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검소 시크’ 스타일 파헤치기

2025.10.20

‘검소 시크’ 스타일 파헤치기

@amyfrancombe_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미학을 구경하고 탐구하는 건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탐험할 영역 역시 광대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가 수도 없이 많아, 무엇이든 적용해볼 수 있죠. 낮에는 켄달 제너처럼 코티지코어를 입은 시골 소녀가 되었다가, 밤에는 애디슨 레이처럼 하이퍼팝 스타일로 치장한 유혹적인 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유행들이 순식간에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것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클린 걸(Clean Girl,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생기 있고 촉촉한 피부에 노력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묻어 있는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로 정의하게 된 경우라면, 큰돈을 들여 골드 후프 귀고리, 아다놀라(Adanola)의 스웨트셔츠, 스탠리 텀블러를 갖춰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틱톡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 트렌드는 반갑게도 지속 가능 철학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과 같은 과소비 시대에 끝없이 돌고 도는 유행 주기에 대한 반박의 의미까지 지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기, 절약을 추구하는 것, 즉 ‘검소 시크(Frugal Chic)’를 소개합니다.

“(검소 시크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아주 사치스럽게 느껴져요.” 모델 출신으로 지금은 금융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검소 시크 라이프스타일의 대표 주자가 된 미아 맥그래스(Mia McGrath)는 자신의 틱톡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검소 시크를 실천하는 여성들은 돈을 잘 알죠.”

줌(Zoom) 인터뷰에 나온 맥그래스는 흰색 티셔츠 위에 검은색 바쉬(ba&sh) 블레이저를 입고 있었습니다. 화면 반대편의 제가 입고 있던, 인조 마라부 황새 깃털 장식이 붙어 있고, 핑크색 레터링이 앞면을 가로질러 선명히 새겨져 있는 상의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차림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이 옷이 앞으로 몇 번의 세탁을 견뎌낼지, 아니면 결국에는 글루건을 사서 떨어진 장식을 하나하나 붙이는 상황에 이르게 될지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그게 저 나름의 검소 시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맥그래스는 ‘검소 시크 스타일은 질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라고 말합니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형태로 표현되겠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적 감각과 개인의 취향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맥그래스는 자신이 보기에 검소 시크 스타일에 부합하는 일상용품의 예로 내구성 있는 유리 용기, 향초, 오래 지속되는 향수를 꼽습니다. 물론 향초가 항상 저렴하거나 수명이 긴 건 아니지만, 다 쓴 후에는 욕실에서 메이크업 브러시나 속눈썹 뷰러를 담는 용기로 재사용함으로써 주변 공간에 우아함을 살짝 더해줄 수 있습니다.

한편 메이크업에 대해, 맥그래스는 물건이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 따져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금 있는 블러셔가 립스틱으로도 활용 가능한 물건인가요? 혹은 반대로 립스틱을 블러셔로 쓸 수 있나요? 스킨케어 효과와 피부 톤을 잡아주는 효과를 모두 겸비한 제품은 루틴을 간소화하고, 화장대를 어지럽히는 수많은 제품의 수를 줄여줄 또 다른 방법입니다.

미아 맥그래스는 ba&sh의 검은색 블레이저, 흰색 DL 1961 티셔츠, 밝은 색상의 리바이스 청바지, 빈티드(Vinted)에서 구입한 GH Bass 로퍼, 그리고 5년 동안 소유해온 프라다 리나일론 리에디션 2000 미니백을 착용했습니다. Courtesy of Mia McGrath

옷은 어떨까요? 당연하게도, 패스트 패션은 검소 시크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검소 시크 트렌드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들은 중고 가게를 자주 이용하죠. 스타일에 변화를 줄 때는 옷을 기부하거나 판매함으로써 중고 시장을 활성화하고요.” 목적이 분명한 옷만 사고, 사기 전에는 정말로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구매인지, 아니면 앞으로 살면서 계속 후회하게 될 충동구매인지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것이 검소 시크의 본질입니다.

새 옷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중고 제품이나 진열 제품 세일에서 구입하는 것이 더욱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습니다. <보그 비즈니스> 객원 편집자 에이미 프랑콤베(Amy Francombe)는 “옷은 정가보다 저렴하게 샀을 때 더 멋져 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어떤 옷을 입었는지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어디에서 발견했는지, 얼마나 저렴하게 샀는지도 알고 싶죠!”

기존 옷장에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 역시 매우 검소 시크 트렌드에 부합합니다. 낡은 코트의 단추를 교체하거나, 란제리를 겉옷으로 레이어드해서 입거나, 스카프를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매는 것 모두 프랑콤베가 인정하는 스타일링입니다. 프랑콤베는 “진열대에 걸린 옷을 바로 사는 것보다 그게 훨씬 더 시크한 느낌을 줌니다”라고 말하죠. ‘새로운 헤어스타일이나, 영리한 스타일링 팁으로 가지고 있는 옷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아는 게 포인트’라는 결론입니다.

미아 맥그래스는 반사 디테일을 더한 검은색 언더데이 톱과 밝은 색상의 데님 리바이스 청바지, 그리고 검은색 코스 벨트를 착용했습니다. Courtesy of Mia McGrath

참고할 만한 셀럽으로는 누가 있을까요? 맥그래스는 조 크라비츠와 카이아 거버 등의 스타일에 끌린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저예산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유행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주로 입는 스타들이죠. “옷이 나를 입는 게 아니라, 내가 옷을 입는다고 느끼는 게 중요해요.”

맥그래스는 소비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돈을 신중하게 쓰는 개념을 자신이 발명한 척 말하지도, 구매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설교를 늘어놓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이미 과소 소비, 미니멀리즘,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에 의해 검소 시크의 인기가 탄력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란콤베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량 소비를 ‘쇼핑 버전의 ‘둠스크롤링(Doomscrolling, 쉬지 않고 부정적인 뉴스와 콘텐츠를 찾아보는 행위)’, ‘침대에서 한없이 시간을 보내며 썩기(Bed Rotting)’, ‘AI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라고 비유합니다. ‘공허한 쾌감, 실질적 만족감이 없는 순간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부분을 인지한 채로 주의력 결핍 상태에 빠진 우리의 뇌를 되찾으려는 지금과 같은 때, 대량 소비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유행이 된 건 당연한 일이에요.”

Ranyechi Udemezue
사진
Instagram, Courtesy Photos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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