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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만든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 25편

2025.12.20

  • 강병진
  • Emma Specter
  • Marley Marius
  • Boutayna Chokrane

할리우드가 만든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 25편

올해도 크리스마스이브에 <러브 액츄얼리>를 보려고 했을 것이다. 아니면 <겨울왕국>이나 <나 홀로 집에>를 선택할 수도 있다. 어떤 영화든 올해도 영화를 보게 된다면, 지난 크리스마스와는 다른 선택을 해보자. 할리우드는 영화 역사가 긴 만큼, 크리스마스 영화도 오랫동안 많이 만들어왔다. 그 가운데서 선정한 최고의 클래식 크리스마스 영화 25편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인기작부터, 조금은 ‘의외의’ 선택지까지 정리했다.

<그림자 없는 남자(The Thin Man)>, 1934

Everett Collection

크리스마스 영화는 좋지만, 너무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영화가 부담스럽다면? 살인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은근히’ 스며든 이 작품이 제격이다. 은퇴한 형사는 부유한 집안의 딸과 결혼하며 행복한 은퇴 생활을 시작한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이 사건을 의뢰하고, 아내까지 스릴을 경험하고 싶어 하면서 그는 다시 수사에 뛰어든다. 그렇게 탄생한 ‘부부 탐정단’은 시종일관 톡톡 튀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간다. 배우 머나 로이가 연기한 아내 노라의 의상도 멋지다.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ol)>, 1938

The Cat in the Hat Productions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역시 ‘이웃 사랑’이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방탕하게 보냈다면,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진짜 의미를 되새기자. 이럴 때는 찰스 디킨스가 1843년에 발표한 중편소설을 각색한 이 작품이 딱이다. 심술궂은 에비니저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정신을 찾아가는, 느릿하지만 확실한 여정을 보여준다. “신의 가호가 모두에게 있기를!”

<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 1940

Courtesy of Alamy

1930년대에 이미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으로 불린 에른스트 루비치의 작품이다. 어느 가게의 직원인 두 남녀는 눈만 마주치면 서로 으르렁댄다. 그렇게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는 다른 이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풀어낸다. 그러다 편지로 만난 상대와 사랑에 빠진다. 물론 편지 너머의 상대는 오늘도 직장에서 싸웠던 바로 그 사람이다.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유브 갓 메일>이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스윙 호텔(Holiday Inn)>, 1942

Everett Collection

올해도 당신은 어디선가 캐럴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를 들었을 것이다. 그 노래가 세상에 알려진 최초의 무대가 바로 이 영화다. 가수이자 배우였던 빙 크로스비가 영화 안에서 불렀기 때문이다. 공연장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인 만큼, 감미로운 노래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다. 194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도 수상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만나요(Meet Me in St. Louis)>, 1944

Everett Collection

엄밀히 말해 크리스마스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 덕분에 전 세계에서 많이 연주된 캐럴 중 하나로 꼽히는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가 세상에 나왔다. 영화 속에서 배우 주디 갈런드가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동생을 위로하며 부른 이 노래는 이후 프랭크 시나트라가 리메이크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녀의 스타일을 주목해보자. ‘세련된 연말 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코네티컷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Connecticut)>, 1945

Everett Collection

이 크리스마스 영화는 거짓말로 가득하다. 주인공은 코네티컷의 한 전원 농장에 사는 이상적인 주부인 척, 가짜로 칼럼을 쓰는 미혼 여성이다. 어느 날 그녀의 거짓말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는데, 심지어 자신의 칼럼을 좋아하는 팬과 식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녀는 결국 코네티컷에 실제 농장을 소유한 친한 남자와 부부 행세를 하기로 한다. 물론 이들이 ‘행세’만 하다가 끝나는 건 아니다.

