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포인트

패션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우리는 왜 토마토에 열광하는가

2025.05.24

패션에서 라이프스타일까지, 우리는 왜 토마토에 열광하는가

런웨이 위에서든, 식탁 위에서든, 토마토는 주인공이 된다.

에어룸 토마토(Heirloom Tomato, 전통 방식으로 재배된 토마토 품종)를 빼닮은 우아한 클러치와 실제 에어룸 토마토의 공통점은 둘 다 아름다운 오브제라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멋진 외형은 물론 만족스러운 무게감, 그 속에 반전 매력을 품고 있다는 것도 닮았다. 로에베가 최근 내놓은 이 클러치는 세련된 디자인과 기발한 미학을 성공적으로 접목하는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로에베의 토마토 백은 SNS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독특한 부흥 시나리오에서 탄생했다. (정말 하나의 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 걸까? 혹은 그 밈이 로에베의 계획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것이었을까?) 선명한 빨간색에 울퉁불퉁한 모양이 다소 그로테스크하게 보이지만 흠 없이 매끄러운 에어룸 토마토의 이미지가 예술과 패션 커뮤니티에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그것을 본 어느 패션 피플이 “딱 로에베 같다”고 꼭 집어 언급한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을 말이었다.

그런데 앤더슨이 그 밈에 호응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현실이 된 로에베 밈”이라는 캡션과 함께 그가 금색 꼭지가 달린 붉은색의 둥글둥글한 아이템을 소개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리고 이 토마토 백은 로에베의 2025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의 일부가 됐다. 인터넷 밈에서 실제가 된 이 클러치는 동전이나 열쇠, 휴대폰까지 수납할 수 있다.

사실 로에베는 전부터 토마토에 대한 특별한 친밀감을 내비쳤다. 토마토잎의 상쾌한 식물 향에서 영감을 받은 로션, 향초, 인센스, 손 세정제, 룸 스프레이 컬렉션을 출시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토마토 백은 단순한 컨셉 이상으로, 토마토에 바치는 로에베의 실체적인 찬가였다.

또한 이 클러치는 인간이 지닌 관찰력의 결정체다. 지금 같은 인터넷 시대에 예술과 영감의 완곡하고 불명확한 특성은 어느 정도의 모호함 덕분에 한층 더 흥미로운 집단 대화를 이끌어낸다. 그렇기에 투박한 밈 하나가 불타는 혜성처럼 시대정신을 날카롭게 관통하며 창조의 불씨로 활용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찰나의 영감은 현실을 이롭게 한다. 당신은 토마토에서 어떤 기발한 매력을 보고 있나? (VL)

    피처 에디터
    류가영
    Hali Bey Ramdene
    사진
    Elliott Jerome Brown Jr.
    세트
    Emma Ringnes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