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 동안 이어진 패션계의 지각변동 속에서도 마르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의 사임 소식은 놀라운 사건이었는데요, 이제 그의 뒤를 이어 마르니의 비전을 이어갈 주인공이 정해졌습니다. 디자이너 메릴 로게(Meryll Rogge)입니다.

마르니를 소유한 OTB 그룹은 메릴 로게를 브랜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습니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 출신인 로게는 법학 학위를 보유한 독특한 이력의 디자이너로 유명합니다. 마크 제이콥스에서 7년간 수석 디자이너로 일한 후 2014년 벨기에로 돌아와 드리스 반 노튼의 여성복 디자인 책임자를 맡았습니다.

로게는 2020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브랜드의 성공에 이어 마르니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로게의 임명은 그녀가 2025 안담 패션 어워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지 2주 만에 이뤄졌죠. 로게는 2024 벨기에 패션 어워드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는가 하면, 2025 울마크 프라이즈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두아 리파, 클로에 세비니, 리한나, 제니 같은 셀럽들도 로게의 디자인에 푹 빠졌죠.

지난 3월 로게는 자신의 브랜드 첫 공식 런웨이 쇼를 열었고, 빈티지 월페이퍼 프린트와 낡은 예술품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고전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감각이 맞닿은 그녀의 디자인은 생동감 넘치는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고유한 접근 방식이 마르니의 비전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OTB 그룹 회장 렌초 로소(Renzo Rosso)는 보도 자료를 통해 “우수한 후보자를 여럿 만나며 마르니가 전 세계의 창의적인 인재를 영감과 매력으로 계속 이끌고 있음을 확인했다. 메릴은 브랜드의 DNA를 재해석하는 감수성과 액세서리, 인테리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특별 프로젝트 등 마르니의 모든 차원을 포용하는 현대적인 비전을 제시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창의성을 늘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온 팀과 그룹의 지원을 받아 이 비전을 열정적으로 추진해나가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로게의 임명은 패션계 주요 럭셔리 브랜드에서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존재감을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로게는 “마르니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이다. 비전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이끌어온 역할을 맡게 된 것은 겸손함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영감을 주는 경험이다. 렌초 회장과 CEO 스테파노가 나의 패션 세계에 공감하고 특별한 기회를 맡겨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 마르니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