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전시, ‘WWW’ 프로젝트의 정체
전시장, 영화관, 공연장… 우리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설계된 공간이지만 때론 공간이 곧 한계가 되기도 합니다.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페이스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제임스 터렐의 신비로운 작품은 저에게 충분한 감동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곳이 최선일까?’라는 의문이 샘솟기도 했죠. 작품을 거는 방식부터 작가를 소개하고 대규모 페어를 기획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창조적 사고의 결과물인 예술을 둘러싼 온갖 제도는 아주 편리하지만, 반짝이는 영감을 다소 두루뭉술한 것으로, 대동소이한 것으로 만듭니다. 그런 점에서 대안 전시 공간을 방문하는 일은 굉장한 리프레시가 됩니다. 지난해 주문진에 자리한 전시 공간 ‘J25409’에서 지역 아이들과 함께 거대한 패브릭 오브제에 누워 미디어 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전시를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처음 깨달은 것처럼요.

2010년 아트 컨설팅을 시작하며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활약 중인 윌링앤딜링(Willing N Dealing)의 신선하고 진취적인 행보 역시 지켜볼 만합니다. 2012년 종로구 자하문로에 문을 연 전시 공간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을 통해 연간 10개 내외의 전시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아티스크 토크, 비평 글 출간, 작가 연구, 전시 제작∙창작론∙유통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작하며 새하얀 전시장을 넘어서려는 다양한 도전을 감행해왔죠.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성장기 기초예술 기업 지원’에 선정되어 윌링앤딜링이 7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선보이는 ‘WWW(Who With What)’ 프로젝트는 헤어 숍 엘가든, 마키시 나미의 가구를 독점적으로 선보이며 사랑받아온 팩토리 에디션, MK2 쇼룸에서 총 9차례에 걸쳐 전시와 행사를 소개합니다. 전시장을 방문하는 일반 관람객뿐 아니라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이들과 예술계 종사자의 새로운 만남과 협업을 유도하며 시너지를 일으킬 계획이죠. 권혜성, 김혜원, 남진우, 박노완, 서재웅, 손지형, 이세준, 장성은, 정현두, 윤가림, 이승찬 등 윌링앤딜링 전속 작가 10명 내외의 작품을 세 공간을 통해 순차적으로 소개하며, 첫 주자로 권혜성, 윤가림, 이승찬 작가의 작품을 7월 30일부터 8월 23일까지 엘가든에서 선보입니다.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시, ‘WWW’ 프로젝트를 통해 당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세요.
- 피처 에디터
- 류가영
- 포토
- 윌링앤딜링, 스튜디오 리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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