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도 입는 2000년대 아이템

2025.09.18

하솔휘

2025년에도 입는 2000년대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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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고무줄 몸무게’처럼 패션도 이전 상태로 돌아오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2025년 패션이 다시 2000년대와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요.

지금 바지 트렌드는 어마어마한 과도기를 겪고 있습니다. 트렌드가 원래 칼로 무 자르듯 깔끔하게 나뉘는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세상 모든 바지가 런웨이와 길거리로 나오고 있어요. 작년까지 트렌드의 양축이던 Y2K, 미니멀이 아직 방을 빼지 않은 걸까요? 후들후들한 샌드 워싱 진보다는 빳빳하고 진한 셀비지 진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워싱 진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에요. 디스트레스트 진이 다시 얼굴을 비치기 시작하며 워싱이 짝꿍처럼 따라붙었죠. 확실히 통이 지나치게 넓은 바지는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편안한 맛에 한 번씩은 와이드 팬츠를 입게 됩니다. 그룹 코르티스의 멤버 주훈은 에디 슬리먼의 디올처럼 스키니 팬츠 전성시대가 돌아올 거라고 외치지만, 헐렁한 바지에 새깅도 자주 즐기더군요.

바지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이렇듯 바지 트렌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고, 믹스 매치가 성행하다 보니 상의의 변주도 다양해졌죠. 바지에 맞춰 상의도 달리해보세요. 이른바 2025년 버전으로 진화한 2000년대 Y2K 아이템입니다.

시스루 톱

지난 주말, 온 동네 멋쟁이들 다 모였던 콘서트장에서 제일 크게 체감한 트렌드입니다. 그 전 콘서트에선 머리에 스카프 두르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화려하게 프린팅한 시스루 톱이 눈에 띄었죠. 알록달록한 컬러도, 개성 있는 패턴도 시스루의 도움을 받아 연하게 변합니다. 좋아하는 컬러로 한번 시도해보세요. 손쉽게 포인트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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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올오버 그래픽 프린트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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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글러선셋 시스 시스루 바디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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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마르지엘라포 스티치 시스루 바디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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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플 블라우스

비욘세, 제니퍼 로페즈가 즐겨 입던 러플 블라우스가 2025년 버전으로 돌아왔어요. 2000년대에는 작고 풍성하게 장식처럼 얹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옷 전체를 러플 실루엣으로 덮는 식입니다. 많아 봐야 두세 겹 정도고요. 오프숄더만 피하면, 출근할 때도 입을 수 있을 만큼 단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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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린오프숄더 퍼프 소매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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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테아 러플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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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샌더러플 칼라 블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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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티셔츠

하의 실루엣이 타이트해지면 상의 실루엣은 헐렁해지기 마련이지만, 베이비 티셔츠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벨라 하디드의 룩을 보면 눈치챌 수 있듯, 의외로 스트레이트 팬츠와 매치했을 때 시너지가 큽니다. 군더더기 없는 하의 덕분에 상체의 작은 면적이 도드라져 전체적으로 균형이 좋아 보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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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앤가바나프린트 크롭 코튼 저지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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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애너그램 자수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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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던포인텔 반소매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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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터 톱

홀터 톱은 또 다른 축을 이룹니다. 몇 달 전 <보그>는 이제 배꼽보다 골반이나 등을 더 많이 드러내게 될 거라고 전망했는데요. 그 역할을 홀터 톱이 해내고 있죠. 베이비 티셔츠가 걸리시한 당당함을 보여주는 노장이라면, 홀터 톱은 성숙한 관능을 제안하는 신예라고 할까요. Y2K 시대에서 같이 건너와 지금은 2025년 가을 옷장에서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며 하모니를 이루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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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이아홀터넥 크롭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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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홀터넥 크레이프 저지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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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포드홀터넥 컷아웃 새틴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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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미솔

캐미솔은 한때 미니멀 아이템이었습니다. 얇은 끈과 단출한 실루엣을 선택하면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는 Y2K 스타일을 대표하는 패리스 힐튼 같은 셀럽들이 알록달록한 컬러와 레이스, 반짝이 장식을 얹으며 이미지가 변했어요. 이번에 돌아온 캐미솔은 두 무드를 모두 품고 있습니다. 무광, 무채색을 골라 이너로 입으면 미니멀 무드가 살아납니다. 반대로 유광, 유채색을 택하면 Y2K 감각이 살아나죠. 아, 레이스는 양쪽 모두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