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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밀 여성 컬렉션, 강렬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순간

2025.12.17

리차드 밀 여성 컬렉션, 강렬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순간

소재와 빛, 구조와 감성이 만들어낸 리차드 밀 여성 컬렉션

리차드 밀은 지난 20년 동안 기술과 디자인의 정교함을 다듬어가며 여성 컬렉션만의 고유한 문법을 자연스럽게 구축해왔다. 그리고 그 변화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모델이 RM 037과 RM 07-01이다. 이 두 모델은 단순히 착용하는 시계가 아니라, 착용자를 하나의 세계로 완성시키는 오브제와도 같다.

리차드 밀의 여성 컬렉션은 언제나 기술과 우아함 사이의 긴장감을 품고 있다. 브랜드 특유의 실험적인 소재, 대담한 디자인, 정교한 메커니즘이 서로 충돌하는 대신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이 균형이 리차드 밀 여성 컬렉션의 진짜 매력을 만들어낸다. 과하지 않지만 약하지도 않고, 기능적이면서 섬세하다.

RM 037과 RM 07-01에 탑재된 인하우스 오토매틱 무브먼트는 그 철학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준다.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다는 설명은 익숙하지만, 실제 시계를 보면 기계적 구조가 ‘차갑다기보단 차분하다’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오닉스, 재스퍼, 마더 오브 펄 같은 장식 스톤과 카본 TPT®, 다이아몬드 파베 등 다양한 재료가 더해지면 시계는 하나의 ‘표현’이 된다. 리차드 밀의 디자인 언어는 기술이 감성을 보완하고, 감성이 기술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RM 07-01 스타리 나이트는 기술력의 미세한 감정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카본 TPT® 위에 서로 다른 형태와 크기를 지닌 181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다. 수작업으로 폴리싱된 골드 프롱 위에 한 점씩 올린 뒤 카본 TPT® 표면에 고정하는 과정을 거쳐, 마치 밤하늘에 흩뿌린 별빛 같은 장면이 완성된다. 고요한 표면 위에서 미세하게 반짝이는 이 빛의 질감은 모델이 지닌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더욱 깊게 드러낸다.

곡선미가 살아 있는 토노형 케이스와 티타늄 스켈레톤 구조는 여성 모델에서도 특유의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그 강렬함이 과하게 부각되지 않는 점이 오히려 인상적이며, 착용자의 스타일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낼 여백도 충분하다. 이러한 균형감은 리차드 밀 디자인의 영리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RM 037 레드 골드 스노우 세팅

레드 골드 케이스와 스노우 세팅 다이아몬드가 조화를 이루며 기계적 구조와 장식적 요소가 균형 있게 맞물린다. 각기 다른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레이어를 이루듯 흩뿌려져 자연스러운 밀도를 형성하는데, 이 촘촘함이 금속의 온도와 만나 은근한 깊이를 만들어낸다.

이 조형적 대비는 RM 037의 성격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견고한 케이스 구조가 중심을 잡아주면서도 스노우 세팅의 불규칙한 리듬이 부드러운 화사함을 더해 전반적 인상이 단조롭지 않다. 기계적 완성도와 장식적 세련미가 서로를 보완하는 구성을 통해 기술이 만들어낸 우아함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머물게 한다. 디자인 전체가 과한 힘을 드러내기보다, 정제된 고급스러움 속에서 존재감을 조율하는 방식이 특징적이다.

RM 07-01 스타리 나이트 – 인터걸랙틱 컬렉션

카본 TPT® 위에 골드 프롱과 다양한 형태의 다이아몬드가 더해지며 별빛을 흩뿌린 듯한 텍스처가 완성된다. 다이아몬드의 형상과 크기, 배치가 모두 다르게 구성되어 패턴보다 자연에 가까운 리듬을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비정형의 광채가 모델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광택 역시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가까이에서는 밀도 있는 반짝임이 보이고, 멀리서 보면 은은하게 퍼지는 깊은 빛이 감지된다. 카본의 차분한 질감과 다이아몬드의 고요한 반사광이 대비를 이루며 손목 위에서 잔잔한 움직임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를 만든다. ‘밤하늘’이라는 테마가 단순한 장식적 표현이 아니라 소재의 물성과 세팅 기술을 통해 구현된 점에서, 이 모델의 매력은 보다 섬세하게 체감된다.

RM 07-01 화이트 골드 스노우 세팅 & 다이아몬드 세팅 고메 브레이슬릿

브레이슬릿과 케이스의 라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부드럽고 매끄러운 실루엣이 돋보인다. 화이트 골드의 맑은 톤 위에서 스노우 세팅 다이아몬드가 생동감 있는 텍스처를 만들고, 브레이슬릿에 더해진 다이아몬드 세팅이 케이스와 시각적 흐름을 잇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레드 골드 디테일이 작은 온도차를 주듯 스며들어 전체적인 인상이 지나치게 차갑거나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도록 조율한다. 착용 시 손목의 곡선을 타고 흐르는 라인이 섬세하게 강조되며, 장식성과 구조미가 균형을 이루는 형태적 매력이 드러난다. 보기에도 화사하지만 실제 착용했을 때 더욱 완성되는 실루엣이 특징으로, ‘착용의 순간’이 디자인의 일부처럼 작동하는 모델이다.

RM 07-01 화이트 골드 바게트 컷 세팅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가지런히 정렬되며 선명하고 도시적인 톤을 완성한다. 바게트 컷 특유의 직선적 광채는 화이트 골드의 차분한 금속성 위에서 더욱 또렷하게 빛나며 복잡한 디테일을 배제한 구조적 매력을 강조한다.

네 가지 모델 중 가장 명확한 실루엣을 드러내며, 형태적 일관성이 전체 디자인을 지배하고 있어 시각적 긴장감이 한층 높다. 앤트러사이트 톤의 CRMA2 무브먼트와의 대비가 깊이를 더해 다이아몬드의 선형 패턴이 무브먼트의 구조적 요소와 시각적으로 호응한다. 과장 없이 정제된 화려함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투명한 직선미 속에 정교한 기술의 존재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RM 037과 RM 07-01은 골드, 세라믹, 카본 TPT® 등 다양한 소재와 젬세팅, 브레이슬릿 구성, 인터걸랙틱 컬렉션까지 아우르며 여성 컬렉션의 중심축을 형성해 왔다. 이 모델들을 중심으로 리차드 밀의 여성 미학이 확장되어 왔으며 다른 컬렉션들은 그 축을 풍부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봉봉(Bonbon) 컬렉션은 색채와 유희성을, RM 07-04 오토매틱 스포츠는 역동적인 감각을, 탈리스만 컬렉션은 인하우스 오토매틱 투르비용을 통해 기술적 상징성을 더한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는 리차드 밀의 여성 세계가 단일한 성향으로 규정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확장들은 리차드 밀의 창의적 스펙트럼이 단일한 방향으로 고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며, 브랜드는 시계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다양한 미학적 가능성을 계속 펼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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