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몰개성을 상징하던 ‘군복’이 지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
피 코트, 트렌치 코트, 카디건, 나폴레옹 재킷, 야상, 봄버 재킷, 카고 팬츠, 치노 팬츠, 컴뱃 부츠… 이 모든 아이템의 공통점은 단 하나입니다. 군복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죠.
하이패션은 예로부터 군용품을 사랑해왔습니다. 군복이 엄청난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군복이란 엄격한 규율이 적용되고, 개성을 용납하지 않는 특수한 조직에서 사용하는 제복입니다. 착용자 개개인의 개성과 정체성을 거세하는 동시에 권력을 부여하는 옷이죠. 디자이너들은 늘 전복의 의도를 지니고 이 상징적인 아이템을 런웨이에 올려왔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 역시 파시스트 정권 시절 이탈리아군의 유니폼을 재해석하며 커리어를 시작했고요.

잠시 패션계의 현황을 살펴봅시다. 2025년의 핵심어는 ‘믹스 매치’였죠. 익숙하기만 했던 아이템을 다르게 스타일링하는 방식이 인기를 끌며, 강렬한 무드를 지녔거나 확실한 쓰임새 아래 탄생한 아이템이 덩달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빈티지의 유행 역시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고요. 지금만큼 군복으로 멋을 내기에 좋은 시기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걸치는 것만으로도 믹스 매치를 연출할 수 있고, 빈티지로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유행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기민하게 반응하는 패션 피플이 이런 흐름을 놓칠 리 없습니다.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필드 재킷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전면부의 플랩 포켓과 허리 부분의 드로우스트링 디테일이 특징이자, 영화 <택시 드라이버> 속 로버트 드 니로 덕분에 젊음과 반항의 상징이 된 아이템이죠.
스타일링도 어렵지 않습니다. 특유의 무드 덕분에, 역설적으로 어떤 것과 매치해도 잘 어울리죠.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청바지를 활용하는 겁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두 아이템인 만큼, 어색해 보일 가능성이 0에 가깝거든요. 위트를 더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합니다. 브이넥 니트 안에 이너 티셔츠로 컬러 포인트를 주거나, 독특한 디자인의 비니를 쓰는 것처럼 말이죠. 신발은 스니커즈부터 부츠까지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요즘처럼 쌀쌀할 때는 안에 얇은 패딩을 겹쳐 입거나, 위에 피 코트를 걸치는 등 다양한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연출해도 좋겠고요.
우디 앨런 역시 필드 재킷을 즐겨 입는 인물 중 한 명인데요. 그의 스타일링 공식은 간단합니다. 갈색 계열의 워크 팬츠나 코듀로이 팬츠를 활용하는 것이죠. 독특한 색감의 스웨트셔츠로 재미를 준 센스도 눈에 띕니다.

페미닌한 분위기의 아이템들과 매치할 경우, 믹스 매치의 멋을 극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시퀸이 가미된 화려한 스커트, 리본 장식 샌들처럼 말이죠.

물론 실제 군용으로 생산된 빈티지 필드 재킷만이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필드 재킷의 디테일을 조금씩 변형해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셀 수 없이 많거든요. 컬러가 달라도 좋고, 원형과 포켓 디자인이 조금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야전용 재킷’, 그러니까 전투용 외투라는 정체성만큼은 변함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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