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 무조건 해야 할 투어 4

놀랍게도 많은 여행자들이 ‘사이판’에 대해 잘 모른다. 어떤 이는 “거기가 어디예요?”라며 처음 들었다는 듯 답하고, 또 어떤 이는 “동남아 아니었어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사이판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4시간 30분 가면 닿는, 북마리아나제도의 섬이다. 끝에서 끝까지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 1시간 정도 소요될 만큼 면적이 작다. 미국령에 속하기는 하지만 ‘괌’이랑은 좀 다르다. 발전이 덜 된, 뭐랄까 더 자연적이라고 할까. 쇼핑몰도 없고, 호텔도 모두 오래됐다. 즐길 거리라고는 눈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원 없이 수영하는 것뿐. 그럼 도대체 사이판에서 무슨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사이판 마니아가 다수 존재한다.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말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사이판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투어 네 가지를 소개한다.
그로토 스노클링 투어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히는 ‘그로토(Grotto)’는 바닷물이 스며든 천연 동굴이다. 116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거대한 동굴 속에서 형형한 푸른빛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햇빛이 동굴 틈 사이로 들어와 바닷속을 비추면, 바다는 마치 네온처럼 빛난다. 초보자는 투어 가이드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고, 숙련된 다이버라면 동굴과 바다를 잇는 해저 통로를 탐험할 수도 있다. 수심은 평균 15~20m로 꽤 깊지만 구명조끼를 착용하니 걱정할 필요 없다.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물빛은 더욱 짙어지고,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풍경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아찔하면서도 신비로운 이 체험은 사이판 바다의 진가를 보여준다. 사이판에 왔다면 꼭 해야 하는 투어다.
마나가하 스노클링 투어


사이판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마나가하(Managaha)섬’이다. 사이판 본섬에서 배를 타고 단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작은 무인도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덕분에 ‘천국의 섬’이라 불린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신 풍경과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다에 들어가면 형형색색의 산호와 열대어가 가득해 마치 수족관에 들어온 듯하다. 얕은 곳에서 이처럼 안전하게, 또 다양한 열대어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매우 드물다. 마나가하섬은 오전에 스노클링을 즐기고, 오후에는 해변에 누워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특히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 만점으로,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스노클링 장비는 섬에서 대여할 수 있다.
별빛 투어

아름다운 별과 은하수를 사이판에서 볼 수 있다면 믿겠는가. 몽골의 드넓은 초원이 부럽지 않을 만큼 새카만 어둠 속에서 밤하늘 가득 떠 있는 별을 만날 수 있다. 사이판섬의 북부는 가로등도 없고, 통신도 잘 터지지 않는다. 덕분에 별을 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해가 지고 8시 무렵이 되면 슬슬 북쪽으로 이동하는 차량이 보인다. 별을 눈에 담기 위해서다. 운이 좋으면 별똥별이 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달이 뜨지 않는 날에는 우주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현지 투어에 참여하면 전문 가이드가 별자리를 설명해주거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니 더욱 특별하다. 사이판의 낮이 바다의 천국이라면, 밤은 별빛의 낙원이다.
북부 투어


사이판의 푸른 자연과 더불어 역사까지 만날 수 있는 코스라면 단연 ‘북부 투어’다. 한국인 위령비를 시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이 남아 있는 만세 절벽과 자살 절벽, 그리고 새섬 전망대와 그로토까지 아우른다. 위령비 앞에 서면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가 떠오르고, 절벽 끝에서는 전쟁의 비극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사이판 최고의 절경을 마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절벽이 만들어내는 풍광은 숙연함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과거 이곳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 비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잊게 해주는 맑고 푸른 바다가 펼쳐질 뿐이다. 북부 투어는 사이판이라는 섬의 아름다움과 역사,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게 한다.
- 포토
- 엄지희
추천기사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