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예술가 5인이 함께한 6개월

2025.09.11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예술가 5인이 함께한 6개월

낯선 여정에서 자기만의 영감을 채집하는 현대미술가 김수자와 김희천, 현대무용수 최수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배우 문소리가 이끌고, 예술가 6인이 작품으로 함께했다. 이 여정에 화답한 예술가들은 ‘안디아모’의 의미와 미학을 형상화해달라는 <보그>의 주문에 장인의 손길로 독창적인 아트피스를 완성했다. 6개월간 이어진 ‘안디아모와의 동행: ICONIC JOURNEY’에서 마주한 반가운 동행자들.

종이처럼 얇은 가죽을 하나하나 손으로 엮어 만든 ‘안디아모(Andiamo)’. 이탈리어로 ‘가자!’라는 기분 좋은 뜻의 이름처럼 ‘이동’에 대한 찬사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보테가 베네타의 대표 가방 컬렉션이다. 착용자의 몸에 자연스럽게 밀착될 수 있도록 고안한 인트레치아토 수공 기법으로 가방을 구성했다는 사실이 이를 대변한다. 유일한 장식인 ‘놋(Knot)’ 디테일 역시 1966년 도입된 것으로, 항해용 로프 같은 형태가 하우스의 근원인 베네치아를 상징한다. 연결된 브레이드 스트랩으로 길이 조절까지 가능해 멋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요소로 거듭났다.

KIM SOOJA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인트레치아토 코트를 손에 쥔 현대미술가 김수자가 ‘Meta-Painting’ 연작 가운데 서 있다. “검정으로 둘러싸여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낍니다.” 온통 검정 일색인 그녀는 최근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 예술 공로 훈장 오피시에(Officier)를 수훈했다. 2017년 받은 슈발리에(Chevalier)에 이은 두 번째 훈장으로, 한 단계 승급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바로 뒤 달항아리 작품은 ‘Deductive Object – Bottari’, 2023.
헌 옷을 이불보로 감싼 ‘Bottari’는 작가의 대표작이자, 개념 미술가로서 출발을 알리는 신호였다. “안디아모 백의 부드러운 촉감과 유연한 형태가 인상적이었어요. 직조된 가죽의 조직이나 매듭이 그리 낯설지 않아서 반가웠죠.”

‘황씨화보 – Bottega Veneta, Andiamo’, 황규민

가장 동시대적인 동양화를 추구하는 황규민은 여덟 개의 액자 그림을 안디아모의 놋 디테일 형태로 배치했다. 2023년 안디아모 백 탄생 당시 선보인 일곱 가지 색(바롤로, 폰단트, 글레이셔, 아이스크림, 잉크웰, 트래버틴, 화이트)을 기반으로 인트레치아토 패턴을 비롯해 캔버스, 오스트리치 가죽 등 안디아모 백의 다양한 소재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KIM HEECHEON

전국체전을 앞둔 고교 레슬링 팀에서 선수들이 사라지는 불가사의한 일을 독특한 디지털 기법으로 다룬 40분 분량의 극영화 ‘스터디’(2024)로 뜨거운 주목을 받은 미디어 아티스트 김희천. 올해는 국민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그와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마주했다. 편안한 실루엣의 데님 블루종을 착용한 그가 익숙한 장소를 자유롭게 활보했다.
김희천은 먼 나라로의 이동보다는 집 근처 산책을 즐기는 편이다. “카메라는 웬만하면 지참하고, 여행지에서 이것저것 챙기는 것이 많아 평소 큰 가방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안디아모 백 라지처럼 넉넉한 사이즈라면 레슬링 슈즈와 용품까지 넣고 다닐 것 같군요.”

‘비행(飛行)’, 서동진

민화 작가 서동진은 안디아모의 놋 장식에서 날개를 떠올렸다. 자유, 비행, 여행 등의 단어를 한글, 한자, 알파벳 버전으로 작업한 끝에 최종적으로 두꺼운 가죽 붓으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비행’의 한자 버전을 채택했다. 혁필화에 자주 등장하는 잉어와 돌고래 대신, 비행의 의미를 강조할 새와 나비를 그려 넣었다.

