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시간은 촉박하고, 많은 것이 베일에 싸여 있다. 서울에서 〈보그〉와 접선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헤일리 앳웰 그리고 폼 클레멘티에프가 불가능해 보이던 만남을 완벽히 마무리했다.

“조명이 너무 어둡진 않나요?” “소개한 아이템은 가방 바깥으로 꺼내놓을까요?” “<보그 코리아>가 맞나요? 아니면 <보그 코리아> 구독자라고 해야 할까요?” 서울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어느 호텔의 프라이빗한 라운지. 사진 촬영과 인터뷰에 앞서 영상 촬영을 먼저 진행한 헤일리 앳웰(Hayley Atwell)과 폼 클레멘티에프(Pom Klementieff)의 질문이 쉴 새 없이 계속된다. 두 사람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여덟 번째 영화이자 완결편으로 알려진(물론 여전히 물음표는 남아 있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두 주역으로 톰 크루즈, 사이먼 페그, 그렉 타잔 데이비스,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내한했다. 2년 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에 출연하며 시리즈에 합류한 두 사람은 그때도 한국 관객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헤일리 앳웰의 눈빛이 한층 깊어졌다. “그때 난생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어요. 이 도시 사람들은 우리에게 마음을 정말 활짝 열고 있다고 느꼈죠. (클레멘티에프를 바라보며) 폼은 한국 영화를 정말 좋아하잖아요, 그렇죠?” 이어지는 높낮이가 드라마틱한 음성. 말투와 애티튜드에서 기발하면서도 모험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폼 클레멘티에프가 답했다. “전 세계를 이렇게 순식간에 사로잡다니, 한국 콘텐츠가 정말 대단해요. 예전에는 ‘<올드보이> 봤어요? 그거 완전 명작이에요’ ‘<마더>는요? 그것도 진짜 명작인데’ 그랬다고요. 이제는 아니죠.”
전편에서 앳웰이 연기하는 ‘그레이스’는 뛰어난 소매치기이자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적군과 아군, 동료와 연인을 오가는 미묘한 관계에 놓였고, 클레멘티에프가 연기하는 ‘파리’는 헌트와 몸으로 치열하게 겨루는 적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두 개의 파트처럼 나란히 이어진다. 그러나 두 영화가 완성되기까지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3년 전에 찍은 장면을 바로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모든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대본과 액션 장면도 많았죠. 이 시리즈를 위해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늘 준비된 상태로 지내야 했어요.” 클레멘티에프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어떤 면에서는 이게 우리의 생활 방식이 됐죠.”
앳웰과 클레멘티에프는 둘 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활약하며 블록버스터급 촬영 현장에 발을 들였다. 스스로를 ‘연극배우’라 칭하는 앳웰은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 페기 카터로 열연했으며, 단역으로 커리어를 쌓은 클레멘티에프 역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맨티스 역할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은 또 다른 세계였다. 다행히 클레멘티에프와 앳웰에겐 꼭 맞는 무대였다. “<미션 임파서블>을 촬영하며 제가 스릴을 즐기는 사람임을 알았어요. (클레멘티에프는 오토바이를 즐겨 타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최근 <보그 필리핀>과의 커버 인터뷰에 따르면 스카이다이빙 자격증을 딴 날에는 톰 크루즈와 함께 상공에서 아홉 번이나 뛰어내렸다.) 보통 영화 촬영장이었다면, 제 변호사가 ‘그런 건 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을 거예요.” 앳웰이 응수했다. “아부다비 모래언덕에서 말도 타고, 남아프리카에서 샤크 다이빙도 하고, 로마에서 레이싱 카도 몰았죠. 유일한 문제는 점점 더 빨리 달리고 싶어진다는 거예요.(웃음) 그런데 제작진은 말리기는커녕 BMW 한 대를 사주면서 개인 코치까지 붙여줬죠. <미션 임파서블>은 모험 정신을 최대치로 북돋우는 유일한 촬영장이었는지도 몰라요.” 핵미사일로 인류를 몰살시키려는 인공지능 ‘엔티티’의 위협 속에서 에단 헌트와 한 팀을 이룬 두 사람은 인류를 구원하는 가장 희박한 시나리오를 성공시키기 위해 극한 환경을 오갔다. 한 팀이 된 만큼 함께 등장하는 장면도 많았다. “영하 40도에 달하는 북극의 스발바르제도에서 함께 쇄빙선을 타고 다녔어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진짜 팀으로서 호흡을 맞춘 거죠.” 앳웰과 클레멘티에프가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의상을 디자인하고, 피팅하고, 여러 헤어와 메이크업을 실험하고, 그에 맞춰 조명과 연출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은 또 다른 훈련이었다. 지난 시리즈에서는 색과 실루엣에서 ‘톰 크루즈의 여자 버전’처럼 느껴지는 스타일링을 시도한 앳웰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을 일컬어 이야기했다. “고압실에서 제가 회색 탱크 톱만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영화 <에일리언>(1979)에서 시고니 위버가 마지막에 조끼 하나만 걸치고 등장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착장이죠. 아주 심플하고 중성적인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란제리 차림보다 훨씬 섹시해 보이는 그 힘이 뭘까 고민했어요.” 클레멘티에프는 북극에서 촬영할 때 입은 의상을 특히 좋아했다.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참고하라고 준 작품 리스트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함께 연기한 커트 러셀의 출연작 <괴물>(1982)이 있었어요. 그 영화에서 커다란 오버핏 재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등장하는 러셀의 모습을 보고 제 버전으로 오마주하기로 했죠. 평소 남성복을 즐겨 입거든요.”
네 편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연이어 함께 제작한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그때마다 세심한 피드백을 건네며 그레이스와 파리를 더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갔다. “모든 설정이 잘 갖춰지면 연기에 몰입하기가 더 쉽고, 현장에서도 자신감이 생기죠. 톰과 맥쿼리는 우리가 매 순간 자신감을 갖길 바라고, 그래서 우리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힘이 실리길 원했어요.” 인터뷰 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영화 홍보 담당자가 ‘5분 전!’ 팻말을 들었지만 앳웰이 흔들림 없는 속도로 말을 이었다. 클레멘티에프는 치열한 고민으로 점철된 그런 오뜨 꾸뛰르적 순간이 액션 신만큼 중요한 이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영화처럼 후반 작업에만 다 쏟아붓지 않았어요. <미션 임파서블> 제작진은 아주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했죠. 요즘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데 말이에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 나오는 인상적인 문장처럼, 삶은 모든 선택의 결과다. 수많은 불가능을 뛰어넘으며, 믿음직한 동료들과 모든 여정이 일단락되는 순간을 맞이한 헤일리 앳웰과 폼 클레멘티에프가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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