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폴 고티에 2025 봄/여름 꾸뛰르

장 폴 고티에 2025 봄/여름 꾸뛰르는 대서양 한가운데를 유영하는 한 편의 신화 같았습니다. 게스트 디자이너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은 ‘난파선(Le Naufrage)’이라는 주제로 유럽 바닷속 주인공을 불러 모아 관능미를 마음껏 펼쳤습니다. 장 폴 고티에 같으면서도 루도빅의 것인 ‘관능미’는 루도빅에 따르면 세련되면서도 관능적이었고 음탕하면서도 품격이 있었죠.
옅은 바다색에 끈으로 꽉 조인 코르셋, 스팽글 장식 스커트, 얼굴에 붙은 머리까지 뭍으로 올라온 인어가 떠오르던 첫 번째 룩은 어딘지 비릿한 냄새가 풍기는 듯했죠. 그녀를 왕자에게 데려다줄 모양인지 큐피드가 나타났고, 십자가가 연상되는 앵커 모티브의 상의는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누구도 삶이란 배에서 내릴 수 없다는 듯 목에 단단히 걸려 있었죠. 시스루 상의는 본디 선원이었으나 해적으로 흑화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했고요. 마지막에는 유령 신랑과 신부가 등장해 파도가 배의 갑판을 부수고 물이 턱 끝까지 차올라도 사랑을 방해할 수 없음을 깃털 드레스로 보여주었습니다. 장 폴 고티에 1998 봄/여름 꾸뛰르의 배 모양 헤드피스를 오마주한 룩도 빼놓을 수 없고요. 루도빅이 그려낸 장 폴 고티에의 수중부터 지하 세계, 속옷 안까지, 그 내밀한 세상으로 함께 가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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