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도쿄, 스피드캣 말고 ‘이 스니커즈’
패션 아이템 중에 신발이 제일 만만하고, 그래서 제일 많이 사는 분 있나요? 제가 그렇거든요. 지금보다 더 부끄러움이 심했을 땐 신발에 가장 힘을 주었습니다. 앞사람이 내 눈을 마주 보는 동시에 내 신발을 볼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도 모르는 길바닥에서 은근히 자기만족도 느낄 수 있었고요. ‘너 오늘 멋 좀 냈구나’라는 말엔 기겁했지만, ‘새 신 샀구나’라는 말은 별스럽지 않았습니다. 신발과 나 사이에 한 뼘 여유를 둘 수 있었달까요. 그래서 여윳돈이 생기면 신발부터 샀습니다. 다른 것보다 활용도가 높으니까 나름대로 선순환을 만들 수 있었죠.
사설이 길었습니다. 하지만 제 말이 영 엉터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흥미로운 신상 소식을 전합니다. 요즘 얇고 날렵한 스니커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죠. 그런데 푸마가 오랜 시간 브랜드의 대들보로 자리해온 스피드캣을 잠시 뒤로하고 새로운 슬림 스니커즈 ‘H-스트리트’를 선보였습니다.

H-스트리트는 2025년 초, 코펜하겐 패션 위크의 오페라 스포트 쇼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푸마의 스피드캣과 닮은 듯 다른 디테일이 눈에 띄어 당장 검색해봤지만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면 더 사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죠!)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정식 출시됐습니다. 런웨이에서 일상으로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을 만큼, 멋과 실용의 균형을 잘 맞췄더군요.


그렇다고 이 신발이 완전히 새로운 발명품은 아닙니다. 스피드캣이 클래식한 레이스화에서 영감을 받았듯, H-스트리트 역시 푸마의 아카이브에서 출발한 모델입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육상 선수를 위해 제작된 스파이크 러닝화 ‘PUMA Harambe’를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했거든요. 그 시절의 기능성과 실루엣에 현재의 거리 감성을 덧칠한 거죠. 러닝화 특유의 납작한 아웃솔, 얇고 유연한 갑피가 살아 있습니다. 마침 여름에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메시 소재고요. 여기에 T자 형태 토 캡, 실버 디테일, 큼직한 푸마 로고까지 더해 레트로한 분위기를 완성했죠.
H-스트리트는 과연 스피드캣의 바통을 이어받을까요?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합니다. 신발은 다다익선이라 믿는 분들, 혹은 마침 새로운 스니커즈가 필요했던 분들 모두에게 열려 있는 선택지라는 것!

- 사진
- Instagram, GoRunway, Courtesy Photos
추천기사
-
패션 아이템
블랙과 화이트 넘어 올여름 기본이 될 샌들!
2025.07.01by 하솔휘
-
아트
지금은 생존 건축의 시대
2025.06.30by 김나랑
-
셀러브리티 스타일
840시간의 노력이 담긴 샤넬 룩을 입은 리한나
2025.06.30by 오기쁨
-
셀러브리티 스타일
제프 베이조스의 초호화 결혼식에 등장한 셀럽들
2025.06.30by 황혜원, US Vouge
-
셀러브리티 스타일
파리 패션 위크에 참석한 한국 셀럽들 #패션인스타그램
2025.06.30by 하솔휘
-
뷰 포인트
베니스의 새로운 문화 공간, 산마르코 아트센터
2025.06.17by 김나랑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