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몰디브! 일본의 작은 천국 이시가키
다채로운 빛깔로 일렁이는 푸른 바다와 영원할 듯한 여름의 초록으로 울창한 산이 있는 섬, 이시가키(Ishigaki). 동양의 몰디브라 불리는 일본 오키나와현의 작은 천국에서 여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바다에 거침없이 뛰어들거나, 혹은 또 다른 섬으로 떠나거나. 이번 여행은 후자를 선택했다.

지난 4월, 진에어 인천-이시가키 직항 노선이 신설되면서 이시가키섬의 이름이 알려졌다. 일본, 홍콩, 대만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이지만, 의외로 국내 여행자에게는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다. 이시가키는 일본 오키나와현 야에야마제도에 속한 섬으로, 크기는 오키나와에서 세 번째로 크다. 동양의 몰디브라는 별명답게 에메랄드빛 바다에 둘러싸인 섬의 분위기는 여느 휴양지의 한적한 풍경과 닮아 있다.

이 섬을 찾는 여행자들은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이시가키를 즐긴다. 산호로 가득한 바닷속에서 다채로운 생태계와 해양생물을 만나거나 열대우림과 푸른 바다를 눈에 담으며 호캉스를 만끽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다른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거다. 이시가키를 찾는 여행자 중에는 숙소 대신 바로 여객터미널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보통 배를 타고 주변의 여러 섬으로 다시 이동한다. 화려하거나 번화하지 않은 여행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섬 중에는 이리오모테(Iriomote)와 다케토미(Taketomi)가 있다. 각각 여객터미널에서 티켓만 따로 구매해서 여행할 수 있고, 섬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갈 수도 있다. 개별로 찾아도 좋지만 기왕이면 투어를 추천한다. 그렇게 여행하는 것이 조금 더 편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케토미

다케토미는 이시가키섬에서 페리로 10~15분 거리에 있는 동그란 섬이다. 이 조그마한 곳에 무슨 볼거리가 있을까 싶겠지만, 누구라도 다케토미의 마을 풍경을 보면 바로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울퉁불퉁한 회색빛 돌담과 낮은 지붕, 소박한 우체국과 자전거를 타고 돌아 다니는 여행자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학생들과 천천히 마을 길을 지나는 소까지. 이 섬을 여행하는 방법은 그저 느긋하게 시간을 소모하는 방법이 최고다. 물빛이 예쁜 바다에서 수영을 하거나,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카페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 또한 여행자의 선택일 뿐. 사치스러운 어떤 행동 없이도 다케토미에서 보내는 시간은 꽉 차 있다.
작은 섬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풍경은 결코 작지 않다. 붉은 기와지붕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 산호 모랫길을 걷노라면 들려오는 파도 소리,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하는 고요함이 다케토미만의 특별함을 만들고 있으니.
이리오모테

이리오모테섬은 이시가키에서 배로 40~50분 거리에 있다. 전체 면적의 약 90%가 열대우림과 맹그로브 숲으로 덮여 있는, 아주 독특하고 귀한 생태계가 특징이다. 섬 전체가 거의 이리오모테이시가키 국립공원에 포함되었다고 하니, 보지 않아도 이 섬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상상해보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수풀 사이로 이파리를 길게 뻗은 다양한 식물이 싱그럽게 자라고, 저 멀리 보이는 바다는 바닥이 깨끗하게 보이는 푸른 빛깔일 테니.
이 섬을 대표하는 나카마가와(仲間川) 맹그로브 숲은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다. 섬 남동부 나카마가와 하구를 중심으로 약 158헥타르 크기로 조성됐는데, 쉽게 이야기하면 여의도의 절반 정도 크기다.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강줄기를 따라 양옆으로 맹그로브 나무 군락이 울창하다. 물 아래로 뿌리를 내린 채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버티고 선 묘한 섬. 일본 최대 규모의 원시 맹그로브 숲으로 유명하다고. 이 강물을 따라 크루즈 투어를 하거나 카약을 체험하면 강가 숲이 주는 고요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메인 여행지는 ‘유부(Yubu)섬’이다. 이리오모테에서 약 0.5km 거리에 있는 곳으로, 걸어서 한 바퀴 돌면 20분 정도 소요될 만큼 크기는 소박하다. 유부섬 건너편에 서서 한참 기다리면 저 멀리 바닷물을 건너 다가오는 물소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소가 끌고 가는 수레를 타야만 유부섬에 닿는다. 소는 수레에 사람을 가득 태운 채 느릿느릿 걷고, 방향을 조절하는 가이드는 전통 악기를 연주하며 오래된 노래를 부른다. 쓸쓸한 곡조와 찰박이는 바닷물의 음조가 묘하게 어울린다.
유부섬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듯 거칠게 자란 아열대식물로 가득하다. 그 사이를 걷노라면 이곳이 과연 일본인지, 아니면 어딘가 더 먼 곳의 울창한 숲속인지 잊게 된다. 섬에서 잠깐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물소 수레를 타고 돌아 나온다. 섬에서 섬으로, 그리고 다시 작은 섬으로. 이시가키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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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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