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봄버 재킷에 손이 가는 이유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딱 10년 전, 2016년 셀카를 올리는 게 유행이더군요. 그 시절에도 분명 한껏 꾸미고 고심해서 찍은 사진이었을 텐데 묘하게 앳돼 보이는 사진들을 보며 잠시 옛 생각에 빠졌습니다. 아, 그리고 추억의 패션도 보이더군요. 바로 봄버 재킷에 초커, 그리고 스키니 팬츠에 힐 부츠를 매치한 조합이요. 리한나의 앨범이 플레이리스트를 점령하고, 아델의 노래 ‘Hello’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던 시기에 헤일리 비버, 카일리 제너, 젠데이아가 보여준 그 조합이요. 지금은 다소 과장된 스타일링처럼 느껴지지만, 당시 봄버 재킷은 ‘트렌디하지만 일상적인 아우터’라는 역할을 정확히 해낸 아이템이죠.
그러고 보니 그 시절 인기 있었던 봄버 재킷이 요즘 다시 많이 보이더군요. 지난가을부터 가죽이나 스웨이드 소재의 봄버 재킷이 유난히 자주 눈에 띄었지요. 단순한 나일론 소재를 넘어 소재가 무거워지면서, 봄버 재킷의 쓰임새도 자연스럽게 계절을 확장했습니다. 캐주얼 아우터라기보다는 코트와 패딩 사이 중간 지점에서 역할을 맡게 된 셈입니다.
제니도 레더 봄버 재킷과 페일 그린 봄버 재킷을 번갈아 즐겨 입죠. 롱 스커트에 모자까지 따뜻하게 챙겨 쓰니 겨울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룩으로 보이더군요. 이때 핵심은 하의 선택입니다. 봄버 재킷 특유의 짧은 길이 덕분에 롱 스커트나 와이드 팬츠처럼 볼륨 있는 하의를 매치해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패딩은 너무 부해 보이고 코트는 괜히 힘준 느낌이 들 때, 봄버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됩니다. 보온성과 경쾌함을 동시에 챙길 수 있으니까요.


런웨이에서도 다양한 변주가 보입니다. JW 앤더슨의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봄버 재킷은 훨씬 커졌고 더 느슨해졌습니다. 엘리자베타 프렌치는 봄버를 길게 늘이고 코트처럼 다뤄 캐주얼 전용 아이템이라는 오래된 전제를 깔끔하게 지워버렸죠. 봄버는 돌아온 게 아니라 업데이트된 셈입니다.
겨울에는 역시 아우터에 변화를 주는 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상의와 하의는 그대로 두고도 인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편하게 툭 입고 나가면서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다면, 패딩 대신 봄버 재킷을 떠올려보세요. 추억에서 꺼낸 아이템이 아니라 지금의 옷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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