<5번가에서 생긴 일(It Happened on Fifth Avenue)>, 1947

Everett Collection

주인공은 전쟁을 겪고 떠도는 퇴역 군인이다. 어느 날 그는 노숙자인 친구와 함께 세상에서 두 번째로 부자인 남자가 보유한 5번가의 타운하우스를 무단 점거한다. 평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집주인의 딸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사랑은 이루어진다.

<34번가의 기적(Miracle on 34th Street)>, 1947

20th Century Fox Film Corp./Everett Collection

1994년 리메이크된 <34번가의 기적>이 있다. 그 영화를 이미 봤더라도 원작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백화점에서 아이들을 위해 산타클로스를 연기하는 순수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다시 산타클로스를 믿고 싶게 만든다.

<홀리데이 어페어(Holiday Affair)>, 1949

Everett Collection

백화점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다. 전쟁 미망인이자 싱글맘인 여자가 사건에 휘말리고, 그녀를 신고해야 하는 백화점 점원은 결국 고발하지 못한 채 책임을 떠안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니까, 둘은 사랑에 빠진다.

<레몬 드롭 키드(The Lemon Drop Kid)>, 1951

Everett Collection

클래식 크리스마스 영화는 대개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만, ‘웃기려고’ 작정한 경우는 드물다. 그 틈을 파고드는 스크루볼 코미디가 바로 이 작품이다. 크리스마스 무렵, 뉴욕의 갱스터들이 주인공 ‘레몬 드롭 키드’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으러 온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는 돈이 없다. 그때부터 코믹한 난장판이 이어진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캐럴 ‘실버 벨(Silver Bells)’이 역사상 처음으로 연주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1954

Courtesy of Alamy

역시 빙 크로스비가 출연한 크리스마스 뮤지컬 영화다.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연기한 화려한 뮤지컬 시퀀스로 가득하다. 에디스 헤드의 의상만 봐도 충분하다.

<장난감 나라(Babes in Toyland)>, 1961

Everett Collection

동화 속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판타지 뮤지컬이다. 리틀 보 핍, 메리 메리 퀘이트 컨트래리, 톰 파이퍼의 아들 등이 줄줄이 등장한다. 빅터 허버트의 동명 오페레타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거의 모든 일이 어긋나면서 대소동이 벌어진다.

<루돌프, 빨간 코 사슴(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1964

Getty Images

이 스톱모션 영화가 TV 역사상 가장 오래 방영된 크리스마스 스페셜 작품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에서, 루돌프는 붉은 코 때문에 북극에 사는 모두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심지어 산타클로스까지!) 그랬던 루돌프가 썰매를 이끄는 역할로 뽑히는 순간, 당신도 눈물을 흘릴 것이다.

<쉘부르의 우산(The Umbrellas of Cherbourg)>, 1964

Everett Collection

엄밀히 말해 크리스마스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 영화는 알제리 전쟁으로 갈라진 연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결국 크리스마스이브에 끝을 낸다. 눈이 살짝 내려앉은 풍경을 배경으로 한, 아름답고도 슬픈 마무리다.

<스누피: 찰리 브라운 크리스마스(A Charlie Brown Christmas)>, 1965

Lee Mendelson Films

거의 60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최고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영화’ 후보에서 쉽게 밀려나지 않는 작품이다. 찰리, 루시, 스누피의 소소한 소동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재즈 전설 빈스 과랄디가 만든 음악이 결정적이다. 이 사운드트랙 하나로 연말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1966

Joseph L. Mankiewicz Productions

닥터 수스의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물론 같은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그린치>(2018)도 있고, 배우 짐 캐리가 주연을 맡은 실사 영화 <그린치>(2000)도 있다. 하지만 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은 구해서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린치의 심장이 3배로 커지는 순간, 울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겨울의 라이온(The Lion in Winter)>, 1968

Everett Collection

12세기 잉글랜드 왕 헨리 2세가 세 아들, 그리고 부인 엘레오노르 여공작과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는 이야기다. 당연히 화기애애한 가족 모임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 갈등, 정치 드라마, 그리고 그 어딘가에 숨어 있는 로맨스까지-연말에 보기 좋은 강렬한 작품이다. 피터 오툴, 캐서린 헵번, 그리고 젊은 앤서니 홉킨스가 출연한다.

