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삭스는 왜 우주로 떠나는가
톰 삭스가 골판지와 박스 테이프로 만든 우주선을 타고, 예술을 매개로 창조해낸 특별한 세계로의 탐사.

솔직히 고백하겠다. 2022년 톰 삭스(Tom Sachs)가 아트선재센터, 하이브 인사이트, 타데우스 로팍 서울 등 세 공간에서 시끌벅적하게 전시를 동시 공개했을 때, 그를 ‘셀럽’에 가까운 아티스트라 여겼다. 그리고 2025년 4월 DDP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9: 톰 삭스 전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Infinity)>와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피카소> 전시를 거의 동시에 열었을 때도 편견은 여전했다. 하지만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의 개막일, 가상의 우주 임무를 보여주는 ‘라이브 데몬스트레이션(Live Demonstration)’을 바라보면서 약간의 의심이 들었다. 6시간에 걸쳐 톰 삭스와 그의 팀은 우주선을 쏘고, 샘플을 채집하며, 차를 마시고, 외계 생명체를 찾아 행성을 탐험했다. 오후 7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오후 5시부터 그의 팀은 이미 관제 센터에서 준비가 한창이었다) 우주 탐험의 결말로, 우주선이 착륙할 때는 이미 새벽 1시였다. 그리고 과거 불시착했던 나의 편견 역시 단숨에 깨졌다. 이건 경험의 예술이었다. 처음에는 연극적으로 다가왔던 시연에 점차 이입하다가 끝날 즈음에는 진짜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성취감에 그들과 함께 샴페인을 나눠 마시고, 지구로의 성공적 귀환을 축하했다.


그리고 4월의 마지막 날,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의 총책임자인 톰 삭스를 다시 만났다. 가상의 우주 임무를 위해 만든 우주선 ‘LEM(Lunar Excursion Module)’을 오른쪽에 두고 NASA의 우주 비행 관제 센터를 모티브로 제작한 ‘MCC(Mission Control Center)’에 마주 앉아 톰 삭스에게 우주와 예술에 관해 물었고 과학과 사회, 정치, 언어, 기호학 그리고 실패와 인간에 대한 답이 돌아왔다.
서울에서의 우주여행은 어땠나요? 지난 4월 24일 <스페이스 프로그램: 무한대>의 프리뷰에서 “우리의 부족한 전문성에 빈틈없이 실망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유머러스하게 소감을 밝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6시간 동안 진행된 ‘라이브 데몬스트레이션’ 퍼포먼스도요.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릴 게 있어요. 우리는 ‘퍼포먼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 그렇군요! 무심코 그렇게 말했어요.
아니에요! 오히려 좋아요. 확실하게 ‘시연(Demonstration)’이라고 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니까요. 이건 우리의 시스템을 시연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고,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하나의 시스템이지 오락거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과학적인 면도 있지만, 엄연히 우리가 만든 시스템에 대한 시연이에요. 단지 로켓 연료와 티타늄 대신 골판지와 박스 테이프를 사용했을 뿐, 기본적으로 과학적인 방법을 따릅니다. 때로는 위험하기도 해요. 문제가 생기면 (DDP 내 ‘MCC’ 모니터 아래에 있는) 이 서랍을 열어야 합니다.
서랍 안에는 무엇이 있나요?
리처드 닉슨이 다른 세계에 불시착한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를 읽어주는 DVD가 있습니다. 실제로 1960년대에 만들었던 테이프를 우리가 새롭게 다시 제작했어요. 우리의 영상 속 닉슨 역할을 한 사람이 닉슨의 성대모사를 너무 못해서, 이걸 절대로 틀고 싶지 않지만요. 우리 우주 비행사들에게 경고할 정도예요. 혹시 추락하면 그에 대한 벌로 DVD를 봐야 할 거라고요.(웃음) 무사히 착륙한 게 정말 다행이에요.
6시간의 대장정 끝에 말이죠.
착륙은 곧 결과예요. 어떤 행동에 대한 결과를 만들면서 진짜 같은 경험을 만들어내는 거죠. 그 과정이 6시간 동안 지속된다면 더 진짜처럼 느껴질 겁니다. 9월엔 아마 8시간으로 늘어날 거예요.
전시를 마무리하며, 피날레로 다시 하는 건가요?
맞아요. 더 다듬고 더 길어질 거예요. 모든 걸 다 할 계획이지만, 체감상 더 짧게 느껴질 겁니다. 길게 느껴진다는 건 짜임새 있게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니까요.

