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식사 전 물 한잔, 살이 빠질까? 하버드 전문의에게 물어봤습니다

2025.06.13

식사 전 물 한잔, 살이 빠질까? 하버드 전문의에게 물어봤습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물은 필수라고 말합니다. 특히 식사 전에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죠. 잘 생각해보면 논리적인 말입니다. 식사 전에 물을 마시면 포만감을 느끼게 되어 식사량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조언은 과연 사실일까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로버트 H. 슈머링(Robert H. Shmerling) 박사는 이 오래된 의문에 대해 <하버드 의과대학교 건강 매거진(Harvard Health Publishing)>에 기고한 글에서 주요한 세 가지 이론을 분석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carminhoqueiroga

#1 배가 부르면 덜 먹게 된다?

위는 배부름을 감지하면 뇌에 식사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물을 마셔도 비슷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을까요?

스페인 <보그> 뷰티 에디터 아나 모랄레스(Ana Morales)가 쓴 ‘물의 효능’ 기사에 따르면 “물을 마신다고 체중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식사 전에 마시는 물 한잔은 약간의 포만감을 느끼게 해 의식적으로 과식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일부 장수 전문가는 식사 전후에 물을 마셔도 소화효소가 희석되지 않아 소화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라고 하는데, 맞는 말일까요?

근거: 슈머링 박사는 일부 소규모 단기 연구가 이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말합니다. 고령의 실험 참가자들이 식사 전에 물 한잔을 마셨을 때,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적게 먹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저칼로리 식단을 따르면서 식사 전에 물을 더 많이 마신 사람들이 물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식욕이 덜했고, 12주 동안 더 많은 체중을 감량했다는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linda.sza

#2 물을 마시면 칼로리가 소모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 중 하나는 ‘차가운 물을 마시면 우리 몸속에서 체온과 같게 만드는 과정 중 열이 발생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식사에서 얻은 칼로리를 상쇄할 수 있을 듯한데요. 그렇다면 물을 마시고 가만히만 있어도 칼로리가 소모될까요?

근거: “이전의 일부 연구에서는 이 가설을 어느 정도 지지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물을 마신다고 해서 많은 칼로리가 소모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슈머링 박사는 말합니다. 열 발생이 체중 감량을 이끌어낸다고 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죠.

@inesisaias

#3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목이 마른 탓?

우리가 때때로 출출해서 간식을 찾는 이유가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가짜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인데요.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허기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죠. 최근 틱톡에서 인기를 끈 이 이론은 배고픔을 느낄 때 물을 마셔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피하라고 합니다.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요?

근거: “사람들이 갈증을 배고픔으로 잘못 해석한다는 점이나, 이런 이유로 물을 마시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뒷받침할 신뢰할 만한 연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라고 슈머링 박사는 말합니다. 갈증과 배고픔의 조절은 복잡하며 사람의 일생 동안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면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줄어들기도 하거든요. 게다가 배가 고플 때 무조건 물만 마시면, 균형 잡힌 식단 유지에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최종 결론

“일부 근거는 물을 마시는 것이 적어도 몇몇 사람에게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그 연구들은 대부분 소규모이거나 단기적이며, 혹은 동물실험 데이터에 기반한 것입니다. 긍정적인 연구조차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만약 당신이 스스로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면 물을 좀 더 마시는 것은 크게 해가 되지 않습니다. 단, 별로 목이 마르지 않은데도 억지로 마시지는 마세요”라고 슈머링 박사는 결론 지었습니다.

내분비학 및 영양 전문의인 몬트세 프라도스(Montse Prados) 박사도 이 의견을 뒷받침합니다. “물 섭취가 포만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는 사실입니다. 액체가 위에 들어오면 근육 섬유와 그 확장을 감지하는 기계 수용체가 늘어나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이 이론에 반하는 두 가지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첫째, 이러한 위 확장은 음식의 화학적 소화로 인해 더 잘 발생하며, 영양분이나 포도당이 없는 물이나 차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음식은 입에서 소화가 시작되어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지만 물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둘째, 물은 매우 빠르게 십이지장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이 포만감은 일시적입니다. 반면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면 포만감이 더 크고, 오래 지속되죠.”

@chloelecareux

그렇다면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식사 전 물을 마시는 것이 체중 감량에 기여하는 것일까요?

프라도스 박사는 명확히 설명합니다. “만약 우리가 에너지 음료와 설탕이 든 음료, 술 대신 물을 마신다면, 총 섭취 칼로리를 줄여 체중 감량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또 비록 일시적인 포만감이라고 할지라도 물을 마시면 폭식하거나 과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식사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뇌가 포만감을 인지할 시간을 주면서 천천히 먹는 것이 좋죠.”

결론입니다. 물 섭취량을 늘리는 것은 몸에 해롭지 않으며, 때에 따라서는 실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동의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단순히 다이어트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절대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Laura Solla
사진
Instagram
출처
www.vogu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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