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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이 복원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방법

2025.05.27

루이 비통이 복원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방법

루이 비통이 팔라초 타베르나를 복원해 비아 몬테나폴레오네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 층마다 루이 비통 홈, 남성, 여성, 슈즈 컬렉션은 물론 미식까지 이 유리 천장의 집에 입주했다.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1835년에 지어진 팔라초 타베르나를 재해석했다.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2번지에 자리한 팔라초 타베르나(Palazzo Taverna)는 1835년 건설된 후기 신고전주의 건물이다. 이를 루이 비통이 3년에 걸쳐 재해석해 ‘문화적 하우스(House of Culture)’의 비전을 실현할 공간으로 복원했다.

카사 디 링기에라 형태의 루이 비통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내부.

곳곳은 밀라노라는 도시, 롬바르디아 지역의 건축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다. 실내에 들어서자 유리 천장에서부터 쏟아지는 햇살과 푸른 식물로 비밀 정원에 들어선 듯했다. 새 매장의 중심은 전형적인 카사 디 링기에라(Casa di Ringhiera) 형태다. 유리 천장을 둔 아트리움이 있고, 이를 둘러싼 각 층의 발코니가 건물 안뜰을 향한 개방적 구조다. 발코니마다 푸른 식물이 가득하다.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설계를 맡아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넓어졌다.

인테리어만큼 현대미술품이 눈길을 끌었다. 밈모 팔라디노(Mimmo Paladino), 카를라 아카르디(Carla Accardi), 피터 핼리(Peter Halley), 알폰소 클레리치(Alfonso Clerici) 등의 작품이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가구도 마찬가지다. 밀라노의 유명 딜러와 갤러리를 통해 선별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가구를 복원 과정을 거쳐 이곳에 들였다. 루치아노 프리제리오(Luciano Frigerio), 지오 폰티(Giò Ponti), 이코 파리시(Ico Parisi) 등이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캐주얼 파인다이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다브 바이 다 비토리오 루이 비통.

지하 1층에는 남성 컬렉션이 전시되고, 1층에는 슈즈 컬렉션, 예약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살롱, 여성 레디 투 웨어가 자리한다. 특히 여성 레디 투 웨어 공간은 건축계 거장 피에로 포르탈루피(Piero Portaluppi)가 설계한 카사 코르벨리니 바서만(Casa Corbellini-Wassermann)이 떠오를 만큼 밀라노 저택 특유의 우아함이 있다.

이곳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낸 공간은 2층이다. 한 층 전체를 루이 비통 홈 컬렉션에 할애했다. 2025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 공개된 시그니처 컬렉션(Signature Collection)을 비롯해 다섯 가지 주요 라인을 한자리에 모았다.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 컬렉션은 상시 판매 공간에 자리했다. 루이 비통 창립자 가족이 소유했던 1892년 설립된 자택의 다이닝 룸을 재현한 자리에는 아트 오브 다이닝(Art de la Table) 컬렉션이 놓여 있었다.

한 층을 루이 비통 홈 컬렉션에 할애했다.

비아 몬테나폴레오네 스토어의 하이라이트는 카페와 레스토랑일 것이다. 중앙 안뜰에 있는 카페, 다 비토리오 카페 루이 비통(Da Vittorio Café Louis Vuitton)은 오픈 첫날부터 유리 천장의 햇살 아래 브런치를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복원하다 드러난 아치 구조로 인해 아늑한 분위기가 브리안차 지역의 빌라를 닮았다. 세실 비튼(Cecil Beaton)의 오래된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꾸몄으며, 바닥은 아티스트 마틴 클라인(Martin Kline)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화이트에서 블랙으로 그러데이션을 이루는 석재를 시공했다. 이곳을 비롯해 매장의 모든 조경은 밀라노 출신 조경 건축가 마르코 바이(Marco Bay)가 담당했다.

자, 이제 테이블에 앉을 시간. 미식은 미쉐린 3스타를 보유한 다 비토리오(Da Vittorio) 레스토랑 셰프들이 총괄한다. 루이 비통 컬리너리 커뮤니티(LV Culinary Community)의 일원인 프랑스 셰프 아르노 동켈레(Arnaud Donckele), 막심 프레데릭(Maxime Frédéric)을 통해 합류한 이들이다. 카페 메뉴는 한마디로 ‘럭셔리 스낵’이다. 바삭한 토스트 위에 콩피, 생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등을 넣은 샌드위치, 치즈 슬라이스를 곁들인 소고기 카르파초, 다채로운 달걀 요리가 마련된다. 이곳에선 루이 비통 비비안이 라테 아트로 그려진 커피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쉽다면, 모노그램이 수놓인 디저트도 주문해보길.

모노그램, 비비안 등 루이 비통의 상징으로 장식된 디저트.
싱그러운 식물이 가득한 다 비토리오 카페 루이 비통.

레스토랑 다브 바이 다 비토리오 루이 비통(DaV by Da Vittorio Louis Vuitton)은 들어서자마자 캐서린 번하트(Katherine Bernhardt)가 그린 대형 핑크 팬더 작품이 맞이한다. 복층 구조에 48석 규모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승자의 기분을 느끼며, 카를로 데 카를리(Carlo de Carli) 의자에 앉자 에드워드 바버와 제이 오스거비(Edward Barber & Jay Osgerby)가 디자인한 벨 램프가 루이 비통의 테이블웨어를 은은히 비춘다. 두근거리는 메뉴 탐독 시간. 이곳은 캐주얼 파인다이닝을 추구하며, 젊은 셰프 에도아르도 티차니니(Edoardo Tizzanini)의 지휘 아래 이탈리아 요리만 재해석해 선보인다. 밀라노의 전통 메뉴인 오소부코는 루이 비통 모노그램 꽃을 담은 노란빛 리조토로 서빙됐다. 야생 닭의 달걀에서 엿볼 수 있듯 이곳 재료는 신선함과 건강을 기본으로 한다. 다음엔 2층에서 느긋하게 와인을 즐기도록 저녁 예약 성공을 빌어본다. (VL)

    피처 디렉터
    김나랑
    COURTESY OF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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