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찍찍이 샌들’이 지금은 예뻐 보이는 이유
어릴 때는 엄마가 사준 벨크로 샌들을 신는 게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또래보다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은 초등학생 입장에서, ‘찍찍이 샌들’은 애기나 신는 신발 같았거든요. 찍찍이를 떼고 붙일 때마다 나는 ‘굉음’ 탓에 눈치를 살펴야 했던 것은 물론입니다. 몇 년 지나 제 의지로 옷을 골라 입으면서 벨크로 샌들과는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주변에 벨크로 샌들을 신는 친구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고요.
그렇게 평생 벨크로 샌들을 거리에서 마주칠 일은 없을 것으로 여겼습니다. 적어도 미우미우의 2024 봄/여름 컬렉션이 있기 전까지는요. 미우치아 프라다는 운동화 끈을 재활용한 듯한 디자인의 샌들을 선보였습니다. 뒷부분의 벨크로 스트랩 덕분에 브랜드 특유의 천진난만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죠. 2025 봄/여름 컬렉션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등장했습니다. 조금은 유치해 보이는 샌들에 단아한 플리츠 스커트를 입으니 오묘한 매력의 믹스 매치 룩이 완성됐고요.

패션 피플은 이미 실용적이고 (의외로) 스타일리시하기까지 한 벨크로 샌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1984년 론칭 이후 지금까지 쭉 벨크로 샌들을 만들어온 테바(Teva) 같은 브랜드 역시 셀럽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죠. 올여름, 추억의 ‘찍찍이 샌들’을 멋스럽게 소화하는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폴로 셔츠 + 버뮤다 팬츠

아직 반소매, 반바지를 입기에는 애매한, 요즘 날씨에 적합한 룩부터 살펴볼까요? 프레피 룩에 벨크로 샌들을 매치한 미우미우의 룩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준비물은 딱 두 가지인데요. 캐주얼한 분위기의 워크 팬츠, 그리고 수십 년 전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입었을 법한 폴로 셔츠입니다. 톱과 팬츠를 비슷한 색감으로 통일한다면, 정돈되면서 조화로운 룩을 완성할 수 있죠. 폴로 티셔츠 안에 패턴 셔츠를 레이어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군요.
티셔츠 + 데님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은 날에는, 청바지에 벨크로 샌들을 매치해보세요. 와이드 데님 팬츠에는 뭉툭한 실루엣의 플랫폼 샌들을, 반대로 타이트한 핏의 청바지를 입을 때는 섬세한 디자인의 샌들을 고르면 됩니다. 살짝 부족할 수 있는 재미는 티셔츠를 활용하면 되겠군요. 빈티지부터 프린팅 티셔츠 그리고 링거 티셔츠까지,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리넨 수트

믹스 매치의 멋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아이템들이 만날 때 극대화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이템들을 한꺼번에 소화했을 때의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죠. 올여름에는 리넨 수트에 벨크로 샌들을 신어보세요. 통기성 좋은 소재와 시원한 샌들이 만나,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라우스 + 팔라초 팬츠

작년 봄부터 시작된 보헤미안 시크 열풍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벨크로 샌들은 보호 시크 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팔라초 팬츠와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하늘거리는 바지인 만큼, 두툼한 벨크로 스트랩이 룩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냅니다. 상의는 레이스나 리본 디테일 블라우스가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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