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필라테스를 한 내가 최근 자이로토닉에 푹 빠진 이유

리포머 필라테스에 푹 빠진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20대 초반이던 저는 기네스 팰트로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탄탄한 몸매와 강한 코어가 부러워 필라테스에 입문했죠. 필라테스에는 장점이 많았습니다. 땀도 많이 흐르지 않았고, 옷도 귀여웠거든요.
세월이 흘러 37세의 아기 엄마가 됐지만, 저는 여전히 필라테스를 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 몸매를 가꾸고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말이죠. 사실 출산 후 몸매 관리를 위해 필라테스를 하는 엄마의 모습은 이제 스테레오타입이 될 정도로 흔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죠. 실제로 필라테스는 몸매 및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니까요. 하지만 자이로토닉에 도전한 후, 저는 필라테스보다 자이로토닉에 더욱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자이로토닉이란?
요제프 필라테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운동을 개발하기 시작한 건 1910년대의 일입니다. 역사가 길죠. 자이로토닉은 훨씬 최근에 개발된 운동입니다. 댄서 줄리오 호르바트(Juliu Horvath)가 창시해 1980년대부터 세상에 알려진 이 운동법은 다섯 가지 특허 받은 장비를 활용해 진행됩니다. 원형 및 나선형의 움직임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죠. ‘자이로(gyro)’는 그리스어로 ‘나선형’을 의미해요.
사실 자이로토닉을 위한 기구인 풀리 타워(Pulley Tower)나 점핑 스트레칭 보드(Jumping-Stretching Board)는 필라테스 기구와 약간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또 두 운동 모두 마음과 몸의 연결 및 호흡에 집중하죠. 얼핏 자이로토닉이 필라테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자이로토닉을 개발하기 전까지 호르바트는 필라테스를 해본 적도, 필라테스 장비를 본 적도 없었거든요. 그는 아킬레스건을 다친 뒤, 카리브해의 외딴섬인 세인트 토머스에서 회복을 위한 요가 수련을 하며 자이로토닉을 고안했죠.
자이로토닉과 필라테스의 차이
“요제프와 줄리오 모두 부상을 통해 자신만의 운동 방법을 고안해냈죠.” 트라이요가(Triyoga)에서 필라테스와 자이로토닉을 모두 가르치는 강사 카리 데네의 말입니다. “일부 측면에서는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각각의 운동은 서로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필라테스는 특정 근육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집중과 통제력을 높여 최상의 상태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죠. 움직임은 직선적이거나 2차원적이고요. 반대로 자이로토닉은 원형과 나선형 움직임을 통해 패턴이 다양하게 나타나요. 흐름이 연속적인 데다 움직임의 범위가 더 넓고요. 템포, 호흡, 반복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죠.” 데네의 설명입니다.

사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필라테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호르바트는 여전히 건재해 끊임없이 새로운 운동을 개발 중이라는 데 있습니다. 자이로토닉 운동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죠. 필라테스에게 직접 배우지 않아도 필라테스 강사가 될 수 있는 것과 달리, 창시자가 살아 있는 자이로토닉의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합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와 달리 자이로토닉을 배울 수 있는 곳이 한정된 이유죠.
일레인 퓌렌(Elaine Puren)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자이로토닉 강사가 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과거 댄서였던 그녀는 무릎 부상을 입은 후, 친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베아트리스 파스쿠알(Beatriz Pascual)을 통해 자이로토닉을 알게 됐죠. “한때 춤을 췄던 사람으로서,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움직임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일을 원했어요. 그게 바로 자이로토닉이었죠.” 퓌렌의 말입니다. “자이로토닉은 결코 댄서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에요. 운동선수 출신인 20대부터 고관절 교체 수술 후 회복 중인 80대까지, 배우러 오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하죠.”
운 좋게도, 버밍엄 로열 발레단 멤버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자이로토닉 강사 도르카스 월터스(Dorcas Walters)의 스튜디오에서 말이죠. 수업을 통해 자이로토닉이 어째서 댄서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죠. 특히 점핑 스트레칭 보드를 사용한 운동을 하면서 말이에요. 발끝을 세우고 한쪽 다리씩, 그리고 양쪽 다리를 함께 움직이며 발레 동작 같은 점프를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했는데, 발레리나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죠.
자이로토닉 수업은 일반적으로 소규모로 진행됩니다. 보통 1대 1, 또는 1대 2로 이뤄지죠. 편안한 옷과 미끄럼 방지 양말만 있으면 누구라도 쉽게 수업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부상의 위험도 낮은 편입니다. “운동 강도나 기구의 무게 등은 개인 상태에 따라 조정 가능해요.” 데네의 설명입니다.
자이로토닉 수업에 참여하며 느낀 것
첫 수업에서는 움직임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아주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움직임 말이죠. 우선, 의자에 앉아 몇 가지 동작을 수행하며 몸속 ‘척추’를 인식하는 훈련부터 시작했습니다. 척추의 각 마디를 느끼고, 목을 위쪽과 바깥쪽으로 길게 뻗는 법을 배웠죠. 단순히 고개를 젖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풀리 타워 기구를 사용했습니다. 백조가 잠수하듯 몸을 앞으로 숙이며, 동시에 두 팔은 원을 그리듯 바깥으로 뻗는 동작을 수행했죠. 문제는 의자에 앉아 있을 때와 달리 목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겁니다. 계속 과하게 뒤로 넘어갔죠. 월터스는 ‘시선’을 어디에 둘지 의식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래야 목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잡혀요.” 하지만 제 방향감각은 썩 좋지 않았고, 월터스는 몇 번이고 제 자세를 바로잡아줬습니다.
“자이로토닉에서 원형 움직임은 매우 중요한 요소예요. 항상 확장될 여지가 있죠.” 퓌렌의 말입니다. “우리는 ‘스트레칭’이라고 하기보다 ‘확장’이라고 표현해요. 스트레칭은 수동적인 느낌이 있거든요. 자이로토닉의 목표는 근육을 길게 늘이는 거예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세가 개선되고, 몸이 더 곧게 펴진 느낌을 받게 되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필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자이로토닉도 몸과 마음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자이로토닉은 근육, 근막, 골격, 신경계뿐 아니라 신체 내부의 에너지와 자아까지 다룰 수 있는 운동이에요.” 데네의 말입니다. 퓌렌 역시 데네의 말에 동의했고요. “사람들은 운동을 마치고 나면 신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해진 느낌이라고 말해요. 더 차분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하죠.” 그러면서 퓌렌은 자이로토닉이 ‘움직이는 명상’ 또는 ‘몸 안에서부터 받는 마사지’라고 불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자이로토닉은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운동은 아닙니다. 애초에 그게 목적도 아니고요. 자이로토닉은 제 일상에 우아함을 더해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오랜 꿈이 조금은 이뤄진 듯한 느낌이에요. 자이로토닉을 시작한 후로는 좀 더 당당한 자세로 길을 걷게 됐고, 노트북 앞에 앉을 때도 목의 위치를 더 의식하게 됐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자이로토닉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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