그 과정을 통해 관객이 뭘 느끼고, 무엇을 더 생생하게 체험하길 바라나요?
먼저, 우리는 ‘관객(Audience)’이 아니라 ‘시민 관찰자(Civilian Witness)’라고 부릅니다. 용어를 정확하게 표현해야만 진중한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나 역시 부족하고요. 영웅과 패자의 차이를 들여다보면, 진짜 영웅은 자신의 실패와 약점을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한다는 거예요. 비극적인 패자는 실수가 자신을 압도하게 내버려두죠.
그건 당신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정신과 이어지는 이야기군요. 우주탐사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탐구 정신을 상징하고, 탐험과 탐구에는 실패가 필연적이니까요. 실패를 받아들이고 작업에 반영하는 당신만의 방식은 무엇인가요?
아폴로 13호의 발사를 준비하면서 NASA가 내세운 슬로건은 ‘실패란 있을 수 없다’였어요. 하지만 기체 고장 및 사고로 결국 달에 착륙하지 못했죠. 당시 관제 센터의 총책임자 진 크랜츠(Gene Kranz)는 우주 비행사들을 지구로 귀환시키려고 할 때, 실패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관제 센터의 총책임자인 저는, 예술가이자 친구인 아담 새비지(Adam Savage)의 말을 빌려 “실패는 언제든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해요. 오직 실패를 통해서만 역경을 이겨낼 수 있거든요.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만 일을 시작할 필요는 없어요. 특히 예술에서는 어느 정도의 문제적 상황, 그 모든 요소가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실패를 잘 활용해야 해요.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뿐 아니라 인간다움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 작품의 또 다른 키워드 중 하나는 유머와 아이러니입니다. 그 두 가지 요소를 예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떤 태도로 접근하는지 궁금합니다.
유머는 아주 위험한 도구예요. 어떤 이에게 재미있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모욕적인 것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이죠.
유머란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대상이죠. 오늘 재미있는 무언가가 내일이면 지루한 이야기가 되고, 민감한 주제가 될 때도 있어요. 누군가는 유머의 제물이 되어야 하고요. 비록 웃음으로 끝나지만, 어두운 측면도 지니고 있죠. 그래서 예술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어요. 외줄타기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내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했던 건 늘 유머 때문이었어요. 불장난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우리를 연결하는 아주 탁월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정말 특별하죠.
그러니까 양날의 검이라는 거군요.
그런 이유로 예술계가 유머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유머를 도구로 하는 작업을 별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시답잖은 일이라 여기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깊이 들여다보면서 차차 확신을 갖게 돼요. 우리는 유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예술계에는 아예 유머라는 게 전무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예술계엔 유머 감각이 부족하군요.
제가 겪은 바로는 그래요. 따분하고 활기가 없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유머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원초적인 것과 인간다움이 잘 용인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느껴요.

당신의 작업 세계를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는 ‘조각’입니다. 회화, 설치, 영상, 나이키와 협업한 신발까지, 정말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작업 중이지만 “모든 것은 조각”이라고 말했어요. 당신의 조형 철학을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조각은 물론 회화, 영화, 신발, 시연··· 이 모든 게 내겐 다 조각이에요. 물론 브리콜라주가 그 중심에 있지만 전부 다 창작 행위에서 뻗어나간 것이니까요. 조각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NASA도 마찬가지로 우주로 탐사를 떠날 때 한정된 자원만 가지고 간다는 면에서 조각의 범위에 들어갑니다. 자원이 무한정이었다면 지금쯤 인류는 목성에 가 있겠죠.
목성까지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착륙해서 생명체를 발견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갈 수 없는 거예요. 우린 충분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치적인 이유, 예산을 쓰는 데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의 합의 문제로 한계가 있는 거죠. 조각도 마찬가지예요. 스튜디오에서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죠. 우리의 우선순위 중 첫 번째는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두 번째는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죠. 붓질의 흔적이 보이고, 나사를 박은 자리나 편집한 흔적도 보이게끔 말입니다. 화려한 영화 제작 기법으로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지양하려고 해요. 아이폰으로 촬영한 하드 컷으로 장면 장면을 연결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든 느낌을 유지하려 했어요. 어떤 가치를 한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공유하는 거죠. 음··· 제가 잠시나마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요.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정치 분석가인 노암 촘스키 말인가요?
네, 자본주의 국가들이 자행한 서양 제국주의와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이론의 권위자죠. 세계 평화를 옹호하는 분이에요. 저는 그분을 비판에 아주 충실한 미국인의 본보기라고 봐요. 그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래서 잠시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분은 이제 90대이고, 그분의 시간을 지켜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그분의 저서를 더 많이 읽고 연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죠. 그분을 직접 뵙고 알아가고 싶은 건 제 욕심이고, 글을 연구하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존중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분을 방해하지 않는 거군요.
샌드위치와 맥주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여생에 그분이 가장 잘하시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뺏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어요. 그야말로 한정된 자원과 시간이군요. 시간은 가장 궁극적인 자원이잖아요.

