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어릴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찍찍이 샌들’이 지금은 예뻐 보이는 이유

2025.06.02

어릴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찍찍이 샌들’이 지금은 예뻐 보이는 이유

어릴 때는 엄마가 사준 벨크로 샌들을 신는 게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또래보다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은 초등학생 입장에서, ‘찍찍이 샌들’은 애기나 신는 신발 같았거든요. 찍찍이를 떼고 붙일 때마다 나는 ‘굉음’ 탓에 눈치를 살펴야 했던 것은 물론입니다. 몇 년 지나 제 의지로 옷을 골라 입으면서 벨크로 샌들과는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주변에 벨크로 샌들을 신는 친구 역시 찾아보기 힘들었고요.

Miu Miu 2024 S/S RTW
Miu Miu 2024 S/S RTW
Miu Miu 2025 S/S RTW
Miu Miu 2025 S/S RTW

그렇게 평생 벨크로 샌들을 거리에서 마주칠 일은 없을 것으로 여겼습니다. 적어도 미우미우의 2024 봄/여름 컬렉션이 있기 전까지는요. 미우치아 프라다는 운동화 끈을 재활용한 듯한 디자인의 샌들을 선보였습니다. 뒷부분의 벨크로 스트랩 덕분에 브랜드 특유의 천진난만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죠. 2025 봄/여름 컬렉션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등장했습니다. 조금은 유치해 보이는 샌들에 단아한 플리츠 스커트를 입으니 오묘한 매력의 믹스 매치 룩이 완성됐고요.

Getty Images

패션 피플은 이미 실용적이고 (의외로) 스타일리시하기까지 한 벨크로 샌들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1984년 론칭 이후 지금까지 쭉 벨크로 샌들을 만들어온 테바(Teva) 같은 브랜드 역시 셀럽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죠. 올여름, 추억의 ‘찍찍이 샌들’을 멋스럽게 소화하는 방법 네 가지를 소개합니다.

폴로 셔츠 + 버뮤다 팬츠

Getty Images

아직 반소매, 반바지를 입기에는 애매한, 요즘 날씨에 적합한 룩부터 살펴볼까요? 프레피 룩에 벨크로 샌들을 매치한 미우미우의 룩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준비물은 딱 두 가지인데요. 캐주얼한 분위기의 워크 팬츠, 그리고 수십 년 전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입었을 법한 폴로 셔츠입니다. 톱과 팬츠를 비슷한 색감으로 통일한다면, 정돈되면서 조화로운 룩을 완성할 수 있죠. 폴로 티셔츠 안에 패턴 셔츠를 레이어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군요.

티셔츠 + 데님

Getty Images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은 날에는, 청바지에 벨크로 샌들을 매치해보세요. 와이드 데님 팬츠에는 뭉툭한 실루엣의 플랫폼 샌들을, 반대로 타이트한 핏의 청바지를 입을 때는 섬세한 디자인의 샌들을 고르면 됩니다. 살짝 부족할 수 있는 재미는 티셔츠를 활용하면 되겠군요. 빈티지부터 프린팅 티셔츠 그리고 링거 티셔츠까지,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리넨 수트

Getty Images

믹스 매치의 멋은 어울리지 않을 법한 아이템들이 만날 때 극대화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아이템들을 한꺼번에 소화했을 때의 쾌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죠. 올여름에는 리넨 수트에 벨크로 샌들을 신어보세요. 통기성 좋은 소재와 시원한 샌들이 만나,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라우스 + 팔라초 팬츠

Getty Images

작년 봄부터 시작된 보헤미안 시크 열풍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벨크로 샌들은 보호 시크 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 팔라초 팬츠와도 훌륭한 궁합을 자랑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하늘거리는 바지인 만큼, 두툼한 벨크로 스트랩이 룩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냅니다. 상의는 레이스나 리본 디테일 블라우스가 좋겠군요.

Teresa Romero Martinez
사진
Getty Images
출처
www.vogue.it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