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모든 시계, 모든 시간의 트렌드
HERMÈS
에르메스가 시간을 해석하는 방식은 늘 새롭다. 비주얼 아티스트 사라 아나이스 데브누아(Sarah-Anaïs Desbenoit)가 참여한 부스 디자인에서부터 느껴진다. 멈춰진 시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네마틱한 풍경을 구현한 전시장 한가운데 ‘정지된 시간’을 뜻하는 ‘르 땅 서스팡뒤’ 컬렉션이 자리 잡았다. 버튼 하나로 시간이 정지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돌아온 것이다. 에르메스는 이 특별한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통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간을 재해석해 흘러가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역설적으로 강조했다. 2011년에 이어 아쏘 컬렉션을 통해 선보였으며, 올해는 최초로 에르메스 컷 컬렉션에도 도입했다.
ROLEX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는 롤렉스 마니아들이 열광할 만하다. 롤렉스가 기존 컬렉션을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라인업의 시계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오이스터 퍼페츄얼 랜드-드웰러’가 이목을 끌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간결한 시계에는 은은하게 음각 처리된 기하학 패턴 다이얼과 롤렉스에서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칼리버 7135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그뿐 아니라 16개의 특허가 출원된 혁신 기술이 포함되어 다른 롤렉스 무브먼트보다 얇지만 강력하다.
MONTBLANC
몽블랑 정상에 있을 법한 고즈넉한 오두막이 연상되는 공간에서 탐험 정신과 정통 워치메이킹 기술을 동화처럼 풀어낸 몽블랑. 가장 먼저 2022년 출시된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컬렉션을 확장하기 위해 38mm의 더 작은 케이스를 추가했다. 빙하의 서늘함이 떠오르는 블루 컬러 다이얼은 산맥에 자리한 프랑스 최대 빙하 메르드 글라스의 얼음을 재현한 것. 전설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Reinhold Messner)의 남극 최고봉 등정을 기념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제로 옥시전 마운트 빈슨’도 눈길을 끈다. 케이스 백에 3D 렌더링 기술로 표현한 마운트 빈슨의 장엄한 실루엣은 자연과 등산의 세계, 미지로 향하는 탐험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ROGER DUBUIS
로저드뷔는 30주년을 맞아 창립자에게 특별한 헌사를 보낸다.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는 1996년 미스터 로저 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세상에 처음 선보인 작품을 오마주했다. 오리지널 모델의 쿠션 케이스는 정제된 미학과 품격을 아우르며 바로크 디테일로 거듭났다. 다이얼 6시 방향의 초를 나타내는 스몰 세컨즈 카운터, 12시 방향의 스탬프가 배치되었고, 좌우에는 반원형 스케일을 따라 움직이는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날짜 및 요일 디스플레이가 한 치의 오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PATEK PHILIPPE
“우리는 리테일러가 아닙니다. 워치메이커입니다.” CEO 티에리 스턴(Thierry Stern)의 말처럼 파텍 필립의 자부심은 컴플리케이션 시계에서 비롯된다. 1839년 창립 이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립했고, 이는 ‘쿼드러플 컴플리케이션 Ref. 5308G-001’을 통해 여실히 입증된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 안에 장착된 칼리버 R CHR 27 PS QI는 미닛 리피터, 크로노그래프, 퍼페추얼 캘린더를 망라할 뿐 아니라 스플릿 세컨즈 메커니즘과 관련된 두 가지 특허 기술을 자랑한다. 이 밖에도 아쿠아넛, 노틸러스, 칼라트라바 등 주요 컬렉션마다 골고루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초로 컴플리케이션을 적용한 여성용 트웬티~포와 지난해 성공적으로 론칭한 큐비투스를 지름 40mm의 미디엄 사이즈로 축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TAG HEUER
정제된 38mm 케이스, 샌드블라스트 스틸과 DLC 코팅을 적용한 마감, 향상된 인체공학적 디자인, 최첨단 솔라그래프 무브먼트, 그리고 대담한 컬러 팔레트까지. F1 공식 타임키퍼로 돌아온 태그호이어는 모터스포츠의 정수를 담은 ‘포뮬러 1’ 컬렉션의 강렬한 에너지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포뮬러 1 라인업 최초로 태양광 또는 인공광으로 배터리가 충전되는 솔라그래프 무브먼트를 적용했으며, 단 2분만 직사광선에 노출해도 하루 동안 구동된다. ‘모나코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 F1Ⓡ’ 역시 브랜드의 F1 복귀를 기념한다. 상징적인 사각형 케이스는 화이트 세라믹을 적용했으며, 3시와 9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에 영국 유명 해설자 데이비드 크로프트(David Croft)가 남긴 전설적인 문구 ‘Lights Out and Away We Go’를 각인했다.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의 ‘캐비노티에 솔라리아 울트라 그랜드 컴플리케이션-라 프리미에르’는 역사상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로 부상했다. 무려 41가지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이번 에디션은 13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지금껏 한 번도 결합된 적 없는 다섯 가지 천문학적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매뉴팩처 칼리버 3655가 두께 14.99mm에 불과한 케이스에 담겨 있다는 사실. 오뜨 오를로제리 브랜드의 270주년을 기념할 만한 압도적인 기술력이다.
