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앞으로 레깅스는 ’20년 전 멋쟁이 언니들’처럼 입어야 합니다

2025.12.08

앞으로 레깅스는 ’20년 전 멋쟁이 언니들’처럼 입어야 합니다

지금 패션 피플의 시선이 향하는 아이템은 따뜻한 코트도, 두툼한 ‘겨울 바지’도 아닙니다. 지금 가장 뜨거운 아이템은 레깅스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운동용 레깅스’의 타이트한 핏을 차용한 슬림 팬츠죠.

Gucci 2026 Pre-Fall
Gucci 2026 Pre-Fall
Gucci 2026 Pre-Fall
Gucci 2026 Pre-Fall

스포티하면서도 어딘가 관능적인 분위기의 믹스 매치에 용이하다는 것, 그리고 지금 우리의 바지 핏이 점점 슬림해지고 있다는 것. 패션계의 흐름이 레깅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죠. 베르사체, 아크네 스튜디오, 발망 등 많은 브랜드가 2025 가을/겨울 쇼에서 레깅스를 선보였습니다. 뎀나가 톰 포드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선보인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핏의 팬츠를 찾아볼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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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레깅스가 착용하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겁니다. 극단적인 핏 때문에 함께 매치할 수 있는 상의와 슈즈가 제한될뿐더러, 한동안 레깅스가 유행하지 않았기에 더 낯설게 느껴지죠. 잠시 ‘슬림 핏’을 넘어 스키니가 트렌드였던 2000년대 초·중반으로 시곗바늘을 돌려봅시다. 당시 셀럽들이 레깅스 입던 방식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더군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스타일 아이콘으로 군림하는 케이트 모스와 빅토리아 베컴의 스타일링법을 살펴볼까요? 그런지 스타일을 지나 보헤미안 시크 트렌드에 민감하던 케이트 모스는 니하이 부츠와 콘초 벨트를 활용했습니다. 레깅스는 다른 아이템의 ‘맛’을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했고요. 빅토리아 베컴은 관능적인 가죽 레깅스와 모피 재킷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모두 ‘미니멀’과는 거리가 먼 스타일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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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집업과의 조합 역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델 리디아 허스트는 이너로 스파게티 스트랩 톱을 선택했고, 린제이 로한은 물이 잔뜩 빠진 후드 집업 위에 가죽 재킷을 겹쳐 입었습니다. 모두 2000년대 특유의 ‘꾀죄죄함’이 느껴지는 룩이었죠. 올여름 ‘메시 걸’ 미학이 한 차례 유행한 만큼, 지금 따라 하더라도 무리 없을 룩이었습니다. 미샤 바튼은 한술 더 떠, 호피 무늬 레깅스에 후줄근한 스쿠프넥 톱을 매치했고요. 런웨이에서 수없이 봤던 ‘레깅스에 블레이저’ 조합보다 한층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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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 핏 유행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렸을 뿐이고, 내년에도 ‘믹스 매치’라는 기조는 변치 않을 전망입니다. 레깅스의 인기는 앞으로 높아질 일만 남았다는 뜻이죠. 2026년 스타일링의 열쇠는 런웨이가 아니라 2000년대 셀럽들의 스트리트 포토가 쥐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Daisy Jones
사진
GoRunway, Getty Image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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