대로의 세상(Le Monde comme il va)>에 참여하기도 했죠. 프랑수아 피노의 개인 박물관이기도 한 부르스 드 코메르스에서 전시를 선보인 한국 출신 예술가는 김수자가 유일합니다.
박찬욱은 한국 영화계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올드보이>, <박쥐>, <헤어질 결심> 등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제작한 그는 칸영화제에서만 총 세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는 거장이죠. 영화를 촬영하지 않을 때면 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지금도 예술가로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구찌 하우스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2023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구찌의 수트를 입고 참석한 것은 물론, 경복궁에서 열린 쇼에 참석하기도 했죠. 앞으로 구찌와 박찬욱이 함께 선보일 행보도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이화여대와 뉴욕대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한 안은미는 한국 현대무용의 기틀을 닦은 인물입니다. 그녀는 1990년대 초반, 몸에 꽃을 그려 넣고 무대에 오르는 등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죠. 이후 춤과 연극을 결합한 ‘탄츠테아터(Tanztheater)’에서 영감받은 안은미는 한국적인 ‘춤’과 서양의 ‘무용’을 결합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안무가이자 무용가로 거듭납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유럽 투어를 개최하기도 한 그녀는 60세가 넘은 지금도 꾸준히 무대에 오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한국 전통 의상을 입은 채 말이죠.
앞서 살펴본 3인은 한국 문화 예술계의 기틀을 다지고 저변을 확대해온 인물들입니다. 1994년생 조성진은 그 미래를 그려나갈 대표 주자입니다. 주목받는 영재였던 그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인입니다. 그가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국에는 한 차례 ‘클래식 음악 붐’이 일기도 했죠. 이후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eutsche Grammophon)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여러 장의 음반을 발매하기도 한 그는 벌써 ‘젊은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죠.
캠페인뿐만이 아닙니다. 구찌는 전시 <두 개의 이야기: 한국 문화를 빛낸 거장들을 조명하며>를 개최하기도 하는데요. 한남동 구찌 가옥 지하에 위치한 ‘파운드리 서울’에서는 네 거장의 예술 세계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서 관찰하고, 경험할 기회를 선사합니다. 전시는 10월 22일부터 10월 29일까지, 관람 예약은 해당 링크에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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