‘Andiamo!’, 전태형

특유의 동양적인 화풍으로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전태형은 인트레치아토 위빙 텍스처를 화분으로 형상화하고, 즐겨 그리는 꽃에 놋 디테일을 가미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안디아모 꽃’을 그리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CHOI SOOJIN

현대무용수 최수진은 ‘안디아모와의 동행: ICONIC JOURNEY’ 프로젝트에서 마주한 첫 번째 동행자다. 뉴욕 앨빈 에일리 학교와 시더 레이크 컨템포러리 발레단에서 활약했고, 이후 ‘댄싱9’과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너른 사랑을 받은 최수진은 낯선 여정과 모험을 긍정하는 열정적인 예술가다. “새로운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도전을 반기고, 실행력도 갖췄죠.”
‘보그’와의 더 특별한 협업을 위해 최수진은 최지윤, 서보권 무용수와 함께 보테가 베네타의 안디아모 백을 소품으로 활용한 멋진 안무를 구상했다. 안디아모에 담긴 ‘가자!’라는 의미에 집중해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 그가 보테가 베네타 드레스를 입고 움직인 소감을 전했다. “의상이 꽤 묵직해서 생각보다 더 거친 여정이었지만(웃음), 활짝 펴지는 치맛자락이 움직일 때마다 파동을 일으키며 시너지를 더했습니다. 춤을 추는 내내 옷에 응축된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Andiamo: Roads of Memory’, 가물치

펜화 작가 가물치는 안디아모 백이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섬세한 선으로 감정과 기억의 결을 간직한 도시 풍경을 수놓았다. “곡선 위로 보이는 도시는 장인의 손길처럼 세밀히 설계한 장소입니다. 저마다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채,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서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죠. 머문 이의 기억과 아직 닿지 않은 이의 동경이 그 안에서 교차하며, 안디아모가 전하는 끝없는 이동과 순환의 철학을 암시합니다.”

YANG INMO

고난도 레퍼토리로 유명한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깊이 있는 해석 능력을 중시하는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를 거둔 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우뚝 선 양인모가 ‘보그’와 서울에서 접선했다. 섬세하고 따뜻한 연주로 이름을 날린 그는 최근 다양한 소리를 실험하며 또 한 번 도약을 꿈꾼다. “어린 시절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좋아서 연주하던 그 느낌이 되게 그리워요. 아이처럼 연주하고 싶거든요. 더 자유롭게 연주하기 위해 신선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위빙 디테일의 셔츠와 팬츠가 묵직한 듯 섬세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처럼.
안디아모 가방의 타임리스한 매력은 유행을 타지 않는 소재와 디테일에 담겨 있다. 높은음자리표를 닮은 안디아모의 볼드한 메탈 놋 장식이 돋보이는 빅 사이즈 숄더백과 포즈를 취한 양인모. 최소한의 짐과 악기만 지참한 채 가뿐하게 이동하는 것을 중시하는 그는 사이프러스 컬러의 안디아모 백에 담긴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매력을 추켜세웠다.

‘Scalar and Vector No.13’, 김서울

회화 작가 김서울은 이번 작업을 위한 첫 번째 통화에서 인트레치아토 기법의 수직적인 아름다움에 곡선적인 놋 디테일을 가미한 디자이너의 의도에 공감한다고 이야기했다. “저 역시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캔버스 위에 격자 모양의 선을 긋고, 색을 채우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상을 그려 넣으며 완벽한 균형의 미학을 찾아나갑니다.” 정사각형과 불규칙적인 붓 터치가 하나의 평면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김서울의 그림은 인트레치아토 패턴과 놋 디테일이 어우러진 안디아모 백의 미학과 흡사하다.

‘Tied to Go, Andiamo’, 경체리

그래픽 디자이너 경체리는 그래픽 포스터 같으면서도 여행 중 찍은 네 컷 사진처럼 보이는 팝한 아트워크를 완성했다. 립스틱, 선글라스, 빗, 바람개비 등 외출과 여행을 상징하는 일상용품에 안디아모의 놋 디테일을 적용하니 한층 경쾌하고 위트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MOON SORI

안디아모의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세대의 문화 아이콘과 함께 진정성 있는 패션 스토리로 해석됐다. 단순함을 신뢰하며 예술성을 드러내는 배우 문소리의 진일보한 태도 덕분에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의 창의성이 더 돋보인다. 수공예로 완성해 정성이 깃든 멋진 가죽은 그 자체로도 뛰어난 미감을 지녔다.
보테가 베네타의 헤리티지에 기반한 컬렉션은 안디아모 백과 함께 우아한 타임리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패션 디렉터
    손은영
    패션 에디터
    김다혜, 고주연
    피처 에디터
    류가영
    포토그래퍼
    이수정, 김참, 김형상, 박배
    헤어
    안미연, 장하준, 박은총, 조은혜, 우빈(순수)
    메이크업
    유혜수, 장하준, 이새온, 수경(순수)
    스타일리스트
    구원서
    SPONSORED BY
    BOTTEGA VENETA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