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2023.03.02

by 이정미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조선 백자의 정수를 한자리에,
    리움미술관의 대규모 백자 전시

    방대하고 다채로운 조선백자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전시가 2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리움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전시는 리움미술관이 2004년 개관한 이래 도자기만을 주제로 기획한 첫 특별전으로, 국가지정문화재 59점 중 절반이 넘는 31점(국보 10점, 보물 21점)과 일본에 소재한 수준급 백자 34점을 포함해 총 185점을 선보입니다.

    ‘백자청화 매죽문 호’, 조선, 15세기, 높이 41cm, 입지름 15.7cm, 굽지름 18.2cm, 국보

    총 4부로 구성된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은 조선백자를 장식 기법과 제작 지역에 따라 소개합니다. 국가지정문화재의 절반이 넘는 31점과 그에 준하는 국내 백자 3점, 해외 소장 백자 8점 등 최고 명품 42점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시의 하이라이트, 1부 ‘절정’은 이번 전시를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 중에서도 당당한 형태와 화려한 그림 장식으로 널리 알려진 ‘백자청화 매죽문 호’, 고려의 매병에서 조선의 호로 변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보여주는 ‘백자청화 홍치명 송죽문 호’, 특유의 강렬한 색과 묵직한 힘으로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백자철화 포도문 호’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백자 달항아리’, 조선, 18세기, 높이 47cm, 입지름 23.5cm, 굽지름 17.7cm, 국보

    또 조선의 절제된 화려함과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조형 감각이 빚어낸 수작인 ‘백자 청화철채동채 초충난국문 병’, 조선 초기 백자가 지닌 순백의 아름다움과 품격 높은 기형을 두루 갖춘 ‘백자 대호’, 생활의 미를 추구하며 티 없이 깨끗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백자 달항아리’ 등도 함께 전시됩니다.

    ‘백자청화 운룡문 호’, 조선, 18세기, 높이 61.9cm, 입지름 20.9cm, 굽지름 22.3cm, 몸지름 45.5cm

    2부에서는 하얀 바탕에 푸른색 안료로 장식한 청화백자에 나타나는 문양의 변화를 통해 위엄과 품격, 그리고 혁신의 면모를 보여주는데요. 용을 그린 현존하는 항아리 중 가장 큰, 60cm가 넘는 높이의 ‘백자청화 운룡문 호’, 상상의 꽃인 보상화를 백자의 형태와 장식 공간에 맞추어 적절히 변형한 ‘백자청화 보상화당초문 잔받침’, 소나무와 매화의 세부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백자청화 송매문 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자철화 운룡문 호’ ①, 조선, 17세기, 높이 48cm, 입지름 17cm, 굽지름 17.3cm, 몸지름 38.6cm
    ‘백자철화 운룡문 호’ ②, 조선, 17세기, 높이 36.2cm, 입지름 16.3cm, 굽지름 14.3cm, 몸지름 35.8cm

    3부에서는 조선 중기에 일본, 중국과의 큰 전란으로 청화 안료의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등장한 철화백자와 동 안료만으로 전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하는 방식으로 제작한 동화백자를 감상할 수 있는데요. 특히 현재까지 전해지는 중앙(수도)에서 만든 ‘백자철화 운룡문 호’ 중 가장 큰 크기로, 힘찬 용과 박력 있는 구름이 인상적인 ‘백자철화 운룡문 호’ ①은 청화백자와는 또 다른 품격을 선보입니다. 더불어 지방에서 제작한 철화백자와 동화백자는 정겨우면서도 소박한 정취를 담은 작품이 많은데, 아이들의 그림처럼 우스운 모습으로 용을 그린 ‘백자철화 운룡문 호’ ②는 중앙에서 만든 위엄 있는 용 그림의 항아리와 비교되어 재미를 더합니다.

    백자 대발, 백자 발, 지방 순백자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순백자의 고요하게 응축된 색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조선 전기에 만든 ‘백자 호’는 눈처럼 흰 빛깔로 단정하고 산뜻한 순백을 보여주고, 조선 후기의 ‘백자양각 연판문 병’은 몸체를 깎아 표현한 3중의 연꽃 잎과 음각선으로 표현한 잎맥의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청초한 색과 하나가 되는 모습을 선보입니다. 생활 용기를 중심으로 제작되어, 중앙에서 만든 백자와 달리 회색이나 갈색이 섞인 지방 백자의 특징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이번 전시에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단지 조선백자의 종류나 제작 기법 등을 알아보는 것을 넘어 조선 사람들이 이상적 인간상으로 여기던 ‘군자(君子)’의 정신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청화백자에서는 품격과 자기 수양의 의지를, 철화백자와 동화백자에서는 곤궁함 속에서도 잃지 않는 굳센 마음을, 순백자에서는 바름과 선함을 찾아보며 백자에 투영된 선조들의 정신을 느껴보세요.

    장소 리움미술관 서울 예매 무료, 리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필수 인스타그램 @leeummuseumofart

    사진
    리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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