A. LANGE & SÖHNE
현재 시간을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와 머나먼 미래의 시간까지 지속되는 퍼페추얼 캘린더. 랑에 운트 죄네는 가장 정교한 워치메이킹 컴플리케이션 두 가지를 결합한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을 통해 모든 시간을 다스린다. 50개 한정 수량으로 만든 시계는 플래티넘 케이스에 빛나는 블랙 다이얼을 품고 있으며, 새 시계에 새로운 무브먼트를 장착하는 전통에 따라 새로 개발한 수동 칼리버 L122.2로 구동된다. 창립자 페르디난트 아돌프 랑에(Ferdinand Adolph Lange)의 출생 연도를 의미하는 ‘1815’에는 칼리버 L152.1을, 허니 골드 소재로 선보이는 ‘오디세우스’에는 칼리버 L155.1을 장착했다.
IWC SCHAFFHAUSEN
IWC는 인제니어 확장에 집중했다. 1970년대 제랄드 젠타(Gérald Genta)의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을 통해 인제니어 컬렉션의 화려한 부활을 선포한 2023년에 이은 ‘인제니어 오토매틱 35’가 그 첫 번째다. 남녀 모두를 겨냥한 콤팩트한 사이즈가 흥미롭다. 차세대 ‘인제니어 오토매틱 40’에는 18캐럿 5N 골드를, 좀 더 커진 ‘인제니어 오토매틱 42’에는 가볍고 견고하지만 가공하기 까다로운 블랙 세라믹을 적용했다. 소재와 사이즈 옵션만 늘어난 건 아니다. ‘인제니어 퍼페추얼 캘린더 41’로 컴플리케이션까지 그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TUDOR
버건디 컬러가 시선을 압도한다. ‘블랙 베이 58’은 이미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시계다. 베젤뿐 아니라 다이얼까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인 새로운 모델은 지금껏 고수해온 디자인은 유지하되, 업그레이드된 칼리버 MT5400-U는 크로노메트리와 항자성 측면에서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시켰다. 기존 메탈 브레이슬릿과 러버 스트랩에 이어 5열 링크로 이루어진 쥬빌리 브레이슬릿을 추가했으며, 별도의 도구 없이 최대 8mm까지 길이 조절이 가능한 T-핏(T-Fit) 클래스프를 지원한다.
BVLGARI
불가리는 안주하지 않는다. 초박형 시계 제작을 위한 기술력과 미적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고자 하는 열망이 그 에너지의 원천이다. 2014년 시작된 혁신적 아이콘 옥토 피니씨모의 끊임없는 도전이 총 10번의 세계기록과 11년간 13개의 혁신적인 무브먼트를 남긴 것으로 증명한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두께 1.85mm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워치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투르비용’을 세상에 내놓았다. 충격과 자기장에 강한 기계식 시계의 정교한 컴플리케이션이 동전보다 얇게 제작되어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긴다. 한편 1948년부터 변신을 거듭한 세르펜티 역시 모던하게 정제된 ‘세르펜티 에테르나’를 통해 뱀의 가장 순수한 본질을 강조했다.
PANERAI
탁월한 신뢰성, 가독성, 내구성을 보장하며 1993년 첫선을 보인 ‘루미노르 마리나’는 파네라이의 유산을 이어온 초석과 같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컬렉션은 9시 방향 스몰 세컨즈를 비롯한 기존 디자인 공식은 그대로 따르면서도 약 12% 더 얇아진 13.7mm 두께와 500m 방수를 자랑한다. 풀 로터를 장착한 파네라이 무브먼트 중 가장 얇은 자동 칼리버 P.980 덕분이다. 슈퍼루미노바 X2를 적용해 최적의 가독성을 보장하는 야광 다이얼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JAEGER-LECOULTRE
얼굴을 가진 ‘리베르소’ 컬렉션을 내세운 예거 르쿨트르. 특히 페르시아 서사시 ‘왕서’에 경의를 표하는 네 가지 에나멜 타임피스의 정교함이 압도적이다. 아틀리에 장인들이 정밀한 공예술로 그려낸 미니어처 에나멜 페인팅은 완성까지 100시간이 소요되며 그랑 푀 에나멜, 기요셰를 비롯한 네 가지 전통 공예술을 결합해 폴로 경기를 하는 페르시아 왕자 시야바슈(Siyâvash)를 구현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ZENITH
제니스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한다. 그중에서도 160주년을 기념하며 설립자 조르주 파브르 자코(Georges Favre-Jacot)의 이니셜을 이름으로 사용한 ‘G.F.J.’ 컬렉션의 등장을 눈여겨볼 것. 얇은 커팅의 라피스라줄리로 장식한 선명한 블루 다이얼이 인상적이나,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1950년대 천문대 크로노미터 대회를 석권하던 제니스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무브먼트 칼리버 135를 부활시켰다는 사실이다. 플래티넘 케이스로만 만날 수 있으며, 160피스 리미티드다. (VK)
- 패션 에디터
- 김다혜
- 디지털 에디터
- 가남희
- 포토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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