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나 입는 줄 알았던 망토가 올해의 핵심 아이템?
케이프, 그냥 걸치기만 해도 충분해요.

히어로들의 ‘필수 아이템’ 하면 가장 먼저 케이프가 떠오르죠. 히어로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이자, 화려한 변신, 등장부터 희망찬 퇴장에 이르는 극적인 순간마다 꼭 필요한 게 바로 케이프니까요. 디올의 수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조나단 앤더슨은 지금 패션계의 히어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래서일까요? 2026 S/S 시즌 디올 런웨이에는 7개의 케이프 룩이 등장했고, 케이프가 연상되는 볼륨 실루엣도 다양하게 선보였습니다. 이 영향은 남성복 컬렉션에도 이어졌고요. 영원한 패션계의 ‘잇 걸’ 알렉사 청이 이걸 놓칠 리 없죠. 얼마 전 디올 꾸뛰르 컬렉션을 찾은 알렉사 청은 빈티지 보헤미안 무드의 케이프 룩을 선점한 모습이었어요.

케이프는 빅터앤롤프, 발렌티노, 샤넬 꾸뛰르 런웨이에서 더욱 직접적이고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마주치기 힘든 길이와 과장된 실루엣으로요. 동화책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상상과 연출이 케이프라는 형식 위에 얹히면서, 이 옷은 다시 한번 ‘입는 판타지’가 됐습니다.

알렉사 청의 케이프가 유독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꾸뛰르 런웨이의 케이프와 확연히 다른 점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진짜 평소에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현실적인 감각의 차이죠. 청바지, 블라우스 위에 가볍게 걸쳐진 케이프는 일상 옷차림처럼 자연스럽습니다. 휘황찬란한 판타지 대신 움직임과 비율을 먼저 고려한 선택처럼 보이니까요. 여기에 트렌치 코트를 변형한 디올 남성복 케이프까지 떠올리면, 이번 시즌 케이프가 얼마나 실용적으로 진화했는지 더욱 분명해지죠. 반면 알라이아의 블랙 롱 케이프는 몸 위에 올린 조형물에 가까워 보입니다. 소재가 만들어내는 곡선과 볼륨에는 긴장감이 정교하게 계산되어 있죠. 보호와 장식, 은폐와 노출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같은 케이프라도 접근 방식이 다르지만, 지금 가장 동시대적 아우터가 케이프라는 점에서는 동일해요.

중세 유럽에서 케이프는 왕실이나 성직자의 ‘망토’로서 권위와 신분의 상징이 된 것은 물론,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적인 역할을 했죠. 소매가 없어 말을 타고, 무기를 사용하며, 장거리를 여행하는 데도 꼭 필요한 아우터였고요. 이런 구조적 장점은 미학적 해석을 입고 2026년 현실에 자리했죠. 히어로의 케이프가 런웨이를 거쳐 다시 스트리트로 내려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여러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시대니까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자신을 지키기도 해야 하죠. 케이프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가능하게 합니다. 자유롭고, 단단하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요.
- 사진
- Getty Images, Go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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