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 적! 초가공식품을 일주일 끊자, 몸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뉴스나 SNS 등에서 질리도록 보고 들었을 단어, 초가공식품(UPF). 수많은 전문가는 이런저런 이유로 UPF를 멀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UPF가 도대체 뭔데?’부터 ‘식빵도 UPF라고 하는데, 샌드위치는 건강한 음식 아니었나?’까지,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지만요.
지난주 UPF 관련 뉴스를 보고, 일종의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는 이 단어를 제대로 파헤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사를 하고 나니, 왜 전문가들이 그토록 UPF를 부르짖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UPF는 영국에서 소비되는 전체 칼로리의 약 57%를 차지합니다. 주된 소비 인구는 어린아이와 중산층 및 빈곤층이고요. 지나친 UPF 섭취는 치매와 암, 그리고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합니다. 이 모든 통계에도 우리는 팩맨처럼 UPF를 먹어치웁니다. UPF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에디터가 직접 실험에 나섰습니다. 일주일 동안 그 어떤 UPF도 섭취하지 않았죠.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야기하기에 앞서, UPF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의 저자 크리스 반 툴레켄(Chris Van Tulleken)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고, 일반적인 가정의 주방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재료가 하나라도 들어가 있다면 전부 UPF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툴레켄은 UPF가 첨가제나 유화제, 그리고 변성 전분 등을 더해 산업적으로 생산한 식용 물질이라고 설명하는데요. UPF가 건강을 해치는 것은 우리 몸이 각종 산업용 첨가물을 대량으로 섭취하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3일 차
‘까짓것, 그냥 끊으면 되지!’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젤리, 치즈, 식빵, 뮤즐리 등 평소 즐기던 음식을 하나도 못 먹게 됐거든요. 점심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먹는 샌드위치, 그리고 당이 떨어질 때마다 먹던 초콜릿 쿠키 역시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매일 먹던 음식을 갑작스레 끊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때, 한 직장 동료가 설탕을 잔뜩 올린 빵을 건넸습니다. 저는 살해 위협이라도 받은 것처럼 그녀를 쳐다봤고요.
UPF를 끊으니 설탕 섭취량 역시 줄어들었습니다. 퇴근 후 드라마를 보며 쿠키를 먹거나, 사무실에서 콜라를 꺼내 먹는 것이 일상이었으니까요. 허브 차에 엄청난 양의 꿀을 타 마시고, 바나나를 먹어치우며 부족한 당분을 보충했습니다. 주말에는 할머니의 비타민 보충제를 몰래 먹으려다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시트르산삼나트륨과 카르나우바 왁스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제지당해야만 했죠.
4~5일 차
4일째에 접어들며 설탕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크 초콜릿이 UPF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쌀, 채소, 생선, 고기, 그리고 사워도 빵을 먹으며 배를 채웠습니다. 회사에 도시락을 챙겨 가지 못하는 날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수프 중 UPF가 들어 있지 않은 것들만 골라 먹었고요. 만약 ‘UPF 끊기’ 챌린지에 참가할 생각이 있다면, 아무리 귀찮더라도 매일 도시락을 싸는 걸 추천합니다. UPF가 들어 있지 않은 시중 식품을 찾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거든요.
저는 늘 깊이 잠들지 못하는 편이었습니다. 인간 프로펠러라도 된 것처럼 이불을 이리저리 차거나, 요상한 시간대에 깨는 일이 잦았죠. 그런데 4~5일 차에 접어들며 수면의 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걸 느꼈습니다. 얼굴에 이불 자국이 생긴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죠. 잠을 푹 자니 일상생활 중 느끼는 불안감도 줄어들었고요. 4일 차에는 짜증을 돋우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6~7일 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지만, 성욕이 늘어났습니다. 수면의 질은 여전히 훌륭했고, 스트레스 수치도 낮았죠. 이 세 가지를 제외하고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물론 일주일은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고, 이 틈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만요.
인식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죠. 7일 차에는 이상하게도 아이스크림이 역겨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에는 잔탄검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콩 불마름병균이라는 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혼합물이죠. 포장된 비스킷은 CD처럼 보였고, 평소 즐겨 먹던 비건 치즈는 풀처럼 보였죠. 평생 비스킷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겠다는 맹세는 아닙니다. 평생 UPF를 끊겠다는 다짐도 아니고요. 다만 제 식습관이 바뀔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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