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가을, 제주 트레킹 코스
제주의 가을은 육지보다 두어 달 늦게 찾아온다. 10월이 와도 바다에 풍덩 뛰어드는 사람이 많고, 한낮은 초여름처럼 뜨겁다. 그러나 하늘은 맑고 공활한 가을 하늘 그 자체라, 어김없이 가을 풍경과 부드럽고 포근한 바람, 따뜻한 햇살을 동시에 품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면 먼바다에서도 수면 위로 유리 조각처럼 반짝이는 윤슬이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을이다.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 계절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제주의 가을을 만나는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올레길 6코스

제주 하면 단연 올레길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를 대표하는 트레일 코스로,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코스가 짜여 있으며 우도, 추자도 등 다른 섬까지 이어져 있어 걷기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완벽한 선택이다. 제주에는 총 27개 코스가 있는데, 이 중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6코스. 쇠소깍 다리에서 출발해 서귀포 시내를 통과, 제주올레여행자센터까지 이어지는 10.1km(3~4시간) 코스로, 제주 바다의 정취와 도심의 일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방폭포, 이중섭거리,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 서귀포 대표 명소를 모두 품고 있으며, 코스 중간에 바다 전망대와 시장 먹거리가 즐비해 여행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길이다.
수월봉 지질트레일

제주 서쪽 끝에 자리한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지질트레일. 해발 77m의 낮은 오름이지만 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재 지층이 놀라울 만큼 신비롭다. 1만4,000년 전 바닷물과 만난 용암이 폭발하며 생긴 고리 모양 화산체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자연환경이다. 이 트레일은 학술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석양이 아름다운 장소로도 꼽힌다. 전체 10km,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구간으로 세 코스로 나뉜다. 해안 절벽을 걷는 3.3km의 A코스 엉알길, 당산봉을 오르는 4.2km B코스, 차귀도를 조망하는 1.5km의 C코스다.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차귀도와 송악산, 단산, 죽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각 코스는 신비로운 지질 환경과 잔잔하고 아름다운 제주 서쪽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으니 제주만의 특별한 풍경 위를 걷고 싶다면 이 길을 추천한다.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의 별명은 ‘오름의 여왕’으로 ‘월랑봉’으로도 불린다. 제주의 여러 오름 중에서도 단연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원형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파여 있어 이름에 ‘달(달랑쉬)’이 들어갔다는 설이 전해진다. 다랑쉬오름의 지름은 1,013m, 둘레 3,391m로 오름 중에서도 꽤 웅장한 크기를 자랑한다. 정상의 굼부리는 깊이 115m로 백록담과 같다. 송당 일대에서 바라보는 다랑쉬오름은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정상부터 둘레길까지 걸어 내려오면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길지 않아 가볍게 올라 산책하듯 내려오기 좋다. 날씨가 좋으면 정상에서 한라산은 물론 성산일출봉까지 한눈에 들어오며, 오름 아래로 쭉 뻗은 제주 풍경은 오직 정상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선물이다.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숲’을 뜻하는 ‘곶’, 덤불과 잡목이 우거진 곳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키 작은 나무가 우거진 숲을 뜻한다. 곶자왈은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암괴 지대에 형성된 숲으로, 오직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다. 이 숲의 재미있는 점은 독특한 지형 덕분에 각 구간마다 다양한 기후의 식물이 자란다는 것. 즉 북방계와 남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생태계다. 낮은 나무와 수풀이 빽빽한 숲 바닥엔 검은색 돌이 가득하고, 이름 모를 다양한 식물이 사방에서 생명력을 뽐낸다. 웅장하다기보다 아기자기한 모습에 가깝지만, 그 또한 울창하고 아름다워 오직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모습이다. 이곳 탐방로는 총 세 코스로 나뉘는데, 대체로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어 걷기 편하다. 총길이는 9km지만 약 40분 소요되는 기본 코스만으로도 곶자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틈 없이 빽빽하게 펼쳐진 곶자왈과 함께 저 멀리 산방산, 한라산도 보인다.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제주를 대표하는 트레킹 코스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평탄한 길 좌우로 높이 뻗은 울창한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과 아기자기한 숲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덕분에 어르신이나 아이가 함께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도 모두 즐기며 걸을 수 있다. 길은 비자림로에서 시작해 물찻오름과 사려니오름으로 이어지며, 총 2~3시간이 소요된다. 사려니숲길의 장점은 날씨에도 있다. 화창한 날이면 울창한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무척 아름답지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더라도 트레킹에 문제가 전혀 없다. 오히려 운치 있게 퍼지는 안개가 숲을 더 신비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숲길을 끝까지 다 돌지 않고 돌아와도 되니 산책처럼 가볍게 즐겨도 좋다.
- 포토
- 제주관광공사, 엄지희, 김지호, 임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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