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를 입은 42인의 이야기,’구찌 포트레이트 시리즈’ 공개

얼마 전 사진을 찍으면서 구찌를 입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컬렉션의 첫 번째 의상이어서 기억하고 있었죠. 패치워크가 들어간 청바지에 리본이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블라우스, 그 위로 보드랍고 묵직한 스웨이드 재킷을 걸치면서 저는 이 룩이 제 인생에 오래도록 남으리라는 사실을 직감했습니다.
구찌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이 얘기한 그대로였죠.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하우스의 유산이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쉰다는 메시지를 남긴 그 컬렉션이요. 쇼 타이틀이 ‘Continuum(연속체)’인 이유를 바로 알겠더군요. 1960년대의 모던한 젯셋 실루엣, 톰 포드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벨벳 캣수트, 미켈레의 아이코닉한 슬라이드 로퍼, 사바토 데 사르노가 연상되는 슬립 스커트와 피코트까지, 구찌의 유산이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의 선율에 맞춰 캣워크 위를 유영했죠.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온 원피스에 엄마 가방을 들고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털숭이 로퍼를 꺼내 신었다면 그랬을까요? 잊을 수 없는 모든 이야기는 포토그래퍼 캐서린 오피(Catherine Opie)의 시선을 통해 재해석되었습니다. 2025년 가을/겨울 캠페인 ‘구찌 포트레이트 시리즈(Gucci Portrait Series)’의 일환으로요.
다양한 배경을 지닌 42명의 사람들이 2025 가을/겨울 룩을 입고 캐서린 오피의 렌즈 앞에 섰습니다. 그녀는 인물과 옷의 관계를 깊이 있게 포착했죠. 의상은 몸을 감싸는 용도 이상의 개성을 비추는 프레임이 되니까요. 재킷의 주름이나 가방을 쥔 손, 몸의 움직임에 따라 흐르는 스카프 등에서 표출되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또 다른 재미죠.
영화감독인 리사 로브너(Lisa Rovner)가 연출한 영상 시리즈는 캠페인의 메시지에 힘을 보탭니다. 영상에서 42명의 인물은 질문을 받고 답하며 유머와 성찰, 기억의 순간을 고백하죠. 이 정제되지 않은 진솔한 장면은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순간으로, 캠페인에 진정성을 더합니다.

예술사에서 포트레이트를 보는 포인트는 ‘시대’에 있습니다. 화풍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고, 인물의 표정과 옷차림에서 시대상을 발견하죠. 구찌 포트레이트 시리즈에서 우리는 어떤 시대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1960년대 초반? 아니라면 홀스빗이 탄생한 1953년이요? 확실한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해결하며 태연한 태도를 유지한다’라는 구찌의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 정신은 그대로일 거란 사실입니다. 힘을 주었다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우아하며, 세련된 이탈리아의 멋이 당신의 몸과 삶에 스며들 테니까요. 구찌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8월 28일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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