<화니와 알렉산더(Fanny and Alexander)>, 1982

Everett Collection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1982년 작품이다. 처음에는 312분의 TV 미니시리즈로 구상됐고, 이후 영화판으로 공개되었다. 여동생 마르가레타, 엄격한 루터교 목사였던 아버지와 보낸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결혼 생활의 균열과 유령의 등장 이전에, 영화는 1907년 성탄극과 거대한 크리스마스 연회를 길게 보여준다. 이 장면은 잉마르 베리만 필모그래피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기쁨이 넘치는 순간으로 꼽힌다.

<크리스마스 스토리(A Christmas Story)>, 1983

Everett Collection

어린 시절 산타가 꼭 주었으면 했던 선물이 있을 것이다. 어떤 세대에게는 닌텐도 DS가 그런 선물이겠지만, 아홉 살 랄피 파커(피터 빌링슬리)가 원하는 선물은 꽤 과격하다. ‘레드 라이더 200발 BB건’이다. 장난감 총이지만, 개머리판에는 나침반까지 붙어 있다. 조금은 기이하고, 아주 강하게 그 시대를 품은(그래서 더 웃긴) X세대의 유물 같은 영화다. 그래서 다시 볼 가치가 충분하다.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 1984

Everett Collection

개봉 당시에는 저평가됐지만, 사실 이 영화는 모든 걸 갖췄다. 메릴 스트립, 다이앤 위스트, 로버트 드 니로의 매력적인 연기, 그리고 뉴욕 5번가 리졸리 서점을 배경으로 한 설레는 만남이 두 번이나 있다.

<죽은 자들(The Dead)>, 1987

Everett Collection

1904년 초 더블린의 눈 내리는 밤, 손님들은 오래된 아일랜드 시를 낭송하고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 시간을 우울하게 되새긴다. <말타의 매>, <아스팔트 정글> 등 걸작을 남긴 존 휴스턴 감독의 마지막 영화다.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Dubliners)>에 실린 동명 단편을 감동적으로 각색했다. 배경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예수가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낸 사건을 기념하는 ‘주현절’이 배경이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크리스마스 대소동(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1989

Everett Collection

가족과 함께 봐야 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주인공이 원하는 건 가족과 함께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려고 할수록 사태는 심각해진다. ‘여기서 어떻게 더 꼬일 수 있지?’ 싶은 대혼돈의 여정을 경험할 것이다.

<나 홀로 집에 2(Home Alone 2: Lost in New York)>, 1992

©20thCentFox/Courtesy Everett Collection

<나 홀로 집에>의 컬트적인 위상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이 속편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리고 싶을 뿐이다.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로 가던 케빈은 실수로 다른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홀로 도착한다. 그리고 케빈의 손에는 아빠의 신용카드가 있다! 그런데 하필 그곳에서 케빈은 영원한 적수인 그 도둑들과 마주친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

Getty Images

팀 버튼의 영화 없이 연말 영화 리스트가 완성될 리 없다. 1년 내내 할로윈 축제만을 위해 사는 마을의 리더인 해골 귀신이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는 이야기다. 산타클로스를 납치하고 아이들에게 뱀과 거미를 선물로 주었다가 소동이 일어난다. 대니 엘프먼의 음악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미 보았어도 또 보아야 한다.

<산타클로스(The Santa Clause)>, 1994

Getty Images

크리스마스이브에 진짜 산타클로스가 지붕에서 떨어진다. 이혼한 남자가 산타클로스를 발견한 뒤, 그의 옷을 입었다가 진짜 산타클로스가 되어버린다. 그의 임무는 세상에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 하지만 더 거대한 축제 난장판이 이어진다.

Emma Specter, Marley Marius, Boutayna Chokrane
사진
IMDb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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