그렇다면, 또 다른 궁극적 자원인 상상력에 대해 얘기해보기로 해요. 상상력이 당신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나요? 상상력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상상력은 무척 중요해요. 이를테면 발전소죠.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올바른 ‘잘못된’ 결정을 내릴 용기가 생기니까요.
올바르지만 잘못된 결정이 진정한 창의성이라고 보나요?
무의식에서 비롯되는 무엇이죠.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 휴대폰을 들여다보기 전에 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요. 그렇게 하면 내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거든요. 무의식은 일상 속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모순을 처리하는 의식의 일부예요. 너무 많은 정보로 혼란스러운 삶에서 의식을 쉬게 하는 것만이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유일한 길이에요. 우리는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로 방해를 받는데, 쉬고 있는 무의식에 직접 접근할 때 창의적인 행동을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휴대폰을 보기 전에 ‘받아들이기 전에 직접 해보는 것(Output Before Input)’이 필요하다고 하는 겁니다. 아침에 무의식이 쏟아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거죠. 상상력을 발휘하는 습관을 만드는 거예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 같군요.
맞아요. 지금 인터뷰를 읽고 있을 모든 독자에게, 아침에 딱 10초만이라도 좋으니 상상력에 접속해보는 루틴을 만들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누구든지 할 수 있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 미션에서 확장해 외계 생명체와 조우하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시민 관찰자들이 외계 생명체를 만나는 여정을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길 원했나요?
시연은 우리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물론 시민 관찰자들의 시선이나 기대를 신경 쓰지만 일단 나와 관제 센터, 우주 비행사들을 위해서 하는 겁니다. 영화처럼 관객의 반응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죠. 그게 퍼포먼스와 시연의 차이입니다.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시연을 통해 사람들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오류의 시, 실패가 자아내는 아름다움을 직접 볼 수 있죠. 이 시연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그게 불가능이란 뜻은 아니잖아요.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면서 우리는 과학을 통해 답을 찾으려고 하죠. 어느 쪽이 됐든 기적이 아닐까요? 분명한 건 공상 과학 장르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는 거의 늘 다른 차원에서 온 우리라는 거예요. <콘택트> 같은 훌륭한 공상 과학 영화를 보면, 의식을 확장하는 기술을 통해, 다른 차원의 세계를 약간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럼 좀 더 사적인 이야기를 해보죠. 우주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동안 개인적인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건가요?
소소한 순간이 많았지만··· 결국은 우리 팀에게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았어요. 사람이 없으면 일은 아무 의미도 없어요. 이 세상엔 기본적인 세 가지 질문, 아니 단계가 있어요. ‘이 세상에 우리만 존재하는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죽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이 존재하는가?’ 과학과 종교 모두 비슷한 질문을 하고 있죠. 가장 먼저 영성이 있고, 그다음에 감각이 존재하죠. 다른 세계로 떠나는 모험, 대성당에 갔을 때 느껴지는 경외감, 로켓이 발사될 때의 느낌, 우주선이 추락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말차의 맛, 찰흙을 만질 때 촉감 같은 거요. 그리고 세 번째로 물체가 등장하죠. 우주선, 대성당, 찻잔, 카메라, 신발, 우주복 같은 모든 물건이요. 물론 나는 제작자로서 물체를 우선시하지만 의식이나 물체의 존재 이유인 사람이 없다면 그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신을 사람이 없다면, 신발이 무슨 의미인가요? 정신적인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몇백 년에 걸쳐 대성당을 짓는 이유는 ‘그냥’이 아니라 원론적으로는 신의 영혼과 이야기를 섬기기 위해서, 현실적으로는 농민들을 다스리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죠. 사람들이 삶의 애환과 희로애락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요. 결국 모두 사람에 대한 것이죠.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열리는 또 다른 개인전 <피카소> 역시 작고한 거장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다른 차원에서 나누는 일종의 담화처럼 느껴집니다.
제 작업의 일부는 저널리스트가 하는 일과 같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저는 나만의 우주 프로그램을 원하고, 나만의 피카소를 원해요. ‘나만의 피카소’를 만들기 위해 피카소를 연구하고 피카소의 작품과 더 깊은 관계를 맺어나갑니다. 여러분이 피카소에 대해 알고 싶거나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피카소 작품을 만들어보세요. 피카소 컬렉터보다 제가 훨씬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확신하고, 어떤 면에서는 제가 그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고 여겨요.
개인적으로 ‘잎을 단 여인’ 작품을 보고 바로 E.T.가 생각났어요. 혹시 관계가 있나요?
아주 멋진 우연의 일치군요! 성공적인 예술은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의미로 존재해야 하니까요. 모두 각자의 의견이 있고 거기서 진정한 힘이 발휘되죠. 내 생각이 결코 당신의 해석이나 느낌보다 우월하다고 간주하지 않아요. 사실 이 작품 만들 때 결코 E.T.를 떠올리면서 만든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E.T.를 무척 좋아하니 이제부터 사람들에게 이건 E.T.라고 말하고 다닐 거예요.(웃음) 결국 만물은 다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고마워요. 정말 마음에 들어요. 완전 E.T.군요!

마지막으로 기억과 미래에 대해 물어볼게요. 당신의 작업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데, 앞으로 ‘오해받는 자들’ 아니면 ‘거장들’ 중 어떤 부류로 기억되고 싶나요?
딱히 상관없어요.
신경 쓰지 않는군요. 왜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거나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어요. 상처가 되는 일이죠.
유머와 같은 맥락이네요.
모리세이(Morrissey, 밴드 더 스미스에서 활동했다)는 말했죠. “앞서가게 되면 다칠 수밖에 없다(If you go first you can expect it to hurt.)”!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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